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穴學/경락 경혈

경락 경혈의 실체

초암 정만순 2020. 4. 26. 16:43

경락 경혈의 실체

 

 

 

*이 글은 공부를 시작하는 한의대생분들에게 한의학이 공부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 이해하기 쉽도록 적은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깡촌한의사입니다.

한의학 하면 진맥, 침, 뜸, 약이 생각나고, 침과 관련해서 사람들이 경락과 경혈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경락과 경혈은 과연 있는 것일까?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경락, 경혈의 실체

경락과 경혈은 실제 존재할까요?

개인적으로 한의대생 때 경락, 경혈이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감이 흐르는지도 확인했고, 무언가 신비한 것을 경험하려 노력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경락, 경혈에 대해 인정하기 시작한 것은, 한의대에서 <황제내경 영추ㆍ구침십이원, 종시, 경맥, 경별, 경수, 경근과 그 외>편을 공부해서 경락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고, 경혈가를 다 외운 이후 주변 사람들에게 침을 놓아 침의 효과를 확인하면서부터였습니다.

책으로, 글자로 공부할 때는 이게 진짜일까? 의문스러웠죠.

위경락(足陽明胃經)의 토혈(土穴, 오행 중 토의 성질을 갖고 있는 혈). 소화기 질환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만능혈.

그런데 아빠께서 소화가 안되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셨을 때, 족삼리 혈에 침을 놔드렸었죠. 속이 편해지고 두통도 함께 사라져서, 아 정말 족삼리란 혈과 위장 경락이 위장과 앞머리와 관련이 있구나! 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체한 사람에겐 족삼리혈을 놔줬죠.

또 제가 딸꾹질이 날 때 이 혈을 놓으면 그치더군요 ㅎ

차 안에서 동생이 멀미가 날 때도 놔주니 멀미가 금방 사라졌습니다. 위와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입니다.

 

폐경락(手太陰肺經)의 극혈(郄穴). 극혈은 경락 중 근육이 많은 곳에 있는 혈로 해당 경락과 장부의 급성 질환에 많이 쓰입니다.

또 다른 체험은 제가 감기가 걸리려 했던 때였어요. 초기 감기였고, 목이 살짝 붓고 코와 편도 쪽이 찡찡했죠. 공최혈이라는 폐경락의 혈자리에 침을 놨어요. 금방 감기기가 가시더군요.

방광경락(足太陽膀胱經)의 극혈(郄穴). 극혈은 근육이 많은 곳에 있는 혈로 해당 경락과 장부의 급성 질환에 많이 쓰입니다.

밤에 지나치게 짜게 먹고, 오줌소태가 왔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방광경락의 금문혈에 침을 놓았었어요.

역시 바로 좋아졌죠.

아!! 실제 해당 경락의 혈자리가 그 장부를 치료하는구나!! 점점 깨닫게 된 계기들이었어요.

삼초경락(手少陽三焦經)의 수혈(水穴, 오행 중 수의 성질을 갖고 있는 혈로 추위와 더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친구가 축제 때 노래자랑에 나가야 되는데, 목이 부었단 이야기를 들었어요. 영추 경맥편을 잘 찾아보니 삼초 경락(삼초는 장간막입니다.)이 목으로 이어지더군요.

이 친구가 당시 찬 바람을 많이 쐬고 목이 부었기에, 삼초 경락의 수혈인 액문혈을 사해보라고 말했지요(추위를 덜하게 하기 위해서였죠).

친구가 침을 놓아보더니 깜짝 놀라더군요!! "목이 가라앉았어!!!".

다음 날 그 친구는 손에 침을 꽂고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목은 부었다더군요... (바깥 날씨가 추워서 침만으로는 온기가 보강되지 않아서였겠죠.)

대장 경락(手陽明大腸經)의 원혈(原穴. 원혈은 해당 경락의 원기를 조절할 수 있는 혈입니다.)

합곡혈과, 간경락(足厥陰肝經)의 토혈(土穴, 오행 중 토기의 성질을 갖고 있는 혈)이자 원혈인 태충혈. 합곡혈은 기(氣)를 돌리고, 태충혈은 혈(血)을 돌리는 중심이어서 기혈을 고루 순환시킬 때 아주 좋은 혈자리 조합입니다.

