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안와사 - 침구 및 약물 요법
구안와사란 중풍이 얼굴에 병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서양의학에서는 단순히 안면신경마비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신경(神經) 관련 처치를 고집하거나, 수술만이 최고인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이는 기(氣) 순환 통로인 경락에 대한 무지(無智)가 빚어낸 매우 심각한 오만이다.
구안와사는 단순하게 안면신경만 다스려서는 치료가 안 된다.
반드시 변증(辨證)해서 그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
그 변증에 있어서
첫째는 외풍(外風)이다.
예컨대 얼굴 한쪽을 차가운 곳에 대고 잠을 자고 일어났거나, 장거리 여행 중에 창문을 열어 놓고 한쪽 얼굴에 바람을 오래 쏘였거나, 피곤한 상태에서 한쪽으로 차가운 바람을 오래 쏘이면 얼굴 한쪽 경락의 기혈 순환이 정지된다.
그 결과 해당 근육과 신경 혈관이 수축하면서 마비가 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전통의학에서는 중경락(中經絡)이라고 한다.
둘째는 간양화풍(肝陽化風)이다.
극도의 분노와 피로감이 쌓이면서 신경을 많이 쓰면 간양이 상항(上亢)된다.
그리고 상항된 간화(肝火)가 얼굴의 경락을 초작(秒炸)하게 되는데, 이 불길을 걷잡을 수 없을 때가 있다.
바로 이때에 얼굴이 심각하게 돌아간다.
증상은 대부분 얼굴이 벌겋고 흉측하게 돌아간다.
셋째는 혈허생풍(血虛生風)이다.
이 경우는 임산부나 평소 체질이 몹시 허약한 사람이 조금 피곤하고, 계절적으로 추위에 노출되거나, 신경을 많이 쓰면 얼굴 부위의 경락 순환이 저체(沮滯)되거나 정지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는 간양화풍(肝陽化風)처럼 심각하거나 흉측하지는 않다.
피곤하지 않게 조리하면서 몇 일간 침구 치료를 하면 오래 가지 않고 거의 대부분 치유될 수 있다.
예후 역시 그리 나뿐 편이 아니다.
넷째로 뇌종양과 뇌암, 뇌출혈 등의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가 가장 완고하고 예후도 좋지 않다.
전통의학도는 항상 만의 하나가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양방의 기계적 촬영을 하여 확진을 확인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다.
그 어떤 의학이라도 항상 활용(活用)의 묘용(妙用)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밝혀 둔다.
▶ 침구요법
수많은 질병 중에 침구 치료가 제1순위로 앞장서야 할 질환들이 많다.
그 중에서 구안와사야말로 제1차 치료를 반드시 침구로 해야 한다는 것을 꼭 밝혀 둔다.
어떤 유형의 구안와사라 하더라도 우선 지창투협거(地蒼透俠車)와 태양투협거(太陽透俠車)를 한다.
이어 환측(患側)의 태양·양백·두유·하관·협거·화료·지창·대영·예풍 혈에 자침(刺針)하여
득기(得氣)를 울린 뒤 온침(溫鍼)을 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추가로
팔에 있는 간사,
다리 쪽에 있는 양릉천과 측삼리(側三里) 혈에 침을 한다.
측삼리 혈은 족삼리 옆으로 수평 1촌 지점의 바깥쪽에 위치해 있다.
또한 측삼리 혈 아래쪽 1촌에 위치한 측하삼리(側下三里) 혈을 건측(健側)에 자침한다.
또 비경(脾經)의 상구 혈과 간경의 태충 혈을 자침한다.
아울러 척추 쪽의 등 부분은 대추·풍문·폐유·간유·비유·신유 혈에 온침(溫鍼)을 한다.
배 쪽의 중완과 관원 혈에 온침하는 것이 치료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얼굴에도 온침하면서
완고한 구안와사는 하관·협거·태양 혈 가운데 2개 혈을 선별하여 전침으로 통전해 준다.
가장 강력하게 자극을 주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간양상항인 경우
행간 혈을 강력하게 사(瀉)해 주면서
신문과 소해 혈 중간에 위치한 간건(肝健) 혈을 강하게 사(瀉)해 주면 특효하다.
혈허생풍인 경우는
신유 부근의 경결(硬結)을 대보(大補)해 주고,
양로·복류·관원·곡천 혈을 대보해 주면 도움이 된다.
아울러 침구에 기본이 되어 있는 의자들은 오행침과 체질침을 가미해 주거나, 약침·매선침·금침 등을 활용해 주길 바란다.
발병 초기에 침 한 대로 구안와사를 고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양측 풍시(風市) 혈을 2촌 이상 장침으로 자침해서 돌려 보면 잘 안 돌아 가는 쪽이 있고, 반대로 침이 잘 돌아가는 쪽이 있다.
잘 돌아가는 쪽의 풍시 혈을 강하게 자극하면서 침이 안 돌아갈 때까지 침을 돌려서 더 이상 돌아가지 않으면 그 상태에서 양측 풍시 혈에 발공(發功)한다.
동시에 말을 시키거나, 입을 벌렸다 다물었다 하기를 반복하도록 한다.
그러다 보면 단 한 번에 틀어졌던 얼굴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수가 있다.
이 침법을 공개하지만, 그리 쉬운 방법이 아니다.
침자(鍼者)가 상당한 내공(內攻)을 갖추어야 하고, 발공 능력과 자비를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완고한 구안와사에 대한 또 다른 치료 방법으로
얼굴에 부항을 부착시켜 사혈하거나,
마사지하는 방법이 있다.
