經穴學/혈자리 서당

화타협척혈(華佗夾脊穴)

초암 정만순 2022. 2. 19. 10:17

화타협척혈(華佗夾脊穴)

 

 

동한(東漢 : 서기 25 년 - 서기 189 년) 말기의 양대 명의는 화타와 상한론의 저자인 장중경을 꼽는다.

 

역사적으로 볼때 협척혈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화타이다.

서기 304 년에 편찬된 갈홍(葛洪)의 저서 주후비급방(肘後備急方)에

화타가 콜레라(호열자)병 환자를 협척혈을 사용하여 처음으로 치료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협척이란? ”척추를 따라서” 라는 의미이다.

그후 화타의 공적을 치하하기 위하여 정단안의 저서 ”중국 침구학” 에 화타협척혈이라고 정식으로 처음 명명되었다.

협척혈은 척추 중앙에서 좌우 양쪽으로 반촌(半寸) 옆으로 T1 에서 L-5 까지 한 쪽에 17 점 씩 모두 34 점으로 되어있다.

 

한편 상해 한의과대학에서는 C-1 에서 L-5 까지 48 점을 주장하고 있다.

화타협척혈의 위치는 각 극돌기의 아래끝 부분에서 옆으로 0.5 촌이라고 되어있다.

그러나 극돌기의 중앙점에서 옆으로 0.5 촌을 잡은 후 위쪽 횡돌기와 아래쪽 횡돌기의 중앙선과 만나는 지점이 더욱 효과적이다는 연구논문도 있다.

왜냐하면 척수신경을 직접 자극함으로써 효과적인 득기를 얻을 수 있음과 동시에 침의 효과 또한 크기 때문이다.

깊이에 있어서도 경추는 1 촌, 흉추는 1 촌 ~ 1.5 촌, 요추는 2 촌 ~ 2.5 촌 정도 심자해야되며 요추 부근은

추골 자체의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화타협척혈은 1 촌 ~ 1.2 촌 옆에 존재하며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화타는 처협척일촌(處夾脊一寸)이라고 말했으나 "인고제척(因古制尺), 촌소어금(寸小於今)" 이라 하여

현재의 일 촌은 과거의 일 촌 보다 길기 때문에 0.5 촌으로 된 것이다.

 

산동 한의과 대학에서 화타협척혈을 사용하여 60 가지 이상의 질병을 치료한 기록이 있으며 상해 한의과대학의 실험결과

화타협척혈에 자침시 진통효과는 물론 내분비선의 조절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했다.

 

화타협척혈에 침자시

첫째 척수신경의 후근(後根 : Radix Dorsalis)을 통하여 후각(後角 : Dorsal Horn)으로 연결되는 감각신경계의 자극은 진통효과를 발생시킴으로 침마취에 사용된다.

둘째 교감신경간과 교통지(交通枝 : Communicating Branches)를 통과하여 각 장기로 전달되는 운동신경계의 자극은 내장의 작용을 정상으로 조절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화타협척혈과 같은 위치에 인접한 배수혈(背수穴)은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배수혈에 침자시 수직으로 침자함은 위험성이 있으므로 침끝이 척추와 30 도 각도 사향(斜向)으로 척추를 향하여 침자해야 된다.

특히 T1 에서 T10 까지는 폐장과 심장이 관계됨으로 심자하지 못한다.

그리고 배수혈은 얕게 침자할 경우는 효과가 적어진다.

그러므로 협척혈은 배수혈의 대용으로 가장 적합하다.

또 화타협척혈은 독맥과 방광경 제 1 선의 중간지점에 위치 하여 있으므로 독맥과 방광경 제 1 선의 진단과 치료효과가 같은 레벨에서 이루어진다.

즉 같은 레벨에 있는 독맥과 방광경 제 1 선 상의 침점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화타협척혈의 부분별 치료효과는 다음과 같다.

 

C1-C3(머리, 목), C4-T1(상지, 목),

T2-T10(폐, 심장, 위, 12 지장, 간, 담, 췌장), T11-L2(비장, 신장, ,비뇨기계통),

L3-L5(허리, 대장, 하지),

S1-S4(생식기, 방광, 하지), S1 에서 S4 사이에 있는 화타협척혈은 팔료혈(八髎穴)과일치한다.

 

다음은 화타협척혈과 요통의 관계를 예로든다.

 

예일(Yale) 대학의 정형외과 생물역학 실험실 Mohar Panjabi 교수는 요통에 대하여 해부용 시체를 가지고

연구한 결과 사람의 몸의 무게를 안정된 상태로 지탱하는데 없어서는 않될 근육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

척추와 연결되어 있는 심층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근육인 다열근(多裂筋 : Multifidus Muscle : C2-L5)과 복부의 근육 중에서 복횡근(腹橫筋 : Transversus Abdominis Muscle)이 척추를 안정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중요한 근육이다는 것을 발견했다.

 

요통은 다쳤거나 삐었거나 관절염이거나 선천적인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중추신경과 요부(腰部)에 있는 심층 근육간의

신경연락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한 번 이상이 생긴 신경은 해당 근육을 정상으로 작용케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일대학 실험결과 심층 근육군(群)에 속하는 다열근이 허리가 다칠 때 즉시 기능 감퇴현상이 일어나는데 허리가 다치고 난 후 24 시간 이내에 25%가 위축현상과 함께 기능이 마비된다고 발표했다. 

즉 다열근의 4 분의 1 이 정상적인 작용을 하지 못하게 되며 그 상태로 몇 달간 지날 수도 있다.

 

다열근의 손상이 발생하면 중추신경계는 허리를 안정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하여 다열근과 인접해 있는 다른 좀 더 큰 근육에 협조를 요청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다열근 만큼 일을 잘 감당할 수 없으므로 요통은 계속된다.

 

특히 L1 으로 부터 시작하여 S1 사이에 위치한 다열근의 관련통(Referred Pain)은 복부에 있는 복횡근에도 나타나는데 내장의 이상에서 오는 통증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므로 歸來 大橫 天樞 京門 帶脈 五樞 등과 같이

복횡근 상에있는 침점들이 고대로 부터 요통의 치료에 사용되는 원리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S1 에 위치한 다열근의 관련통은 미골 부근의 감각과민 증상으로 나타나며

보통 미골통(尾骨痛 : Coccygodynia)으로 나타나며 다열근의 관련통은 주로 화타협척혈에 나타난다.

 

이상의 예일(Yale) 대학 이론에 따르면 중추신경과 다열근 신경전도와 중추신경과 복횡근의 신경전도 관계를 정상으로

회복시켜 주는 것만이 요통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한다.

화타협척혈 바로 밑으로 다열근이 지나가며 화타협척혈을 사용한 치료는 다열근에 직접 자극을 주어 손상된 다열근을 속히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으로 부터 1 천 8 백여 년 전에 화타가 협척혈을 사용하여 요통을 치료한 심오한 원리를 최근 예일대학 생물역학

실험실에서 증명한 것이다.

화타협척혈을 사용하여 여러가지 질병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탁월함은 이미 증명되었다.

그러나 침점의 선택과 정확한 침점의 위치파악과 자침의 수기(手技) 등은 아직도 한의학도들의 연구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