동아리에서 술을 거하게 마시고 다음날 아침 숙취가 심해서 토하고, 머리가 아프고, 고생한 적이 많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선배가 말했습니다. "사관(합곡, 태충)을 터서 기혈을 돌려보는 건 어때?" 그래서 침을 놓고 깜빡 잠을 자고 나니 훨씬 정신이 맑더군요^^. 그다음부터 피로할 때나 술 먹은 후엔 사관혈을 놓아 기운 회복을 도왔죠. 확실히 효과가 좋았어요.

그 이후 주변 사람이 아플 때에 이렇게 기본적인 혈자리들을 하나하나 놔드리며 저는 경락, 경혈의 실체를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결이 되어 있지 않다면 위와 같이 치료된 예들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손가락을 찌르면 손가락만 낫지, 장부도 같이 좋아지진 않을 겁니다. 분명 보이지 않지만 연결 체계가 있다는 것을 체득하게 되었죠.

깡촌한의사가 생각하는 경락, 경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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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동의 생리학 교과서를 보면, "경락은 장부의 기혈의 운행 통로이며 인체 육기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생리 체계이다. 그 유주와 분포에 근거하여 경맥과 락맥으로 구분된다. 경맥은 기혈이 직행하는 간선으로 비교적 심층에 분포되어 있고, 락맥은 경맥의 분지로 기혈의 운행이 간선에서 분리되어 횡행하는 경맥의 분지로 체표에 산포 한다. 따라서 경락은 인체를 그물망처럼 연락하여 전신 기혈의 운행과 분포를 인식하는 좌표가 된다." 라고 되어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경락은 쉽게 말하면 우리 몸의 에너지 흐름, 운동의 보이지 않는 체계입니다. 장부, 근육, 혈관, 피부를 모두 포함하죠. 그 종류로는 크게 12개의 경맥과, 기경팔맥이라는 8가지 상위 개념의 경락, 위에서 설명했듯 분지 되어 다른 경맥과 잇는 15락맥도 있습니다.

경락이란 글자도 경맥(經脈)과 락맥(絡脈)의 앞 글자를 따서 생성된 것입니다.

경혈

인체의 경락순행 경로상에 있는 부위로 한방에서 침을 놓거나 뜸[灸]을 뜨는 자리. [경혈의 의미] 경락은 오장육부(五臟六腑)의 반응이 몸 거죽에 나타나는 경로를 말하는데, 이러한 경락에 있는 수혈(腧穴)을 경혈이라 한다. 수혈은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자리, 즉 일체의 침구치료혈(鍼灸治療穴)을 말한다. ‘수(腧)’의 뜻은 수(輸)에서 비롯되었으며, 때로는‘수(兪)’로 간략하게 쓰기도 하는데, 이 세 글자는 항상 통용하며, 모두 수송(輸送)하고 왕래한다는 뜻이 있다. 그리고 ‘혈(穴)’자는 사람이나 동물이 거처하는 곳을 지칭하는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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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경혈은 그러한 경락 상에서 기운(神氣)이 왔다 갔다 하는 구멍들입니다. 세심하게 눌러보면 말랑말랑한 곳들이 많죠. 이것은 피부도, 근육도, 뼈도, 맥도 아닌 곳을 지칭합니다.** 이러한 체계를 선현들은 어떻게 찾았을까요?

이미지: Acupuncture Point Wall Charts Set (홀리스틱 경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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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락과 경혈은 자극과 반응을 통해 충분히 경험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고대 의사들이 아플 때마다 일일이 몸을 자극을 해보고 알아낸 것이지요.

