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운림의 식품과 의학

어리굴젓

초암 정만순 2018. 4. 24. 12:57



어리굴젓



어리굴젓으로 강심장이 되고 강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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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삭은 어리굴젓은 우리 겨레가 만들어 낸 발효음식 가운데서 한 꼭짓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모든 식품 중에서 면역력을 키우는 데 효과가 제일 좋은 것이 조간대에 바위에 붙어 자라는 굴로 젓갈을 담아서 푹 삭혀서 초처럼 신맛이 나게 만든 것이다. 음식 중에서 오래 두면 발효가 되어 초처럼 시어지는 것은 김치와 어리굴젓밖에 없다. 굴은 발효가 아주 잘 되는 식품이다. 잘 삭은 어리굴젓이 면역력을 기르고 암을 치료하며 뼈를 튼튼하게 하는데 최고의 약이고 식품이다.

굴젓을 제대로 담그기는 쉽지 않다. 얼마 전에 굴을 시장에서 3만원어치를 사서 소금과 고춧가루를 넣고 젓갈을 담아서 절반쯤 물이 될 때까지 오래 두어 삭혀 보았으나 시어지지 않았다. 굴젓을 담글 때 무엇이 부족해서 초처럼 시어지지 않는 것일까? 서울에서 굴을 사서 젓갈을 담아도 시어지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한참을 생각해 보고 굴을 민물로 씻어서 젓갈을 담갔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굴은 껍질을 깐 다음 반드시 바닷물에 씻어 헹구어서 젓갈을 담아야 한다. 민물이 한 방울이라도 들어가면 발효가 되지 않는다. 민물에 씻은 것은 젓갈을 담아도 시어지지를 않는다. 몇 번을 굴을 사서 굴젓을 담가 보았으나 모두 익지 않아서 실패했다. 그렇다면 바닷가에 가서 직접 굴을 따서 민물로 씻지 말고 담아 보기로 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부러 날을 잡아 바닷가에 가서 직접 굴을 따서 바닷물로 씻어서 굴젓을 담아 보았더니 며칠 만에 잘 삭아서 초가 되었다.



어리굴젓은 면역력 부족과 면역 과잉, 면역 과민으로 인해 생기는 모든 질환을 고치는데 아주 좋은 효과가 있다.

요즈음 사람들한테 생기는 거의 대부분의 질병은 면역기능과 관련된 질병이다. 면역력 부족과 과잉, 그리고 과민반응, 그리고 자가면역반응으로 질병이 생긴다. 면역력 부족으로 인해서 오는 대표적인 질병으로는 감기, 식중독, 두드러기, 모든 병원균 감염으로 인한 염증, 질염, 당뇨병, , 대상포진 등이 있고 면역과민반응으로 생기는 질병은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병, 기관지천식, 결막염 등이 있다. 자가면역질병으로 100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베체트, 백반증, 당뇨병, 크론씨병이라고도 부르는 궤양성 대장염, 중증근무력증 등이 있다. 제대로 만든 어리굴젓을 먹으면 위에 적어놓은 거의 대부분의 질병을 고칠 수 있다.

옛날 간월도에서 난 어리굴로 담근 굴젓은 발효되어 잘 삭으면 신김치만큼 신맛이 많이 났다. 식중독으로 인해 두드러기가 생기거나 구토를 심하게 할 때 이 어리굴젓을 한 젓갈 먹으면 즉시 두드러기가 가라앉고 비위가 아무리 약한 사람도 구역질이 금방 가라앉았다. 굴젓은 면역력을 늘리고 뼈를 튼튼하게 하고 골다공증을 치료하는데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약이다. 어리굴젓은 임신부의 임신중독을 치료하는 데에도 아주 좋은 효과가 있다.

그런데 요즘 시장에 나오는 어리굴젓을 1킬로그램을 사서 3개월 동안 두어 보았으나 전혀 신맛이 나지 않았다. 굴젓을 담글 때 소금을 조금만 넣고 설탕이나 올리고당 같은 것을 많이 넣었기 때문이다.

지금 약으로 쓸 수 있는 어리굴젓은 시중에서 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직접 바닷가 굴이 있는 곳으로 가서 석화(石花)를 직접 따서 토판염으로 굴젓을 담가서 먹는 수밖에 없다.

굴에는 칼슘과 철, 단백질 같은 것이 많이 들어 있어서 기력이 쇠약하거나 병후 회복에 아주 좋다. 굴에는 천연 미네랄이 아주 많이 들어 있다. 철분이나 아연 성분도 많다.

굴은 자기 몸무게의 10배가 넘는 껍질을 만들 수 있다. 굴은 자기 몸에서 칼슘 성분을 뱉어내서 안에서부터 껍질을 만들어 낸다. 소나무껍질이 그렇다. 처음에 얇은 껍질을 만들고 속에서 차츰 껍질을 바깥쪽으로 밀어내어 겉껍질을 차츰 두껍게 만든다.

