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린재나무
가을에 단풍이 든 잎을 태우면 노란색 재를 남긴다 하여 `노린재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하나의 줄기가 곧게 올라와 많은 가지를 내어 우산모양의 수형을 만든다.
흰꽃이 만발하면 나무 전체가 눈에 덮인 듯한 모양이고 가을에 하늘처럼 푸르게 익는 열매 또한 일품이다.
산과 들에서 자란다. 높이 1∼3m이다.
나무껍질은 세로로 갈라지고 가지는 퍼져 나며 작은가지에 털이 난다.
잎은 어긋나고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의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며 노란색이다.
끝으로 갈수록 점차 뾰족해지며 길이 3∼7cm, 나비 3∼4cm이다.
잎 앞면은 짙은 녹색이고 털이 없으며, 뒷면에는 털이 나거나 없고 작은 톱니가 있으나 때로 뚜렷하지 않다.
잎자루는 길이 3∼8mm이다.
5월에 흰 꽃이 피는데, 새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를 이룬다.
꽃차례는 길이 4∼8cm이다.
포는 줄 모양이며 막질(膜質: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로 일찍 떨어진다.
꽃받침과 화관은 5갈래로 갈라지며 화관의 지름은 7∼8mm이다.
꽃대에는 털이 나고 꽃잎은 긴 타원형이며 수술은 여러 개이다.
열매는 타원형이고 길이 8mm 정도이며 9월에 짙은 파란색으로 익는다.
열매가 흰색으로 익는 것은 흰노린재(var. leucocarpa)라고 하는데, 강원도에서 자란다.
정원수로 심으며 한국·일본·중국·히말라야산맥 등지에 분포한다.
나무껍질
나무껍질은 회갈색이며 가지는 퍼지고 작은 가지에는 털이 있다.
잎
잎은 어긋나기하며 타원형 또는 긴 타원상 거꿀달걀형이고 점첨두 또는 첨두이며 넓은 예형으로 길이와 폭이 각 3 ~ 9cm × 1.5 ~ 5cm로, 뒷면에 털이 있거나 없으며 가장자리에 긴 톱니가 있으나 때로는 뚜렷하지 않다.
꽃
원뿔모양꽃차례는 길이 4 ~ 8cm로 새가지 끝에 달리며, 꽃은 지름 8 ~ 10mm로 흰색이며 향기가 있고, 꽃잎은 긴 타원형으로 옆으로 퍼지며, 4월 말 ~ 6월 중순에 개화한다.
열매
열매는 타원형이며 길이 7mm로 청색이고 9월에 성숙한다.
용도
• 꽃은 관상가치가 높고 방향성이 있으며 개화기간이 길어 우수한 조경용수로 이용될 수 있다.
• 줄기는 재질이 치밀하고 트거나 갈라지지 않아 지팡이나 인장재 소재로 쓰인다.
• 枝葉(지엽)은 華山礬(화산반), 뿌리는 華山礬根(화산반근), 과실은 華山礬果(화산반과)라 하며 약용한다.
⑴華山礬(화산반)
①연중 수시로 채취한다.
②약효 : 淸熱(청열), 利濕(이습), 止血(지혈), 生肌(생기)의 효능이 있다.
이질, 水樣性下痢(수양성하리), 傷口出血(상구출혈), 화상, 궤양을 치료한다.
③용법/용량 : 15-30g을 짓찧어서 즙을 내어 마신다. <외용> 짓찧어서 붙이거나 또는 분말을 조합하여 붙인다.
⑵華山礬根(화산반근)
①연중 수시로 뿌리를 캐내어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린다.
②약효 : 淸熱(청열), 利濕(이습), 化痰(화담), (절학)의 효능이 있다.
感冒發熱(감모발열), 학질, 筋骨疼痛(근골동통), 瘡癤(창절)을 치료한다.