마왕퇴의 한묘

전한의 장사국 재상이었던 이창 일가의 무덤인 마왕퇴는 외부세계와 철저히 차단된 상태로 1972년에 우연히 발견되었다. 그 속에는 2,000년이나 된 시체가 전혀 부패되지 않은 상태로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비단이나 칠기, 곡물뿐 아니라 백화와 백서 등 귀중한 유물도 온전한 형태로 발굴되었다. [2,000년 전의 시신, 부패하지 않은 채로 발견되다] 1972년의 어느 날,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은 세계인들의 눈이 뎅그렇게 커졌다. 도대체 과학 추리소설에서나 읽을 수 있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이 바로 눈앞의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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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락의 종류가 처음부터 정해졌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전한 시대(기원전 128년) 유적 마왕퇴의 의서인 <족비십일맥구경>과 <음양십일맥구경>만 보아도 11개의 경락으로 되어있고, 체계도 순환 방향도 현재 알려진 것과 다릅니다***. 결국 선현들이 뭔가 몸이 어떠한 흐름으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은 아셨는데, 그것이 정립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직접 자극해보고, "오 엄지손가락과 검지 사이(합곡혈)를 누르니 속이 편안해지네? 대변이 잘 나오네, 방귀가 잘 나오네? 꾸룩꾸룩 아랫배에서 소리가 나네?" "엄지손가락을 자극해보니 그 위쪽으로 팔꿈치 안쪽으로 자극이 오고, 숨을 크게 쉬게 되네? 엄지손가락은 폐와 관련이 있었나 보다! 체기도 내려가는 거 보니 위랑도 연관이 있나 봐!" 등 자극과 반응을 면밀히 관찰하셔서 정리하신 결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또한 기공, 도인법(고대의 보건 체조) 등을 통해 몸의 에너지 흐름을 느껴서 "아! 몸 안에서 기운이 대장으로 연결되고 하나는 위의 입구로 올라와서 폐에 들어갔다가, 폐 계통을 따라 어깨 아래로 내려와서 위팔 앞쪽을 지나, 노뼈를 거쳐 엄지손가락 어제 부위로 들어가서 엄지에 연결되어 끝나는구나!" 하고 일일이 느끼신 것을 기록하시고, 검증하시고 책에 남겨둔 것이 바로 <황제내경 영추ㆍ경맥, 경별, 경근>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락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손가락을 움직일 때 손가락 끝부터 체간까지의 근육들이 함께 움직입니다. 이것이 <황제내경 영추ㆍ경근>편에 나오는 經筋이라는 개념입니다. 근육뿐일까요? 그 안의 피부, 혈관, 신경 역시 둘이 아닙니다. 피부는 근육을 덮고 감싸고, 신경은 근육을 조절하며, 혈관은 근육에 영양을 공급합니다. 경락은 이러한 피부, 근육, 신경, 혈관 외 그 경락이 지칭하는 부위에 있는 모든 구조물의 운동 체계이며 에너지 순환 체계입니다.

경락의 과학적 근거?

서울대 소광섭교수팀 “氣실체 주장한 ‘봉한학설’ 입증”

한의학계에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여겨졌던 ‘기(氣) 흐름’의 실체가 입증됐다. 이에 따라 당뇨병이..

www.munhwa.com

경락에 대해서 봉한 학설이라는 과학적 연구 사례가 있습니다. 경락과 일치하는 제3의 관을 특수 염색을 통해 발견했다는 것인데요. 이 관을 DNA와 같은 산알이 흐르고 있다는 학설이었습니다.

봉한학설

상위 항목 : 의료 관련 정보 1 . 개요 2 . 상세 3 . 새로운 발견 4 . 현황 1. 개요 [편집] 한의학 의 학설로, 동물의 몸에는 신경과 혈관, 림프계 이외에 제 3의 관이 있다고 주장하는 학설. 처음 주장한 것은 북한 의 김봉한 박사로, 북한 의 논문답게(...) 실험 방법에 대해 생체실험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로 일관한 논문을 국제사회에 발표함으로서 논란이 시작되었다. [1] 순환계통(혈관+림프관)과 신경조직 외의 제3의 미세관이 전신(앞서 말한 혈관과 림프관의 내강을 포함해서)에 있다는 주장은 상당한 센

namu.wiki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에 다닐 때 이에 대한 인창식 교수님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강의에서 이 학설과 관련한 다양한 실험 논문들을 교수님과 함께 리뷰했었는데요. 봉한 학설을 받들어 실험 중인 서울대 소광섭박사님 연구팀에서 프리모라고 명명한 이 관은 완벽하게 봉한관과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경락과 유사하긴 하지만 완전히 일치하지 않지요. 그래서 새로운 순환 체계를 발견했다는 의의는 있지만, 연구 결과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듯합니다.

