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운림의 식품과 의학

회화나무

초암 정만순 2018. 5. 7. 07:56




회화나무


좋은 기운 모으는 회화나무


회화나무 - 마전리 회화나무  

                                                                                                                                                                                                                                                                  

회화나무는 우리 선조들이 최고의 길상목(吉祥木)으로 손꼽아 온 나무다.

이 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가문이 번창하고 큰 학자나 큰 인물이 난다고 하였고 또 이 나무에는 잡귀신이 감히 범접을 못하고 좋은 기운이 모여든다고 하였다.

그런 까닭에 우리 선조들은 이 나무를 매우 귀하고 신성하게 여겨 함부로 아무 곳에나 심지 못하게 하였다.

회화나무는 고결한 선비의 집이나 서원(書院), 절간, 대궐 같은 곳에만 심을 수 있었고 특별히 공이 많은 학자나 관리한테 임금이 상으로 내리기도 했다.

회화나무는 모든 나무 가운데서 으뜸으로 치는 신목(神木)이다.

 

 

최고의 길상목이자 학자의 나무

 

회화나무를 길상목으로 꼽히게 된 것은 중국의 주나라 때부터이다. 주나라 때에 삼괴구극(三槐九棘)이라 하여 조정의 외조(外朝)에 회화나무 세 그루를 심고 우리 나라로 치면 3정승에 해당하는 3공<三公;태사(太師), 태전(太傳), 태보(太保)>이 마주보며 앉게 하고, 또 좌우에 각각 아홉 그루의 가시나무를 심어 오른쪽에는 고경(孤卿), 대부(大夫), 왼쪽에 공(公), 후(候), 백(佰), 자(子), 남(男)작이 앉는 제도가 있었다. 이 회화나무를 심는 고사로 하여 삼공(三公)의 위(位)를 괴위(槐位)라 하였고 대신의 가문을 괴문(槐門)이라 불렀다. 또 회화나무를 심어서 출세(出世)하고, 또 출세하였으므로 회화나무를 심는다고 하였다. 선비가 이름을 얻은 뒤에 물러날 때에도 회화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회화나무는 회화목(懷花木), 회나무, 홰나무, 괴화(槐花)나무, 괴목(槐木), 괴수(槐樹) 등으로도 부르는 잎지는큰키나무이다. 키 45미터, 지름 3미터쯤까지 자라는 이 나무는 우리 나라에서는 은행나무 다음으로 몸집이 크게 자란다. 수형이 웅장하고 단정하여 품위가 있어 정자나무로도 인기가 있다. 회화나무를 중국에서는 학자수(學者樹), 출세수(出世樹), 행복수(幸福樹)라고도 부르는데, 이 나무를 심으면 집안에 학자가 나고 큰 인물이 나오며 집안이 행복해진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실제로 이 나무는 그 수형에서 호탕한 영웅의 기개와 고결한 학자의 풍모가 함께 느껴진다. 한참 이 나무를 보고 있으면 그 엄숙한 위엄에 압도되어 존경하는 마음이 생겨 자신도 모르게 자세를 바로잡게 하는 힘이 있다.

 

 

虛星의 별기운으로 화생

 

