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운림의 식품과 의학

초암 정만순 2018. 5. 9. 09:14





병을 고치려면 산으로 가라


여름 가뭄 때

물 한 통이라도 준 일 있니?

니요

비바람 몰아 칠 때

한 번이라도 지켜 준 일 있니?

니요

 

그래도 가을되니

가져가라고

예쁜 열매 아낌없이 떨어뜨리는

밤나무, 대추나무, 도토리나무……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권오삼

무릇 좋은 집을 지으려면 좋은 재료를 써야 한다. 썩은 나무로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없다. 다른 나라에서 난 원목으로 한옥을 지으면 재질이 약해서 지붕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집이 무너진다고 한다. 열대지방에서 자란 나무를 쓰면 잘 썩는다. 추운 지방에서 자란 나무를 쓰면 잘 갈라진다. 우리 땅에서 햇볕을 잘 받고 자란 나무로 집을 지어야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다.


남쪽에서 자란 나무는 남쪽 기둥으로 쓰고 북쪽에서 자란 나무는 북쪽 기둥으로 쓴다. 남쪽에서 햇볕을 많이 받으면서 자란 나무는 빨리 자랐고 재질이 무르므로 햇볕을 잘 받는 남쪽에 써야 쉬 상하지 않는다. 북쪽에서 자란 나무는 옹이가 많고 천천히 자랐으므로 재질이 단단하여 비바람이나 습기에도 잘 상하지 않으므로 북쪽에 쓴다.

사람의 몸도 이와 같다. 동해안에서 난 사람은 동해안에서 난 식물을 먹어야 건강해질 수 있고 서해안에서 자란 사람은 서해안에서 자란 식물을 먹어야 몸에 가장 유익하다.

우리 몸도 좋은 자재를 써야 좋은 몸을 만들 수 있다. 좋은 음식을 먹어야 몸과 마음이 다 같이 건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몸은 정신이 거주하는 집이고 정신은 몸의 주인이다. 사람의 몸에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러므로 사람은 무엇보다 먼저 몸을 소중하게 여기고 정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有我獨尊)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우리 몸에 적용할 수 있는 말이다. 하늘 위에서나 하늘 아래에서나 가장 존귀한 것은 내 몸이다. 이 말은 천상천하에서 나를 가장 존귀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밖에 없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의 철학자 양주는 온 우주를 다 주어도 내 몸의 터럭 하나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 몸은 그만큼 존귀한 것이다.

몸이 병들면 마음이 병들고 반대로 마음이 병들면 몸도 병이 든다.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고 하나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건강하고 오래 살려면 오래 살 수 있는 법칙을 잘 따라야 한다. 그 법칙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음식을 올바르게 먹는 것이다.

 

자연과 가까운 것을 먹어야 건강하다

 

음식을 잘 먹는 첫 번째 원칙은 가공식품을 철저하게 피하는 것이다. 백설탕, , 우유, 아침 식사용 시리얼, 과자, 흰 밀가루 등은 먹기 좋고 보기 좋게 하기 위해 영양분을 깎아내어 없애고 당분과 전분만을 남긴 것이다. 이런 것은 알맹이를 버리고 껍데기만 남겨 놓은 것과 같다. 원수를 피하듯이 빚쟁이를 피하듯이 가공식품을 피하라.

더러 가공식품 중에는 비타민이나, 미네랄, 영양성분 등을 첨가했다고 적혀 있는 것이 있는데, 그 뜻을 정확하게 풀이하면 유익한 영양소 100가지를 제거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영양소 서너 가지를 넣었다는 뜻이다.

우리 몸은 당분과 지방, 단백질 같은 영양소보다는 아연, , 구리, 칼슘, 칼륨 같은 미네랄이 더 중요하고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다. 흙에 들어 있고 바닷물에 녹아 있는 100여 종의 원소는 모두 인체에 필요한 것이다. 보리, , , , , 율무 같은 잡곡을 많이 먹고 유기농법이나 자연농법으로 재배한 채소와 과일들을 먹어야 한다.