한의학연, 침·뜸 놓은 ‘경혈’ 존재 과학적 증명

국내 연구진이 한의학에서 침과 뜸을 놓은 자리인 '경혈'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류연희 박사팀과 김희영 대구한의대 교수팀이 공동으로 질병에 따른 피부 민감점과 경혈의 일치 여부를 증명, 경혈

naver.me

위의 링크에서 알 수 있듯이 경혈에 대해서도 쥐 실험을 통해 과학적 연구 결과가 밝혀지고 있죠.

서양의학 속 경락! 근막 경선 이론

Re:근막경선 해부학. anatomy train에 대한 introduction (요약정리)

0. 서론 : 이론적 정리 가설 1) 근육들은 각각 다른 작용를 하는 순간에도 거미줄처럼 연결된 근막을 통해 전신에 걸쳐 기능적으로 통합된 영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2) 근막의

blog.daum.net

서양의학의 근막 경선 이론도 역시 경락이론과 일맥상통합니다. 근육의 연계적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Superficial Back Line은 방광경과, Superficial Front Line은 위경과, The Lateral Line과 The Spiral Line은 담경과, Deep Front Arm Line은 폐경과, Superficial Front Arm Line은 심포경-심경과, Superficial Back Arm Line은 대장경과, Deep Back Arm Line은 삼초경-소장경과, Deep Front Line은 간경)-비경-신경과 흡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 속 경락의 기초적인 활용

경락을 알고 있으면 우리가 일상에서 몸을 다스릴 때도 유용하답니다.

폐경락(手太陰肺經)의 목혈(木穴, 오행 중 나무의 성질 갖는 혈)이자 끝점인 소상혈

엄지손가락은 폐경락이 끝나는 곳입니다. 폐와 연결되어 있어요. 또한 위와 대장과도 연결되는데요. 체했을 때 엄지손가락만 사혈해서 피를 뽑아도 속이 편해지죠? 감기 때도 엄지손가락을 따면 열을 날리고 폐가 제 기능을 하도록 하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대장 경락(手陽明大腸經)의 금혈(金穴, 오행 중 금의 성질 갖는 혈)이자 시작점인 상양혈

검지는 대장 경락의 시작점입니다. 폐와 대장에 연결되어있어요. 검지를 사혈하기만 해도 장염, 설사, 변비에 어느 정도 유효한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대장경락은 코에서 끝난답니다. 상양혈을 사혈하면 막혀있던 코가 일시적으로 뻥 뚫리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답니다.

심포경락(手厥陰心包經)의 목혈이자 끝점인 중충혈

중지는 심포경락의 마지막 점인데요. 심포는 서양의학적으로 심장을 싸고 있는 심장막이고요(Pericardium), 그 외에 우리 몸의 정신적 스트레스, 마음의 병을 포함하는 부분입니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가슴이 답답할 때 가운뎃손가락을 사혈해주면 이러한 증상들이 많이 날아갑니다. 두통에도 좋죠.

삼초 경락(手少陽三焦經)의 금혈이자 시작점인 관충혈

약지는 삼초 경락의 시작점이에요. 우리 몸 안의 수액대사를 조절하는 장간막에 연결되어있고, 심포와 함께 스트레스, 화와 관련이 많습니다. 약지를 사혈해주면 어깨도 상당히 풀리고, 스트레스, 화를 날리는 데에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심장 경락(手少陰心經)의 목혈(木穴, 오행 중 목의 성질을 갖는 혈.)이자 끝점인 소충혈과, 소장 경락(手太陽小腸經)의 금혈(金穴. 금기의 성질을 갖고 있는 혈)이자 시작점인 소택혈.

소지(새끼손가락)는 심장 경락의 종지점이자 소장 경락의 시작점입니다. 소지에서 약지로 가까이 붙어있는 쪽은 심장 경락, 반대로 바깥쪽으로 해서 자뼈 쪽으로는 소장 경락입니다.

심장 경락은 심장에 연결되어 있어서 가슴이 아플 때 사혈하면 좋은데요. 웬만하면 여기 대신 가운뎃손가락을 사혈하는 게 좋습니다. 심장은 우리 몸의 군주의 기관이라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몸의 다른 부위가 아파도 심장이 안 좋아질 수 있지요. 그래서 웬만하면 심장 경락은 건드리지 않고, 다른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놓아야겠다 싶으면 대신해서 가운뎃손가락(심포경)을 놓아주면 됩니다.