회화나무가 이처럼 신성한 나무로 숭상 받는 것은 나무의 수형이 위엄과 품위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이 나무에 하늘의 뭇 별들 중에서 허성(虛星)의 정(精)을 받아서 자라는 까닭에 늙은 회화나무는 불을 잘 일으킬 뿐더러 그 속에 신선(神仙)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옛날 중국에서는 재판관이 송사를 들을 때에는 반드시 회화나무가지를 갖고 가서 재판에 임했다고 하는데, 회화나무의 정(精)이 진실을 가려 주는 힘이 있는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회화나무가 나라의 길흉을 예고한다는 얘기도 중국의 한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후한(後漢)의 광무제(光武帝)때 궁전 뜰 앞에 높이 스무 길이 넘는 큰 회화나무가 있었는데 어느 날 바람이 불지도 않았는데 뿌리째 뽑혀 거꾸로 서 있었다. 이를 보고 나라의 흉조라고 하였으나, 광무제는 오히려 이는 하늘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여 기뻐하며 가난한 백성들을 재물을 털어 구제하였더니 회화나무는 하룻밤 사이에 본디 모습대로 바로 일어섰으며 이파리 하나도 마르거나 상한 것이 없었다고 한다.
경상북도 안동 시내에 회화나무 거목이 많은데 이는 명재상으로 이름났던 맹사성(孟思誠)이 심은 것이라고 한다. 맹사성이 안동 부사(府使)로 부임하여 거리를 순찰하는데 여기저기에서 여인의
슬픈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 연유를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 보니 안동에는 오래 전부터 젊은 과부가 많이 생겨서 그 울음소리는 남편을 잃은 과부들의 곡성이라고 하였다.  
풍수지리에 밝았던 맹사성이 안동의 지세를 살펴보니 과연 안동은 과부가 많이 날 형국이었다.  이를 막기 위하여 거리 곳곳에 회화나무를 심게 하였더니 그 후로는 과부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회화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다. 우리 나라에 있는 것은 중국에서 들여온 것이다. 한반도에는 야생회화나무가 없으므로 본디부터 없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 들어온 지 적어도 천년이 넘었으므로 토종나무라 해도 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우리 나라에 자생하는 나무 중에서 회화나무와 가장 닮은 것은 다릅나무이다. 민간에서는 이 다릅나무를 회화나무에 못지 않은 영험을 지닌 나무로 여겼다.
회화나무는 그 잎모양이 아카시아나 다릅나무잎과 비슷하다. 달걀꼴의 잎은 길이 2~6센티미터, 넓이 1.5~2.5센티미터로 7~17장이 어긋나기로 한 잎대궁에 달린다.
꽃은 8월에 새로 자란 가지 끝에 연한 노랑색으로 핀다. 이 꽃은 괴화(槐花)라고 하여 고혈압의 예방과 치료약으로 쓴다. 꽃피기 전의 봉우리를 괴미(槐米)라고 부르는데 그 모양이 쌀을 닮았기 때문이다. 회화나무꽃에는 꿀이 많아 벌들이 많이 모여들고 회화나무꿀은 꿀 중에서 제일 약효가 높다고 한다. 회화나무꿀은 특히 항암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괴황지와 자명괴의 비밀

 

