仙道 丹功 佛敎/불교

十玄談

초암 정만순 2018. 8. 22. 14:50






十玄談

                                                                                       
동안상찰(同安常察) 선사 지음 






① 心印(심인)

問君心印作何顔 (문군심인작하안)

그대에게 묻노니 심인이 어떻게 생겼는가?

心印誰人敢授傳 (심인수인감수전)

심인을 누가 감히 전해주고 받으랴

歷劫坦然無異色 (역겁탄연무이색)

영원토록 변함없어 다른 모양 없거늘

呼爲心印早虛言 (호위심인조허언)

심인이라 부르는 것도 벌써 헛된 말이라네

須知本自靈空性 (수지본자영공성)

본래 스스로 신령스럽고 빈 성품이여,

將喩紅爐火裏蓮 (장유홍로화리연)

비유하면 벌겋게 달아 있는 난로 속의 연꽃이네

莫謂無心云是道 (막위무심운시도)

무심을 일러 도라 하지 말게나.

無心猶隔一重關 (무심유격일중문)

무심도 아직 한 겹의 관문이 막혀 있다네.



② 祖意(조의)

祖意如空不是空 (조의여공불시공)

조사의 뜻은 공한 것 같으나 공하지 않나니

眞機爭墮有無功 (진기쟁타유무공)

참된 기틀이 어찌 있다 없다는 공과를 따지랴.

三賢尙未明斯旨 (삼현상미명사지)

삼현의 경지로는 아직 이 뜻에 캄캄하고

十聖那能達此宗 (십성나능달차종)

십성인들 어찌 이 종지(宗旨)를 통달 했으리요.

透網金鱗猶滯水 (투망금린유체수)

그물 벗어난 금비늘 고기가 오히려 물에 걸렸는데

回途石馬出紗籠 (회도석마출사롱)

길 돌린 돌말은 우리를 벗어났네.

慇懃爲說西來意 (은근위설서래의)

은근히 그대 위해 서쪽에서 온 뜻을 말하노니

莫問西來及與東 (막문서래급여동)

서쪽에서 왔는가, 동쪽에서 왔는가를 묻지 말게나.


③ 玄機(현기)

迢迢空劫勿能收 (초초공겁물능수) 

멀고 먼 공겁부터 거두지를 못했는데

豈爲塵機作繫留 (가위진기작계류)

어찌 티끌 속에 매어둘 수 있으리오

妙體本來無處所 (묘체본래무처소)

미묘한 본체는 본래 처소가 없고

通身何更問蹤由 (통신하갱문종유)

온몸이 그대로인데 어찌 다시 자취를 묻겠는가?

靈然一句超群像 (영연일구초군상)

신령한 한 말씀이 모든 현상을 초월하였으니

逈出三乘不假修 (형출삼승불가수)

삼승 경계 뛰어 넘어 닦는 노력 필요 없네.

撒手那邊千聖外 (철수나변천성외)

저 쪽 천성들이 못가는 먼 밖에서 손을 흔들고

廻程堪作火中牛 (회정감작화중우)

돌아오는 길에는 불 속의 소가 되었네.


④ 塵異(진이)

濁者自濁淸者淸 (탁자자탁청자청)

탁한 것은 스스로 탁하고 맑은 것은 스스로 맑으니

菩提煩惱等空平 (보리번뇌등공평)

보리와 번뇌가 텅 비어 똑같이 평등하도다.

誰言卞璧無人鑑 (수언변벽무인감)

누가 변씨네 옥을 알아보는 이 없다 하는가?

我道驪珠到處晶 (아도여주도처정)

나는 여룡의 여의주가 도처에서 빛난다 하리라.

萬法泯時全體現 (만법민시전체현)

만법을 잊을 그때 전체가 드러나고

三乘分處假安名 (삼승분처가안명)

삼승으로 나누는 곳에서 거짓 이름 생긴 것

丈夫自有衝天氣 (장부자유충천기)

대장부 누구나 하늘 찌르는 기운 있으니

不向如來行處行 (불향여래행처행)

부처님 가신 곳을 향해 가지 말아야 하네.


⑤ 佛敎(불교)

三乘次第演金言 (삼승차례연금언)

삼승을 차례로 설하신 부처님 말씀

三世如來亦共宣 (삼세여래역공선)

삼세의 여래가 모두 같이 말씀하셨지만

初說有空人盡執 (초설유공인진집)

처음 유와 공을 설하니 사람들이 모두 집착하더니

後非空有衆皆捐 (후비공유중개손)

뒤에는 공과 유가 아니라 설하니 중생이 모두 버려

龍宮滿藏醫方義 (용궁만장의방의)

용궁에 저장된 장경은 중생의 병을 치료하는 약방문일 뿐

鶴樹終談理未玄 (학수종담리미현)

학수의 마지막 말씀에도 이치는 현묘하지 않았네.

眞淨界中纔一念 (진정계중재일념)

깨끗한 경계 속에 한 생각 일으키면

閻浮早已八千年 (염부조이팔천년)

염부제에서 벌써 8천년이 지났네.