③용법/용량 : 6-9g(대량 복용시는 15-30g)을 달여서 복용한다. <외용> 달인 液(액)으로 씻는다.
⑶華山礬果(화산반과) - 건조한 다음 粉末(분말)로 하여 진무른 瘡(창)을 치료한다.
녹음이 짙어 가는 늦봄의 끝자락인 5월 말이나 6월 초쯤이면 숲속의 큰 나무 밑에서 새하얀 꽃 뭉치를 잔뜩 달고 있는 자그마한 노린재나무를 흔히 만날 수 있다.
다섯 장의 갸름한 꽃잎 위로 노란 꽃밥과 긴 대궁을 가진 수술이 수십 개씩 뻗어 있어서 꽃잎은 묻혀 버리고 작은 솜꽃이 몽실몽실 피어나는 듯하다.
게다가 은은한 향기도 갖고 있어서 등산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노린재나무란 이름은 황회목(黃灰木)에서 유래되었으며, 특별한 쓰임새가 있다.
자초(紫草)나 치자 등 식물성 물감을 천연섬유에 물들이려면 매염제(媒染劑)가 반드시 필요하다.
노린재나무는 전통 염색의 매염제로 널리 쓰인 황회를 만들던 나무다.
잿물이 약간 누런빛을 띠어서 노린재나무란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에는 숲속의 수많은 이름 없는 자그마한 나무들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불과 백여 년 전만 해도 천에 물감을 들일 때 꼭 필요한 귀중한 자원식물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중종 8년(1514)에 ‘죽청’이란 중이 “지금 황회목(黃灰木)으로 돈 버는 일 때문에 곽산에 와 있다”라는 내용이 실려 있다.
《상방정례(尙方定例)》 에는 “명주를 보라색으로 염색할 때는 한 필에 지초 8근, 황회 20근, 매실 1근으로 염색한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또 《규합총서(閨閤叢書)》에는 “자초 염색을 할 때는 노란 잿물을 받아 사용한다”라고 하여 조선조 때는 황회가 염색에 빠지지 않는 매염제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의 황회를 이용한 염색기술은 멀리 일본에까지 수출하기도 했다.
《대화본초(大和本草)》라는 일본의 옛 문헌에 따르면 “조선 사람의 도움을 받아 노린재나무의 잎을 끓인 즙으로 찹쌀을 물들여 떡을 만들고 사각형으로 잘라서 팔았다”라고 전해진다.
역시 같은 책에 “잎을 건조시키면 대개 황색으로 되고, 염색할 때 이것을 명반 대신에 사용하므로 한자 이름을 산반(山礬)이라고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그 후 황회를 이용한 염색법이 널리 퍼지게 되었고, 제주도의 섬노린재를 일본인들은 아예 탐라단(耽羅檀)이라고 불렀다.
노린재나무는 숲속의 키다리 나무 밑에서 자라나는데, 크게 자라도 4~5미터 남짓하다.
굵기라야 고작 팔목 굵기 정도인 줄기를 위로 내밀어 사방으로 가지를 여기저기 뻗는다.
거의 수평으로 긴 타원형의 수많은 잎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를 보고 있노라면 노린재나무가 살아가는 처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햇빛을 더 많이 받아 보겠다는 처절한 경쟁에서 물려받은 유전인자로는 가당치도 않으므로 일찌감치 포기했다.
그래서 음지는 물론 추위와 메마른 땅, 공해에 찌든 도심, 갯바람을 마주하는 바닷가까지 씨앗이 어디에 떨어지건 상관없이 잘 자라는 뛰어난 적응력을 과시한다.
꽃이 지고 나면 팥알보다 좀 굵은 갸름한 열매가 열린다.
초가을에 들어서면서 익어 가는 열매의 색깔로 노린재나무의 종류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열매가 짙푸른색이면 노린재나무, 검은 빛깔을 띠면 검노린재나무, 푸른색이 너무 진하여 거의 검은빛을 띠면 섬노린재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