괴화는 꽃이 벌어지기 바로 전에 다서 볕에 말려 두었다가 약으로 쓰는데 혈압을 낮추는 것 말고도 지혈(止血), 진정(鎭靜), 소종(消腫) 등의 작용이 있어 토혈(吐血), 대하(帶下), 임파선염, 치질, 이질, 피부병들의 치료약으로 쓴다. 괴화에는 '루틴'이라는 노랑색 색소가 20~30퍼센트 들어 있어 이것으로 천이나 종이를 염색할 수 있다. 괴화열매로 염색한 종이를 괴황지(槐黃紙)라고 부른다. 옛날에는 부적을 쓸 때 반드시 이 괴황지에 썼으며 괴황지에 쓴 부적은 영험이 매우 뛰어났다고 한다.
괴황지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음력 칠월 칠석날에 따서 말린 괴화를 물에 담가 노랑 색소를 우려내어 동짓달에 좋은 닥종이에 물을 들이는데, 괴화를 우려낸 물에 닥종이를 담갔다가 말리기를 아홉번 반복하여 진한 노랑색이 나게 한다. 이 때 유의할 것은 마지막 아홉번째 물들일 때의 시간이 반드시 동짓날 자시(子時;밤11시 30분-1시 30분)여야 한다. 만약 5분이라도 틀리면 신통력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회화나무 열매를 달여서 우려낸 물로 괴황지를 만들기도 한다. 대개 아홉 번을 반복해서 물을 들여야 하며 신선한 열매를 짓찧어서 나오는 즙을 창호지에 발라 물을 들이기도 한다. 경신일(庚申日), 계해일(癸亥日), 경신시(庚申時), 계해시(癸亥時)에 만들어야 된다고 하며 일반 닥종이는 태우면 재가 거의 생기지 않지만 괴황지는 숯처럼 까만 재가 남는다. 또 일반 닥종이는 경면주사를 참기름으로 개어 부적을 그리면 번져서 사용할 수가 없지만 괴황지는 번지지 않는다. 주사(朱砂)나 영사(靈砂)로 괴황지에 지극한 정성을 모아서 그린 부적은 불가사의한 신통력과 영험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괴황지에 그린 부적을 벽에 붙이거나 벽지를 괴황지로 바르면 온갖 잡귀가 물러가고 병에 걸렸던 사람이 나으며 사업이 번창하고 가족이 화목해지며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든다고 한다. 보통 시중에 나돌아다니는 부적은 거의 모두가 괴황지로 만든 것이 아니라 화학물감이나 치자 물을 들인 것들이다.
회화나무에는 자명괴(自鳴槐)라 하여 스스로 우는 꽃이 나무마다 한 송이씩 있다는 얘기가 있다. 중국의 옛 책인 <태을통독(太乙通讀)>을 보면 까마귀가 이 자명괴를 따서 먹고 괴화의 정(精)으로 하늘과 땅과 인간세계의 길흉을 미리 아는 능력을 얻어 흉한 일이 닥칠 집을 까욱까욱 짓는다고 하였다. 자명괴를 얻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회화나무 꽃이 피기 시작할 때부터 큰 망태기를 메고 다니면서 한 송이도 땅에 떨어뜨리거나 빠뜨리지 말고 모두 따서 모은다.
이것을 여러 그릇에 나누어 담아 놓고 밤에 자지 않고 지키면 반드시 그릇 가운데 하나에서 은은하게 쇠붙이가 부딪히는 듯한 소리가 난다. 그러면 그 소리나는 그릇의 괴화를 다시 여러 그릇에 나누어 담고 밤새 지키기를 반복하되 그릇 하나에 괴화 한 송이를 담을 수 있을 때까지 하면 마침내 소리를 내는 괴화를 찾아낼 수 있게 된다. 이 소리내는 괴화를 먹으면 영통(靈通)해져서 천상(天上)의 일과 인간세계의 일을 모두 아는 신통력을 얻는다고 한다. 그러나 자명괴는 어느 틈엔가 땅에 떨어져 버리므로 그것을 얻기가 지극히 어렵다고 한다.
괴화는 말려서 차로 마시기도 한다. 꽃잎이 벌어지기 직전에 따서 꽃술을 떼어 내고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약한 불에 덖어서 쓴다. 물 5백밀리리터에 괴화 10그램쯤을 넣고 뭉근한 불로 천천히 달인 후 꿀이나 설탕을 타서 마신다. 이 괴화차는 중국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마시는 사람이 많지 않다. 맛이 특이하고 몸에도 좋으므로 널리 마셔 봄직하다. 조선 시대의 학자 이수광이 쓴 <지봉유설(芝峰類說)>에 6월 15일 유두날에 수단(水團)을 먹는 것은 옛날 괴화잎을 찬물에 띄워 먹던 것과 같은 것으로 액운을 쫓기 위한 것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면 옛날 우리 선조들은 괴화차를 즐겨 마셨던 것 같다.
회화나무 열매를 괴실(槐實), 괴각(槐角), 또는 괴관(槐棺)으로 부르는데 그 모양이 특이하다. 열매의 꼬투리가 염주를 줄에 꿰어 놓은 듯한 모양인데 회화나무 말고는 꼬투리 모양이 염주알을 꿰어 놓은 것처럼 보이는 나무가 달리 없다. 거대하고 장엄한 수형을 지닌 나무에 어떻게 괴상하게 생긴 열매가 가득 달리는 것일까. 회화나무열매도 강장(强壯), 지혈(止血), 양혈(凉血) 등의 효과가 있어 토혈(吐血), 각혈(?血), 치질, 혈변(血便), 혈뇨(血尿), 장염(腸炎) 들의 치료약으로 널리 쓴다. 열매는 완전히 익은 뒤에 따서 햇볕에 말려 꼭지를 떼어 내어 쓴다. 덜 익은 열매를 따서 즙을 짜서 쓰기도 하는데, 이 즙은 괴료(槐療)라고 하여 중풍이나 신경계통의 질병을 치료하는데 쓴다. 드물게 이른 봄철 곡우(穀雨) 무렵에 회화나무 줄기에 상처를 내어 수액을 받아 약으로 쓰기도 한다.
해묵은 회화나무 밑동에 드물게 버섯이 나는 수가 있다. 회화나무에 나는 버섯을 괴이(槐珥), 괴아(槐蛾), 괴균(槐菌), 괴치 등으로 부르며 신선이 되게 한다는 선약(仙藥)을 만드는데 쓴다. 또한 이 버섯은 항암효과가 매우 높다.