마사지를 할 때는 반드시 로션을 얼굴에 먼저 바르고 시행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병증이 오래됐거나, 간양상항과 같은 지독한 구안와사는
얼굴 입천장 안쪽을 도침(刀針)으로 절개한 뒤 내부 피하 조직에서 피를 사혈해 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방법은 한 번쯤 스승이 시술하는 장면을 보고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
▶ 약물요법
구안와사의 가장 기본적인 처방은 『방약합편』에 나오는 ‘견정산(牽正散)’이다.
처방 내용은
백부자·백강잠·전갈이다.
수치와 복용 방법은 상기 약재를 가루 내어 8그램씩 술에 타서 복용한다.
이 처방에 보통 진단 능력이 부족하여 변증 없이 합방할 경우에는
『방약합편』에 나오는 ‘이기거풍산(理氣祛風散)’을 쓴다.
처방 내용은
강활·독활·지각·청피·진피·오약·길경·반하·남성·천마·천궁·백지·형개·방풍·백작약·감초 각 4그램이다.
여기서 더욱 정확하게 처방하려면 반드시 변증을 한다.
즉, 외풍(外風)과 간양화풍, 혈허생풍을 구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풍일 경우에는
상기 ‘이기거풍산’과 ‘견정산’만 합방해도 좋다.
여기에 소화제를 가미하고,
몸이 냉하면 계지·건강·목향 등을 가미하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간양화풍일 경우에는
‘천마구등음(天麻鉤藤飮)’에 ‘견정산’을 합방해서 쓴다.
‘천마구등음’의 처방 내용은
야교등 30그램,
석결명·상기생 각 24그램,
조구등·백복신 각 15그램,
두충·우슬·익모초 각 12그램,
천마·치자·황금 각 9그램이다.
단, ‘천마구등음’의 기본 처방은 환자의 체력을 감안해서 양을 조절해야 함을 거듭 강조한다.
혈허생풍일 경우에는
체질에 따라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이나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과 ‘팔미지황탕(八味地黃湯)’ 등을
선별하여 ‘견정산’과 합방해서 쓰면 효과를 본다.
십전대보탕 처방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 숙지황, 백작약, 천궁, 당귀, 황기, 육계 각 4g씩으로 한 첩이 구성
여기에 대추 2개, 생강 3쪽을 넣고 물에 달여서 복용한다.
처방의 구성을 보면
사군자탕(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과
사물탕(숙지황, 백작약, 천궁, 당귀)을 합친 후
황기와 육계가 추가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사군자탕은 기(氣)를 보하며, 사물탕은 혈(血)을 보하는 처방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육미지황탕 처방
숙지황(熟地黃) 16g
택사(澤瀉) · 모란피(牡丹皮) · 백복령(白茯苓) 각 6g.
팔미지황탕 처방
육미지황탕에 부자 계피를 추가한 것이다
그밖에 민간약으로 간사 혈에 미나리아재비를 붙이는 방법이 있다.
여기선 필자의 스승께서 일러주신 방법 하나를 소개한다.
그렇게 심하지 않거나 오래되지 않은 구안와사에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방법은 신선한 피마자열매 한두 개를 구해 절구에 짓찧어 환측(患側)의 노궁 혈에 꽉 붙인다.
그리고 입을 벌렸다 다물었다 하기를 반복하면 그 자리에서 완치되는 수가 있다.
단, 입이 똑바로 돌아왔을 때 곧바로 중지하고 피마자를 떼어 버려야 한다.
만일 이 치법을 계속하면 반대로 돌아가는 수가 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며, 대법(大法)은 무한하다.
구안와사가 2~3일 진행되면서 계속 악화될 때는 4~5일 내지는 1주일 정도 경과한 다음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극단적인 분노와 뇌 자체의 이상으로 발생한 구안와사는 1~2일 경과되었을 때 자침(刺針)을 제대로 했다 해도 얼굴이 한쪽으로 더욱 돌아가고,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현상은 치료를 잘못해서가 아니다.
이것은 병의 세력이 불길같이 솟으면서 마치 죽기를 각오하고 북을 치며 총돌격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이때는 정면 대결을 피하고 작전상 후퇴하듯이 해야 한다.
따라서 1~2일 경과된 구안와사를 자침하여 병증이 더욱 진행되었다면 즉시 치료를 중단하고,병세가 한풀 꺾일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치료하는 것이 지혜다.
오래 임상을 해 본 강호제현이라면 필자의 견해를 충분히 이해하리라 사료된다.
그리고 의자(醫者)와 멀리 떨어져 있어 침 시술을 받기가 어려울 때는
손바닥이 불이 날 정도로 싹싹 비벼서 수시로 마비된 쪽 얼굴을 쓸어 올리게 한다.
그리고 임신부나 체력이 허약한 사람인 경우에는 혈허생풍으로 입이 돌아가는 일이 있다.
이때는 지난친 자침은 삼간다.
그 대신 조선 솔 푸른 잎을 뜯어서 적당히 달인 다음 그 액을 수건에 적셔서
하루 2~3번 내지 3~4번 마비된 쪽 얼굴을 마사지해 준다.
그러면 거의 1주일에서 20일 안에 정상으로 돌아온다.
특수방제
.
'病症別 鍼處方 > 뇌 신경 정신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울증 (0) | 2021.05.27 |
---|---|
두통(동씨침) (0) | 2021.04.24 |
중풍~언어건삽(두침) (0) | 2020.06.29 |
중풍~구안괘사(두침) (0) | 2020.06.29 |
중풍~상지불수(두침) (0) | 2020.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