요즈음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은데, 몸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가장 높은 차원의 환경운동이다.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산과 물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우리 몸과 마음부터 깨끗하게 해야 한다. 좋은 음식을 먹어 몸을 건강하고 깨끗하게 하는 것이 가장 높은 차원의 환경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철저하게 배척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금수강산에 한 해에 뿌리는 농약은 10만 톤이 넘는다고 한다. 이는 5톤 트럭으로 2만대 분량이다. 금수강산은 농약강산, 공해강산, 쓰레기강산, 금수(禽獸) 강산으로 변한 지 이미 오래 되었다.

모든 인공 합성화학물질은 생체의 적이다. 자연이 만든 것, 하늘이 만든 것도 반드시 완전하다고 할 수 없는데 인간이 만든 것은 더욱 불완전하고 반드시 부작용을 낳는다. 농약, 제초제, 성장촉진제, 방부제, 영양제 등은 모든 생명체에 치명적인 독이다.

 

해남 오호리 집에서 아버지는 두엄을 만들고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감나무에 감꽃이 필적에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고 어머니는 고구마를 찌고

개떡이라도 어머니가 만들어 준 솥위에 밥풀이 묻어 있는 떡이

그랍고 유기농 음식을 매일 먹고 자란 이몸이

도시 어느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지금은 구교리 10층 아파트에서

9명의 자식 이름도 잊어버린 어미를 그리워한다


 

유기농 채소라 함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아니하고 유기질인 퇴비로 토양에서 재배한 채소를 말한다.

2. 유기농 인증이란 토양관리 인증이며 작물에 대한 인증은 아니다. 사람들은 정부로부터 유기농 인증을 받은 토양에서 재배한 채소가 무공해 채소로 알고 일반 관행 농업의 채소 값의 두 배 내지 세 배의 값으로 구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3. 친환경 유기농을 하기 위한 유기질 퇴비의 원료인 가축의 분뇨를 분석해 보면 6070년대 이전의 가축분뇨는 사람이 먹던 음식물 찌꺼기를 먹고 배설한 가축들의 분뇨이므로 항생제와 성장촉진제가 없지만, 축산업이 발달한 오늘날의 가축 분뇨는 가축들의 전염병 예방을 위하여 항생제와 성장촉진제가 혼합된 사료를 먹고 배설한 가축들의 분뇨를 퇴비로 만드는 과정에서 항생제와 성장촉진제가 전혀 분해되지 아니하고 그대로 채소에 흡수되어 재배된 유기농 채소를 무공해 채소라 할 수는 없다.

또한 유기농 퇴비생산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사례를 한 가지 더 지적한다면, 축사 내에 가축들이 누워서 잠을 잘 때 함부로 배설한 분뇨가 몸에 묻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유축농업 시대에는 볏짚이나 탈곡하고 난 부산물을 넣어서 일정 기간마다 수거하여 모은 것을 유기농 퇴비 원료로 사용할 때는 무공해 유기농 퇴비가 될 수 있지만 축산업 전문시대인 오늘날은 볏짚 대신 톱밥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기농의 의미/민경대

 

야생과 개량 재배종의 차이

 

음식이을 먹는 두 번째 원칙은 야생이나 자연에 가까운 것을 먹는 것이다. 야생식물과 사람이 재배하여 가꾼 것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인삼 열 가마니로도 산삼 한 뿌리의 약효를 당할 수 없다. 비료와 농약으로 재배한 약초는 약초가 아니라 독초이다. 비료와 농약으로 재배한 약초를 환자한테 쓰면 병이 낫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병에 걸린다.

사람이 먹는 식물 중에 화학비료와 농약을 주지 않고 키운 것이 얼마나 있겠는가. 사과 농사를 5년만 지으면 모두 암이나 백혈병에 걸린다고 한다. 사과 농사를 지으려면 1년에 20-30번 농약을 살포해야 한다. 언젠가 어느 종합 병원의 암병동(癌病棟)에 가 보았더니 거기에 있는 암환자 중에 과수 농사를 짓는 사람이 제일 많았다. 농약은 생명체를 파괴하고 죽이기 위해 만든 것이고, 생명체 중에서 그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것은 사람이다.