 

회화나무    


귀신 쫓고 좋은 기운 모으는 나무

 

회화나무는 우리 나라의 오래된 절간이나 궁궐, 서원(書院), 사당(祠堂), 벼슬하던 양반집 뜰에 수백년 묵은 큰 나무가 많고, 마을 들목이나 마을 가운데에 정자목으로 심은 것도 더러 있다. 주로 영남 지방에 오래 묵은 거목이 많으며 요즈음에는 길가에 가로수로도 흔히 심는다. 서울의 압구정동과 연신내의 가로수가 거의 회화나무이다. 중국의 북경에도 회화나무 가로수가 많아 사람들이 떨어지는 괴화를 빗자루로 쓸어 모아 말려서 시장에 내다 판다. 중국에서는 아직도 부적을 만들 때 괴황지를 많이 쓴다.
우리 나라에는 오백살이 넘은 괴화나무 거목이 꽤 많다. 이 나무들에는 대개 심을 때의 내력이 전해 오고 또 신목(神木)으로 받드는 것이 많다. 회화나무 거목에 치성을 드리면 병이 낫는다거나 집안이 화평해진다거나 전염병이 피해 간다거나 한다는 전설도 적지 않다. 반대로 나무에 손을 대면 큰 횡액을 당한다는 얘기도 많다.
회화나무는 추위에 강하고 공해에도 강하므로 공원이나 길옆에 가로수로 심기에 좋다. 수형도 단정하고 병충해도 거의 없다. 이 나무를 문 앞에 심어 두면 잡귀신이 가까이 오지 못하고 또 좋은 기운이 모여들어 만사가 형통해진다고 하니 모든 사람이 문 앞에 회화나무를 심어 집안에 평화를 지키고 복을 얻을지어다.
회화나무는 가꾸기가 쉽다. 씨앗을 봄에 심으면 싹이 잘 난다. 옮겨 심어도 잘 살고 꺾꽂이나 접붙이기를 해도 잘 산다. 콩과에 딸린 식물이므로 뿌리혹박테리아가 질소를 만들어 내므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땅은 토심이 깊고 비옥한 곳이 좋지만, 돌이나 모래가 많고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란다. 다만 습기가 많은 땅에서는 꽃이 잘 피지 않는다. 탄소동화작용이 활발하여 모든 나무 중에서 산소를 가장 많이 만들어낸다고도 하고 식물체 속에 희귀원소인 게르마늄이 가장 많이 들어 있다고도 한다.  
회화나무는 우주의 상서로운 기운을 끊임없이 받아들여 인간에게 전해 주는 나무다. 회화나무가 있는 곳 근처에는 반드시 상서로운 기운이 서려 있고 재물이 모인다. 장사하는 사람이 집앞에 회화나무를 심으면 손님이 들끓게 되고 공부하는 사람의 집앞에 심으면 문리(文理)가 트이게 된다. 가문이 번창하는 집안에는 반드시 문 앞에 회화나무가 있기 마련이다. 반대로 잘 되던 집이 왠지 갑자기 몰락하는 집안에 가 보면 회화나무를 소홀히 관리하여 말라 죽었거나 베어 버린 경우를 많이 보았다. 이런 신령한 힘이 있었기에 회화나무는 일반 서민들의 집에는 심을 수 없었고 고관대작이나 나라에 공을 세운 신하, 고결한 학자의 집에만 심을 수가 있었다.
회화나무는 우주의 기운을 인간세계에 전해 주는 전령사 역할을 하는 나무이다. 집안을 화목하고 건강하게 하려면 집안에 회화나무를 심고, 마을이 잘 되고 번성하게 하려면 마을 주위에 회화나무를 심을 것이며, 나라 전체를 부강하고 편안하게 하려면 금수강산 집집마다 마을마다 거리마다 회화나무를 심을 일이다.