⑥ 還鄕曲(환향곡)

勿於中路事空王 (물어중로사공왕)

공부하다 중간에 부처님을 따로 섬기지 말라.

策杖咸須達本鄕 (책장함수달본향)

지팡이 재촉하여 모두 본고향으로 어서 가라.

雲水隔時君莫住 (운수격시군막주)

구름과 물이 막는다고 그대 머물지 말라.

雪山深處我非忙 (설산심처아비망)

설산 깊은 곳에서도 나는 허덕이지 않았노라.

堪嗟去日顔如玉 (감차거일안여옥)

슬프다. 떠나던 날 옥 같던 그 얼굴이

却歎廻來鬢似霜 (각환회래빈사상)

돌아올 때 귀밑털이 서리와도 같구나.

撒手到家人不識 (철수도가인불식)

손을 털고 집에 오니 식구들도 몰라보고

更無一物獻尊堂 (갱무일물헌존당)

집안의 어른에게 드릴 것도 하나 없네.


⑦ 破還鄕曲(파환향곡)

返本還源事亦差 (반본환원사역차)

고향에 돌아온다는 것도 또한 틀린 일이니

本來無住不名家 (본래무주불명가)

본래 머문 것이 없었으니 집인들 어디 있나?

萬年松徑雪深覆 (만년송경설심복)

오래된 솔밭 길에 눈이 깊이 덮여 있고

一帶峯巒雲更遮 (일대봉만운갱차)

산봉우리는 구름 띠가 막아버렸네.

賓主穆時純是妄 (빈주목시순시망)

손님 주인 화목해도 순수함이 거짓이요

君臣合處正中邪 (군신합처정중사)

임금 신하 모인 곳도 바른 가운데 그릇됨이라

還鄕曲調如何唱 (환향곡조여하창)

귀향 노래를 어떻게 부를 건가?

明月堂前枯木華 (명월당전고목화)

밝은 달밤 집 앞의 고목나무 꽃이 피었네.



⑧ 廻機(회기)

涅槃城裏尙猶危 (열반성리상유위)

열반성 그 속이 오히려 위태롭고

驀路相逢沒了期 (맥로상봉몰료기)

길에서 만나 봐도 마칠 기약 없구나.

權掛垢衣云是佛 (권괘구의운시불)

방편으로 때 낀 옷 입혀놓고 부처라 하였으나

却裝珍御復名誰 (각장진어부명수)

비단 옷으로 단장하면 무엇이라 부를 건가?

木人夜半穿靴去 (목인야반천화거)

목인은 한밤중에 신을 신고 떠나가고

石女天明戴帽歸 (석녀천명대모귀)

석녀는 새벽녘에 모자 쓰고 돌아오네.

萬古碧潭空界月 (만고벽담공계월)

만고의 푸른 못에 있는 허공의 달을

再三勞漉始應知 (재삼로록시응지)

두 번 세 번 건져내야 비로소 알리라.



⑨ 轉位歸(전위기)

披毛戴角入廛來 (피모대각입전래)

털옷 입고 뿔을 이고 저자로 들어오니

優鉢羅花火裏開 (우발라화화리개)

우발라 보배 꽃이 불속에 피었구나.

煩惱海中爲雨露 (번뇌해중위우로)

번뇌의 바다 가운데 비와 이슬 되어주고

無明山上作雲雷 (무명산상작운뢰)

무명산 위에서는 구름이 되고 우레가 된다네.

鑊湯爐炭吹敎滅 (확탕노탄취교멸)

활활 타는 지옥 불을 입으로 불어 끄고

劍樹刀山喝使摧 (검수도산할사최)

검수지옥 도산지옥 소리쳐 꺾고서

金銷玄關留不住 (금쇄현관유부주)

부처님 궁전과 조사의 관문에도 머물지 아니하고

行於異路且輪廻 (행어이로차윤회)

다른 길을 가면서 윤회를 밟고 있네.



⑩ 一色過後(일색과후)

枯木岩前差路多 (고목암전차로다)

고목나무 바위 앞엔 갈림길이 많나니

行人到此盡蹉跎 (행인도차진차타)

길가는 이 여기서 잘못 들기 일쑤더라.

鷺鷥立雪非同色 (노사입설비동색)

백로가 눈밭에 서니 같은 색이 아니지만

明月蘆花不似他 (명월노화불사타)

갈대꽃 위에 달이 밝으니 다른 빛이라 하겠는가?

了了了時無所了 (료료료시무소료)

깨닫고, 깨닫고, 깨달아도 깨달은 것 없고

玄玄玄處亦須呵 (현현현처역수가)

현묘하고 현묘해 현묘한 곳 또한 현묘한 것 없으니

慇懃爲唱玄中曲 (은근위창현중곡)

은근히 그대 위해 현묘한 노래를 부르건만

空裏閃光撮得麽 (공리섬광촬득마)

허공 속의 달빛을 어떻게 잡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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