야생사과라고 할 수 있는 산사나무의 열매와 개량종 사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산사는 크기가 손가락 한 마디만하고 맛도 시고 떫다. 그러나 개량종 부사, 후지 사과는 어린 아이 머리통 만하며 달고 맛있다. 그러나 본디 식물이 지니고 있는 에너지, 기운, 생명력은 야생 산사가 백 배는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야생 산사 한 개를 먹는 것이 덩치가 100배나 되는 사과 1,000개를 먹는 것보다 몸에 훨씬 더 이롭다.

자연이 만든 본래의 원형을 인간의 욕심으로 변형시킨 것은 어디엔가 치명적인 결함이 있기 마련이다. 자연의 법칙은 완전하지만 인간의 지혜는 반드시 결함이 있기 때문이다.

식물도 의식이 있고 감정이 있으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존재다. 오히려 사람보다 의식의 차원이 높고 순수하다. 식물도 즐겁고 행복하게 자랄 권리가 있다. 그런데 비료와 농약을 먹고 자란 과일나무가 과연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겠는가. 사과나무가 손가락 한 마디만한 열매를 맺던 본래의 성질을 버리고 어른 주먹보다 큰 열매를 주렁주렁 가지가 휘어지도록 매달고 있으면서 자신의 처지를 기뻐하겠는가.

무럭무럭 자라는 벼에 농약을 치는 것을 보면 몹시 마음이 아프다. 농약을 비처럼 맞으면서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과일나무들을 볼 때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다. 모든 산천(山川)과 초목군생(草木群生)들이 인간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지 않은가. 초목군생들한테는 모든 인간들이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다.

요새는 농촌의 전원을 농약 냄새 때문에 코를 막지 않고는 지나다닐 수가 없다. 체질이 허약한 사람은 논밭에서 농약을 치는 것을 보고 그 냄새만 맡아도 암에 걸리거나 며칠 동안 끙끙 앓는다. 오래 전에 어떤 말기 암환자를 치료하여 거의 다 고쳐 놓았더니 이 사람이 가로수에 농약을 치는 것을 그 밑에서 한참 구경을 하고 있다가 농약냄새를 맡고 중독되어 시름시름 앓다가 며칠 뒤에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갔다.

동물, 가축, 과일나무, 곡식, 채소 등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을 인간이 학대하고 고문하여 죽이고 있다. 인간이 자연을 학대하였으므로 땅이 저주를 받았다. 세상의 모든 질병의 원인은 흙이 병들었기 때문이다. 노자(老子)<도덕경>에서 전쟁이 지나간 땅에는 가시덩굴만 무성하다고 했다. 인심(人心)은 천심(天心)이고 인간의 마음에 자연이 감응(感應)하는 것이다. 창과 칼이 휩쓸고 지난 황폐한 땅에는 가시덤불만 무성하게 자라날 수밖에 없다.

사람은 흙에서 생겨나서 흙에서 난 산물을 먹으며 산다. 그러므로 흙은 곧 사람의 몸과 같다. 그런데 흙이 병들었고 그래서 흙에 사는 모든 생명체들 곧 식물, 동물이 병들었고 인간이 병든 것이다. 흙은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의 어머니다. 병든 어머니가 어떻게 건강한 자식을 낳을 수 있겠는가. 흙에 흙이 바라는 유기질 퇴비를 주지 않고 화학비료와 농약을 뿌렸기 때문에 땅이 병들고 그 땅에서 자라는 식물이 병들고 그 식물을 먹으며 사는 인간과 동물이 병들고 그래서 온 세상이 병들게 된 것이다. 인간의 모든 질병은 병든 식품들, 곧 병든 곡식, 병든 채소, 병든 고기, 병든 물, 병든 공기를 먹어서 온 것이다. 흙이 죽으면 인간도 죽는다. 그것이 신토불이(身土不二). 그래서 흙은 곧 내 몸이다.


 

이 농약은 제초제입니다.