 

 

회화나무의 약성과 쓰임새

 

회화나무는 예로부터 신선이 되게 하는 나무로 알려질 만큼 훌륭한 약성을 지닌 나무다. 꽃, 열매, 껍질, 줄기, 뿌리를 다 쓰는데 주로 고혈압, 뇌일혈, 중풍 손발의 마비 등의 순환기계 질병과 치질, 치루 등에 효과가 크고, 오래 먹으면 머리칼이 희어지지 않고 늙지 않으며 오래 산다고 한다. 신선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매우 중요시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먼저 옛 의학책에 적힌 회화나무의 약효를 알아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회화나무 열매
맛은 쓰고 시며 짜고 성질은 차고 독이 없다. 5장의 사기와 열을 없애고 침흘리는 것을 멎게 하며, 다쳐서 부러진 것, 다섯 가지 치질, 불에 덴 것, 여성의 젖멍울들을 치료한다. 자궁이 몹시 아플 때에는 음력 7월초에 딴 것을 짓찧어 즙을 낸 다음 구리그릇에서 알약을 빚을 수 있을 때까지 졸여 팥알 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음부에 넣되 3번만 바꾸어 넣으면 낫는다. 또한 이 방법은 태아를 유산시키는 데에도 쓴다. 오래 먹으면 눈이 밝아지고 기운이 나며 머리칼이 희어지지 않고 오래 산다.<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회화나무는 허성(虛星)의 정(精)을 응하였으므로 잎이 낮에는 닫히고 밤에는 열린다. 이를 수궁(水宮)이라고 한다<의학입문(醫學入門)>

 

회화나무 가지
종기가 난 데와 음낭 밑이 축축하고 가려울 때 이것을 물로 달여서 씻는다.<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회화나무 속껍질
끓여서 다섯 가지 치질과 악창 및 불에 데인 곳, 몹시 헤어진 헌 데를 씻는다.<본초강목(本草綱目)>

후비증으로 추우면서 열이 나는 것을 치료한다. 약을 데우거나 태울 때 쓰는 초를 만드는데 쓴다.<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음력 8월초에 회화나무 큰 가지를 잘라서 새싹이 나게 한 다음 그것을 뜯어 달여서 술을 만들어 마시면 문둥병, 위증, 비증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 회화나무 버섯은 맛이 쓰고 매우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 5가지 치질, 가슴앓이, 부인의 음부가 헐어 아픈 것들을 치료한다. 뽕나무 버섯처럼 단단한 것이 좋다<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회화나무 속껍질은 맛이 쓰고 독이 없다. 입안에 생긴 병이나 이빨이 아플 때에는 이것을 좁쌀죽 윗물에 달여 입에 물고 있는다. 남자의 음낭이 부은 데는 이것으로 물에 달여 씻으면 낫는다.<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회화나무 진
여러 가지 중풍을 치료한다. 급경풍으로 이빨을 악물거나 팔다리가 마비된 것, 구안와사, 파상풍들을 치료한다. 달여 먹거나 가루약 또는 알약으로 만들어 먹는다. 달여 먹을 때에는 다른 약에 섞어 쓴다<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회화나무 꽃
다섯 가지 치질, 가슴앓이를 치료하고 배안에 있는 벌레를 죽이고 열을 내린다. 적백이질, 장풍(腸風) 하혈(下血)도 치료하는데 약간 볶아서 쓴다. 회화나뭇잎은 어린이의 경간, 열이 날 때, 옴, 버짐 등을 치료할 때 물에 달여서 쓴다.<동의보감(東醫寶鑑)>

회화나무꽃은 맛은 쓰고 성질은 평하다. 간경, 대장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혈분의 열을 없애며, 피나는 것을 멈춘다. 약리실험에서 꽃의 루틴 성분이 실핏줄의 투과성을 낮추고 염증을 없애며, 달임약은 혈압을 낮추고 핏속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 밝혀졌다. 루틴 함량은 꽃봉오리가 더 높다. 장출혈, 치루, 자궁출혈, 피를 토할 때, 코피, 혈리 등의 모세핏줄장애로 인한 여러 가지 출혈과 간열로 눈이 붉어진데, 부스럼에 쓴다. 피가 나는 데는 거멓게 볶아서 쓰고 고혈압에는 약간 볶아서 하루 6~9그램을 달임약, 가루약, 알약 형태로 먹는다. 외용약으로 쓸 때는 달인 물로 씻거나 가루 내어 뿌린다.<동의학사전>