소장 경락은 아랫배의 순환에 중요한 소장에 연결되어있고, 그래서 자궁에도 영향을 많이 미치기 때문에, 생리통, 자궁질환, 장염시에 새끼손가락 바깥쪽을 사혈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발가락으로 넘어가 볼게요.

비경락(足太陰脾經)의 목혈(木穴. 오행 중 목의 성질 갖는 혈)이자 시작점인 은백혈과, 간경락(足厥陰肝經)의 목혈이자 시작점인 대돈혈.

엄지발가락에는 두 개의 경락이 만나는데요. 우선 바깥쪽(검지 반대편 쪽)은 비경락입니다. 비는 이자와 지라를 포함합니다. 이자도 소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렇기에 체했을 때 엄지발가락의 바깥쪽(은백혈)을 사혈하는 것만으로도 속이 편해집니다.

안쪽 즉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에선 간경락이 시작됩니다. 숙취가 심해서 토가 나오고, 정수리가 아플 때, 또 체했을 때 엄지발가락 안쪽 대돈혈을 사혈하면 제 증상이 금방 풀릴 수 있습니다.

엄지발가락 안과 밖의 은백혈과 대돈혈은 또한 자궁이 차서 생기는 생리통을 빨리 좋게 할 때도 새끼손가락(소장 경락 소택혈)과 함께 쓰일 수 있습니다. 모두 아랫배로 자궁으로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죠.

위경락(足陽明胃經)의 금혈이자 끝점인 여태혈

검지발가락은 위경락의 마침 점입니다. 역시 체했을 때 사혈하면 체기가 내려갑니다. 무릎이 아플 때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습니다.

중지 발가락은 위경락과 연관이 있긴 하지만 크게 쓰이지 않습니다.

담경락(足少陽膽經)의 금혈이자 끝점인 족규음혈

약지 발가락은 쓸개 경락과 연관이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놀라서 밤에 우는 야제증에, 또 누군가 놀랐을 때 여기를 사혈해주면 금방 가라앉고 평정심을 되찾습니다.

방광경락(足太陽膀胱經)의 금혈이자 끝점인 지음혈

새끼발가락은 방광경락과 연관이 있습니다. 오줌소태, 방광염 등에 여기를 사혈해주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지요.

신장 경락(足少陰腎經)의 목혈이자 시작점인 용천혈. 웬만하면 함부로 침을 놓거나 사혈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장 경락은 어디 있을까요? 바로 발바닥에 있습니다. 용천혈 많이 들어보셨죠? 하지만 용천혈은 사혈하지 않습니다. 신장은 우리 몸의 근본적인 정(精)을 저장하는 곳이고, 정은 한 번 없어지면 생기기 힘들기 때문에 함부로 손상시키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기본적인 사지말단 사혈 구급법을 설명드렸는데요. 이래도 안 나으시면 한의원에 가는 게 맞겠죠? 위의 방법은 그야말로 구급법이지,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아닙니다. 응급상황시에 구급의 용도로 사용하시고, 근본적인 치료는 한의원에서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또 한의원에서도 안되는 위급한 상황이시면 병원에 가셔야겠죠?

이상으로 경락과 경혈에 대한 제 개인적인 체험, 정의와 제가 생각하는 경락 경혈, 과학적 근거, 기초적인 활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손가락 사혈만 해보아도 경락에 대해 조금이나마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더욱 깊이 공부하기 위해 선배님들과 교수님들은 <황제내경 영추ㆍ경맥>편과 경혈가를 달달 외우라고 하십니다.

저도 외우고 보니 경맥과 경혈에 대해 더욱 확신이 드는것 같아요.

후배님들도 꼭 외워보셔요!!

뿐만 아니라 황제내경 영추 전반에 걸쳐 이러한 모든 개념이 다 녹아 있습니다. 이것도 꼭 읽어 보시고요!!

참고 문헌

*집문당 <동의생리학> P. 365-418.

** <황제내경 영추ㆍ구침십이원>”所言節者(이를 관절로 보기도 하고 경혈로 해석하기도 합니다),神氣之所遊行出入也,非皮肉筋骨也。”

*** 주민출판사 <한중의학사개설> P. 151-153.

<황제내경 영추ㆍ구침십이원, 경맥, 경수, 경별, 맥도>

 

경혈 이미지 출처 : App 한의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