이 농약은 미국에서 개발되었습니다.

이 농약은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생산됩니다.

이 농약은 모든 식물에 유효합니다.

 

이 농약은 한국의 산야에 많이 나는

쑥이나 띠, 칡 같은 생명력 강한

그래서 잎이 무성한 식물 엘수록 효과가 뛰어납니다.

 

이 농약은 移行性 농약입니다.

뿌리나 줄기의 엽록소가

스스로 이 농약 성분을 흡수하여 뿌리로 내려보내면

실 뿌리부터 말라죽기 시작하여

결국은 뿌리 전체가 말라죽어 버리고

뒤따라 잎과 줄기가 말라죽는

그래서 다시는 되살아나지 못하는

아주 우수한 제초제입니다.

 

이 농약의 이름은 글라신 액제입니다.

이 농약의 상표명은 근사미입니다.

한국의 강인한 농민 여러분

여러분처럼 강인한 이 나라의 잡초 제거를 위해

우리 미국은 이 농약을 만들어

한국에서 생산합니다.

근사미-

 

미제국주의의 농산물 수입 개방 압력과

미제 농산물 수입 대행을 하기 위해

군침을 흘리면서

외제라면 양잿물도 먼저 먹는

매판 자본가들을 지켜보며

문득, 나는 이행성 제초제 근사미가 생각났다.

농촌은 뿌리고 도시는 꽃이라는데

잎과 꽃만 무성한 이 땅

이 땅의 무성한 잎과 꽃 위에 뿌려지는

아메리카의 무서운 농약

이 땅의 뿌리를 말라죽게 하는

농산물 수입 개방

 

이 농약은 이행성 농약입니다.

무성한 잎과 줄기의 엽록소가 약성분을 흡수하여

뿌리로 내려보내 뿌리를 말라죽게 하는

그래서 그 식물이 다시는 살아날 수 없게 만드는

뛰어난 제초제입니다.

 

그 뛰어난 제초제가

지나치게 웃자라 잎과 꽃만 무성한

이 땅에 듬뿍 뿌려지고 있는 오늘.

근사미에 대하여/김해화

 

흙이 병들면 사람도 병이 든다

 

화학비료와 농약은 흙을 죽인다. 화학비료와 농약은 흙 속에 있는 생명체들을 몰살한다. 1그램의 흙에는 1억 마리 이상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 미생물이 없으면 죽은 흙이다. 화학 비료와 농약은 모든 생명력의 근본을 파괴한다.

환경호르몬은 생명력의 근원인 생식능력에 이상이 생기게 하는 물질이다. 화학 비료와 농약을 뿌려서 키우고 유전자 조작이나 종자개량으로 키운 곡식이나 과일은 빛깔이 곱고 덩치도 크고 맛이 좋으나 생명력은 몹시 허약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 생명력이 없는 것을 먹으면 생명력이 없어질 수밖에 없다.

탁구공만한 야생 돌배 하나가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신품종 배 100개 보다 훨씬 생명력이 강하고 몸에 이롭다. 현대 과학은 토마토 줄기 하나에 토마토 12천 개가 열리게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를 두고 위대한 과학문명의 승리라고 찬양한다. 그러나 그 12천 개를 모두 준다고 해도 야생에서 자란 작고 못 생긴 토마토 한 개하고 바꿀 수 없다.

요즘 산삼의 조직 세포를 배양하여 산삼을 꼭 같이 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조직배양으로 키운 것은 산삼이 아니라 오히려 공산품에 더 가깝다. 조직배양으로 키운 산삼은 첨단 생명공학이나 유전공학이라는 기술이 만들어낸 괴물이다. 조직배양한 산삼을 먹으면 병이 낫기는커녕 유전자가 변형되고 몸에 기형 세포가 늘어나서 암을 비롯한 온갖 질병에 걸리기 쉽다.