회화나무는 천지음한(天地陰寒)의 기(氣)를 받고 겸하여 수목(水木)의 기운을 얻어 화생한 나무로 미후기박(味厚氣薄)하여 순음(陰)에 속한다. 성(性) 강(降)하여 양혈청혈(凉血淸血)에 좋은 약으로 위궤양, 출혈, 치질 출혈, 붕루, 적백대하 등에 효과가 있고 고혈압 환자가 늘 먹으면 중풍을 예방한다.
왕일인(王一仁)에 따르면 괴화는 살균살충, 소염, 지혈작용이 있어서 갖가지 치질로 인한 출혈을 막는 효과가 있고, 위장정맥의 충혈을 감소시켜 위장병을 치료하고, 눈의 결막염의 염증을 없앤다. 또 창자 속의 기생충을 죽이는 효과가 있으나 소화불량에는 쓰지 않는다 하였다.(신씨본초학)

회화나무꽃을 늘 차로 마시면 고혈압을 예방 치료하고, 잘 늙지 않으며 뇌가 좋아지고 눈이 밝아진다. 만드는 방법은 여름철에 꽃이 피기 전에 봉우리 째 따서 꽃술을 버리고 그늘에서 말린다. 이것을 살짝 불에 볶아서 하루 10그램쯤을 물 반되에 넣고 은근한 불에 달여 반쯤 졸여서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꽃을 약간 넣어 마셔도 되고 감초나 결명자를 넣어 함께 달여도 좋다. 회화나무열매나 껍질, 가지도 차로 끓여 마시면 뇌를 튼튼하게 하여 기억력을 좋게 하고 머리칼을 검게 하며 눈이 밝아지는 등의 효과가 있다. 특히 중풍으로 몸을 못 움직일 때에 회화나무 껍질 네 근에 물 한 말쯤을 붓고 푹 달여서 그물을 마시면 잘 낫는다. 하루 세 번 한 번에 한 사발씩 마시는데 전갈, 두꺼비, 지네 가루와 함께 먹으면 효과가 빠르다. 대개 한 달에서 두 달쯤 꾸준히 먹으면 큰 효험을 본다. 다음은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신선방(神仙方)에 나오는 회화나무열매로 무병 장수하는 처방을 소개한다.

 

회화나무열매로 늙지 않고 무병 장수하는 방법
회화나무 열매를 허성(虛星)의 정(精)이라 하는데 음력 10월에 따서 독에 넣고 약기운이 새지 않게 꼭 덮은 다음 진흙으로 싸발라 봉해서 14일 동안 두었다가 꺼내서 껍질을 버리고 매일 첫날부터 먹는다. 첫날에는 1개를 물로 먹고 다음날부터는 날마다 한 개씩 줄여 15일 동안 먹는다. 이렇게 달마다 먹으면 밤눈이 밝아지고 힘이 나며 오래 살 수 있다.

회화나무열매를 껍질을 버리고 소쓸개에 채워 넣고 그늘에서 백일 동안 말린 다음 한 번에 한 개씩 아침 빈속과 해질 무렵에 각각 1번씩 깨끗한 물로 먹는다. 한 달을 먹으면 몸이 거뜬해지고 백일 동안 먹으면 빠졌던 이빨이 다시 나오고 달리는 말도 따라잡을 수 있게 된다.

10월 상순에 좋은 회화나무 열매 2말을 따서 질그릇에 담고 뚜껑을 꼭 덮은 다음 종이나 천 또는 진흙으로 잘 봉하여 49일 동안 두었다가 꺼내면 껍질에서 물이 생겨 물컹물컹하게 되어 있다. 이것을 껍질을 모두 벗겨 천으로 깨끗하게 닦고 물로 잘 씻어서 닥종이로 만든 봉지에 넣어 두고 처음에는 1개를 물이나 차로 먹고 다음부터는 매일 1개씩 늘려서 10일 동안 먹으며 그 다음부터는 다시 1개부터 시작하여 매일 1개씩 늘려서 10일 동안 먹는다. 이렇게 거듭해서 먹으면 장수하고 중풍도 치료되고 머리도 좋아지고 수염이 검어진다. 옛 책에는 '회화나무 열매는 갖가지 약 중에서 으뜸이다. 음력 10월 4일에 따서 물에 일거나 씻지 말고 크고 잘 여문 것만을 골라 하루에 5개씩 깨끗한 물로 먹는다. 먹는 동안 꺼리거나 금할 것은 없다. 1년을 먹으면 수염이 검어지고 2년이면 몸이 거뜬해지며 3년 뒤에는 머리가 총명해지고 눈이 밝아진다. 오래 먹으면 효과가 이루 다 말할 수 없이 좋다' 라고 하였다.

회화나무는 그 줄기나 가지로 지팡이를 만들어 짚고 다녀도 중풍에 걸린 사람이 낫는다고 할 만큼 중풍을 비롯한 온갖 질병을 낫게 하고 오래 살게 한다는 좋은 약이다. 껍질은 상처가 짓물러 곪은 데나 고름이 나오는 데 등에 가루를 만들어 뿌리면 잘 낫고, 줄기에 상처를 내어 받은 진은 여러 가지 중풍이나 힘줄이 오그라드는 데, 기침, 경풍 등에 신효하다고 할 만큼 효험이 있다. 회화나무 진은 중풍으로 인한 팔다리의 마비, 피부에 감각이 없는 데, 구안와사, 파상풍, 허리가 뻣뻣하고 힘이 없는 데 등에 효과가 매우 좋다. 진을 말려서 가루 내어 먹기도 하고 다른 약을 달일 때 같이 넣을 수도 있으며 마르지 않은 것을 차나 음료에 타서 먹을 수도 있다.
열매는 5장에 있는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열을 내리며 신장의 기운이 허약하여 침을 흘리는 것을 멎게 하며 뼈가 부러진 것, 부인의 유방에 멍울이 생긴 것, 자궁이 몹시 아픈 것 등을 낫게 한다. 회화나무열매를 식초에 오래 담가 두었다가 복용하면 중풍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데 으뜸가는 약이 된다.
자궁의 통증을 치료하거나 남자가 양기를 세게 하려면 음력 칠월 칠석날에 회화나무 꽃을 따서 짓찧어 생즙을 내어 구리그릇에 넣고 은은한 불로 오래 달여 고약을 만든다. 여기에 느릅나무껍질가루를 조금 넣고 팥알 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하루 두 번, 한 번에 5-6개씩 미지근한 물로 먹는다. 오래 먹으면 눈이 밝아지고 흰 머리가 검어지며 병없이 오래 살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이 방법으로 절륜의 정력을 지니게 된 사람이 있다. 여성의 자궁 통증에는 이 알약을 한 번에 한 알씩 며칠 동안 성기 속에 넣는다.

 

건선
주엽나무가시 67그램, 분지나무(산초나무) 가시 24그램, 회화나무꽃 오갈피 황기 나팔꽃씨 우엉씨 각 20그램, 울금 18그램을 모두 부드럽게 가루 내어 고루 섞은 다음 꿀로 반죽하여 알약을 만든다. 한 번에 4그램씩 하루 2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2-3개월 복용한다. 80퍼센트쯤이 낫는다.

 

회충 십이지장충 편충
마른 회화나무속껍질 10킬로그램을 3-4센티미터 길이로 잘라서 여기에 물 50리터를 붓고 3-4시간 달인 뒤 그것을 걸러서 10리터가 되게 한 다음 식힌다. 이것을 어른들한테는 한 번에 100밀리리터씩 저녁 10시에 먹고 8-17세는 50밀리리터, 5-7세는 30밀리리터씩 오전 9-10시 사이에 먹이고 점심을 먹도록 한다. 부작용이 전혀 없고 단맛이 있으며 먹기 좋으므로 기생충 구제에 널리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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