조직배양으로 산삼 성분의 99.99퍼센트까지 복제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결코 산삼이라고 할 수 없다. 산삼의 진짜 효능은 이 복제할 수 없는 0.001퍼센트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백년 묵은 산삼과 꼭 같은 성분을 지닌 산삼을 만들어 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도 100년이라는 세월을 복제해 낼 수는 없지 않은가. 결코 복제할 수 없는 0.001퍼센트는 백 년이라는 세월 동안 햇빛과 달빛과 별빛, 비와 바람과 흙이 애를 써서 만든 것이다. 자연이 백 년이 걸려서 한 일을 인간이 며칠이나 몇 달 만에 할 수가 있겠는가. 어떤 경우에도 가짜가 진짜가 될 수는 없다. 인간은 자연에 대해 좀 더 겸손해져야 한다.

야생 식물과 동물들을 보라. 건강에 대한 상식을 배운 적이 없고 약을 먹지도 않지만 자연은 스스로 생명력이 넘치고 스스로 건강하다. 비료와 농약을 주지 않아도 땅은 스스로 비옥하게 만든다. 화학비료 한 줌 주지 않고 농약 한 방울 뿌리지 않은 깊은 산 속의 땅은 인간이 갖은 노력으로 손질한 어떤 땅보다도 건강하고 비옥하며 생기가 넘친다.

감보다는 고욤, 참옻나무보다는 개옻나무, 개량종 복숭아보다는 야생 돌복숭아, 개량종 배보다는 산돌배, 포도보다는 머루, 키위보다는 다래가 수십 배 몸에 유익하고 영양소가 많으며 생명력이 충만하다.

도라지와 더덕 같은 것도 그렇다. 산더덕과 사람이 키운 더덕은 산삼과 인삼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재배한 더덕은 맛도 없고 향도 없으며 섬유질이 별로 없어서 많이 먹는다고 해도 몸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느 한 천식환자는 깊은 산에서 손가락 굵기의 더덕 한 뿌리를 캐서 먹었더니 15년 동안 앓던 천식이 깨끗하게 나아 버렸다. 다른 한 사람은 잇몸 염증으로 3년을 고생했으나 야생 더덕 한 뿌리를 캐서 먹고 염증이 싹 나아 버렸다. 이처럼 야생 약초의 생명력은 능히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 있다.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재배한 약초는 약초가 아니라 독초에 가깝다. 곡식이나 채소, 과일 같은 것도 모두 마찬가지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독을 먹고 있으며 독에 중독되어 있다. 그래서 현대인들한테 가장 좋은 약초는 산삼, 녹용과 같은 보약이 아니라, 지치, 미나리, 잔대, , 녹두 같은 해독제이고 도라지, , 콩나물 같은 면역 강화제다.

인간이 만든 화학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땅은 지구에는 없다. 무공해 지대는 꿈이고 환상이다. 남극 대륙에 있는 빙산의 1,500미터 깊이에 있는 얼음도 디디티(DDT)에 오염되어 있는지 오래 되었다. 다이옥신은 지구상에 있는 모든 물질 중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인데 모든 어머니의 젖마저도 다이옥신에 오염되어 있다. 다이옥신 몇 십 그램만 있으면 대한민국 사람 5천만 명을 모두 죽이고도 남는다. 이 세상 어디에 아무 것에도 오염되지 않은 땅이 단 한 평이라도 있는가.

보이지 않는 죽음의 군대가 온 세상을 휩쓰는 이 시대에, 어쩌면 지구의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르는 이 시대에 조금이나마 건강하게 살려면 인간이 만든 화학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야생 식물을 섭취해야 한다. 야생 식물한테서 생명력을 빌려 와야 한다. 화학물질은 모든 생물의 근본적인 생명력, 곧 기(), 에너지를 떨어뜨린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요즘 사람들은 감기에 잘 걸리고 감기에 한 번 걸리면 여간해서는 낫지 않는다. 살아 있되 반쯤 죽어 있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몸이다. 죽은 것도 아니고 살아 있는 것도 아닌 것이 요즘 사람들의 몸 상태다.


 

병을 고치려면 산으로 가라

 

야생식물은 생명력이 강하고 영양소가 풍부하다. 예를 들면 오이풀이라는 흔한 풀이 있다. 오이풀을 뜯어서 코에 대면 오이 냄새가 난다. 오이보다 오이 냄새가 더 진하게 난다. 오이풀에는 진짜 오이보다 미네랄이 50배 이상 많이 들어 있다. 재래종 오이가 화상치료에 명약이지만 오이풀은 재래종 오이보다 수십 배 화상 치료 효능이 높다. 오이풀이 주성분인 아황지유고라는 고약은 유명한 화상치료약인데 3도 화상을 거의 흉터 없이 낫게 할 수 있다. 오이풀은 위와 장의 염증을 치료하고 장의 기능을 좋게 하며 장에 있는 나쁜 균들을 죽인다. 무좀, 습진, 화상 등에 효과가 크다.

상추보다는 민들레, 씀바귀, 고들빼기가 낫고 마늘, , 양파보다는 달래가 나으며 부추보다는 산부추가 좋고 무, 배추보다는 냉이나 머위를 먹는 것이 좋다. , 꽃다지, 수영, 소루장이, 참취, 미역취, 개미취, 그늘취, 곰취, 마타리, 미나리, 돌나물, 질경이 등 야생풀은 어느 것이든지 훌륭한 음식과 약이 될 수 있다. 야생 식물의 억센 생명력과 그 속에 들어 있는 영양물질은 갖가지 난치병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소루장이는 더러운 수채 옆에 무성하게 자라는 풀이다. 어렸을 적에 아버지는 머리에 부스럼이 나거나 몸에 상처가 나면 소루장이를 짓찧어 붙여 주곤 하셨다. 그렇게 하기만 하면 종기나 부스럼이 신기하게 나았다. 소루장이 잎을 국을 끓여 먹으면 미역국 같은 맛이 난다. 어느 암환자가 이것을 부지런히 먹었더니 암이 나았다. 변비 환자는 변비가 없어지고 위장병 환자는 위장병이 나았다. 이런 것들이 야생 식물이 지닌 위대한 치유력이다.

오래 전에 어느 TV에서 소루장이에 대해 강의를 했던 적이 있다. 그것을 보고 한 절간의 스님이 소루장이를 채취해서 모든 신도들한테 무료로 나누어 주었더니 그것을 먹고 위장병, 변비, 인후염, 장염, 위암, 위궤양, 설사, 관절염, 피부병 등 수백 명이 수 백 가지 병이 나았노라고 고맙다고 인사를 하러 온 적이 있다.

어느 아주머니는 민들레를 생즙을 내어 먹고 위암을 고쳤다. 다른 위암에 걸린 한 아주머니한테 쑥을 열심히 먹으라고 권했더니 쑥을 열심히 먹고 위암을 고쳤다. 다른 약을 사 먹을 돈이 없었기 때문에 쑥을 캐서 먹은 것이다. 봄철에는 쑥을 뜯어서 나물로 먹고, 여름에는 물로 달여서 먹었으며, 가을과 겨울에는 뿌리를 캐서 먹거나 달인 물로 식혜를 만들어 먹고 위아미 완전히 나았다. 실제로 쑥보다 더 나은 항암식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가깝게 지내는 한 친구는 여섯 군데의 병원에서 모두 뇌종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고 현대의학의 치료를 거부하고 죽기 위하여 산으로 들어갔다. 바위굴에서 살면서 질경이, 민들레, 씀바귀 같은 주변에 있는 먹을 수 있는 풀을 뜯어먹으면서 1년 동안을 산속에서 살았더니 뇌종양이 저절로 나아버렸다.

자연이 만든 것은 결코 생체 세포에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 사람의 영혼은 식물과 가장 친근하다. 식물세포와 사람의 세포는 가장 친한 친구이다. 사람은 오래 된 나무, , 식물들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고 마음에 평화를 얻는다. 식물은 인간 영혼의 가장 좋은 친구인 동시에 뭇 질병을 고쳐 주는 가장 좋은 의사이다. 깨우침을 얻으려면 산으로 가라. 숲속이거나 큰 나무 아래로 가라. 석가모니도 큰 보리수 아래서 대각(大覺)을 얻었다.

식물은 인간에게 영감을 준다. 식물을 스승으로 삼으라. 나뭇잎의 빛깔 곧 녹색을 사람의 영혼을 편히 쉬게 한다. 눈을 편안하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킨다.

위대한 철학자, 사상가, 예술가들은 숲 속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우리는 영혼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산으로 가야 하지만 육신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산으로 가야 한다. 인간의 육신과 영혼은 식물 속에 둘러싸여 있을 때 진정한 안식을 얻을 수 있다. 병든 영혼과 육신을 치유할 수 있는 곳은 숲 속 밖에 없다.

, 당뇨병 그리고 원인을 알 수도 없고 이름을 알 수도 없는 온갖 병에 걸린 사람들이 목숨을 구하려면 산으로 가야 한다. 문명의 부작용으로 인한 독을 해독할 수 있는 곳은 자연 뿐이다. 자연을 친구로 삼고 스승으로 삼아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봄이 되어

아무리 깊이갈이를 해도

땅이 그 전처럼 말을 안 듣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땅의 형편을 살피지 않고

우격다짐으로 소출을 늘여보겠다고

비료와 농약을

지난해보다도 더 많이 퍼붓는다

 

지렁이도 땅강아지도

온갖 미생물도 모조리 사라지고

빈 농약병들만 을씨년스럽게 굴러다니는

땅은 숨을 쉴 수가 없다

땅은 이제 참을 만큼 참았다

그들의 유린과 무계획과 마구잡이에도 지쳤다

땅은 이대로 죽기가 싫다

방법은 단 하나

욕망과 우둔에 정면으로 맞서는 길뿐

 

땅이 펼치는 무서운 폭동의 조짐에도

여전히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저 인간들에게

오염과 굶주림의 미래가 오리라

그들에겐 더 이상 풍성한 가을이 없으리라

땅의 폭동/이동순, 시인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보시다시피

농약하는 겁니다

아니 볏낟가리에다 왜

농약을 합니까?

올해 하도 날이 궂어

메어논 벼에서조차 싹이 나서

하는 수 없이 싹 나지 말라고

풀 안 나는 약하는 겁니다

그러면 그 벼에서 나온 쌀을

사람들이 먹을 텐데

괜찮겠습니까?

괜찮을 리가 없지요

그렇지만 내가

먹지 않을 테니까요 ……

대화/나태주


 

죽는 날까지

빈 땅에 집을 세우기 위하여

식구들은

지난밤의 꿈을 개어 장롱에 넣고

가을 식탁에 말없이 둘러앉았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나누어 들고

일용할 양식 앞에서

잠시 감사기도를 드리고

(하이야 농약이 잠든)

쌀밥을 한 숟갈 뜨고

(수은이 반짝이는)

콩나물 무침 한 젓가락 삼키고

다시 밥, 다시

(수십 알갱이의 화학 조미료가 휘도는)

무우국 한 숟갈 먹고

다시 밥, 다시

(석유 마신)

굴 한 마리

(빙초산 친)

고추장 찍어

혀 위에 올려놓고

벽 위에 걸린 출근시간을 힐끔거리며

또 다시 한 숟갈 쌀밥을 뜨고

(공업용 색소가 노오랗게 빛나는)

단무지 한 점을 씹은 다음

일흔한 살의 어머니는

옛날의 양심과 곡식과 인심을 이야기하다가

온몸을 떨며 재채기하고

우리는 또 다시 밥

또 다시 반찬을 들고

지난밤

(바퀴벌레가 기어다닌)

손등으로 입술 훔치고

입가심을 위하여

(대장균이 헤엄치는)

수돗물 한 컵씩 마셨다

식사가 끝난 뒤

오늘도 무사히!

한강 물고기처럼 굽은 어깨 서로 두드리며

우리는

머리 푼 아황산가스가 눈웃음치는

일터를 향하여

앙상한 손을 흔들며 떠나갔다.

살아남기 위하여/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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