진주는 진주조개의 살 속에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이를 칼슘으로 감싼 것이다. 옛날에 진주는 몸속에 넣어 놓고 꿰매어도 탈이 나지 않았다. 옛날 눈알이 빠진 사람이 눈알 대신 진주를 박아 넣었다. 진주는 피부와 직접 닿아도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 옛날 눈알이 없는 사람이 개눈 대신 박는 것이 진주알이었다. 진주가 살 속에 들어가도 부작용이 없는 것은 생체와 가까운 천연유기질 칼슘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굴에는 뼈를 만드는데 필요한 아직 뼈로 생성이 안 된 원자재 상태의 칼슘과 갖가지 미네랄 성분이 들어 있다. 남자의 정액은 절반 이상이 칼슘이나 아연 같은 미네랄에서 나오는 것이다. 옛날부터 굴은 정력제로 이름이 높았다. 정액은 색깔이 화장품으로 쓰는 로션 빛깔과 비슷하다. 실제로 로션 같은 것은 대부분이 굴 껍질과 비슷한 석회석 가루다.



굴은 가장 품질이 좋은 유기 칼슘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면역력은 뼈에서 나온다. 뼈가 튼튼한 사람은 어떤 병에도 걸리지 않는다. 옛날부터 면역력이 강한 사람을 강골(强骨)이라고 했다. 면역력이 약해서 병에 잘 걸리는 사람이 약골(弱骨)이다. 약골을 강골로 만드는 데 제일 좋은 것이 잘 삭은 어리굴젓이다.

우렁이, 소라, 다슬기 같은 것에 모두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 옛날 머슴살이를 하는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들이 발목을 삐거나 뼈가 부러지면 우렁이를 날것으로 짓찧어 붙이고 또 한 편으로는 삶아서 먹었다. 참게 껍질을 짓찧어 붙이기도 했다. 새우나 가재 같은 것에도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 갑각류에는 모두 칼슘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굴은 껍질이 뼈대이다. 우렁이 종류 중에서 제일 칼슘 성분이 적게 들어 있는 것이 껍질이 가장 얇은 달팽이 종류다. 서양 사람들은 달팽이 요리를 좋아한다. 특히 프랑스 사람들이 달팽이 요리를 잘 먹는다고 한다. 식용 서양 달팽이는 껍질이 아주 얇다. 손으로 껍질을 까려고 하면 약해서 저절로 다 부서져 버린다.

우리나라에서 한 때 서양종 달팽이를 들여와서 양식을 해서 정력에 좋다고 해서 먹는 사람이 많았으나 지금은 무엇 때문인지 잘 안 먹는다. 민물에서 사는 달팽이가 비린내가 제일 많이 난다. 수은 성분이 아주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흔히 결핵 환자가 섹스를 밝힌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결핵에 걸려서 여자를 밝히게 된 것이 아니라 섹스를 밝히는 사람이 결핵에 잘 걸리는 것이다. 결핵이나 감기에 걸린 사람이 병을 고치려면 무조건 금욕을 해야 한다.

허리가 부러졌을 때 금욕(禁慾)을 하지 않으면 일생 동안 약을 써도 낫지 않는다. 정액이 최고의 곧 면역물질이고 항체이다. 여자를 밝히면 정력이 부족하게 된다. 정력이 부족하면 면역이 약해져서 폐병이나 감기에 잘 걸린다. 여자를 밝히면 면역력이 약해져서 온갖 감염성 질병에 잘 걸리게 되는 것이다. 정력이 부족하면 면역력 저하가 되어 감기도 잘 걸리고 전염병에도 잘 걸리며 폐결핵이나 폐렴 같은 것에 잘 걸리는 것이다.

옛날 폐결핵 환자가 섹스를 하다가 피를 토하고 죽는 경우가 많았다. 폐결핵 환자를 고치려면 금욕이 첫 번째 조건이다. 폐병 환자가 제일 주의할 것은 여자를 볼 수 있는 곳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리굴젓은 폐렴이나 폐결핵을 고치는데 최고의 약이다. 보리밥을 잘 삭은 어리굴젓으로 비벼서 먹으면 잘 낫는다. 폐결핵 환자가 각혈을 하면 피에서도 피비린내가 나는데 피 속에 철분이 많고 면역 물질과 항체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어리굴젓은 석화(石花)에 고춧가루와 마늘, 토판 천일염을 넣어서 담근다. 굴은 매우 훌륭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양식한 굴이나 갯벌 바닥에 있는 돌에 붙어서 자라는 것은 쓰지 않는다. 청양 고추와 육쪽 토종 마늘을 쓴다. 청양고춧가루는 씨를 빼고 곱게 빻아서 넣고 토종 육쪽마늘을 절구로 곱게 짓찧어서 쓴다. 서해안 바닷가의 바위에 붙은 석화를 따서 반드시 바닷물로 씻어서 담아야 한다. 바닷물에 살살 헹구어서 껍질이 부서지면서 생긴 찌꺼기를 씻어내고 수놈 굴과 알맹이가 터진 것은 버린다.

굴을 까서 소금물에 띄우면 동글동글하게 되면서 오므라드는데 푹 퍼진 것은 버리고 토실토실한 것만 쓴다. 오그라들어 동글동글하게 된 것만 쓰는 것이다. 민물이 한 방울이라도 닿으면 발효가 되지 않고 썩으므로 물을 절대로 넣으면 안 된다. 굴을 캐서 알맹이를 까서 담아서 바닷물에 씻어서 담아야 한다. 민물이 한 방울이라도 들어가면 안 된다. 밀물 때에는 구정물이 들어오니까 물이 들어오고 나서 한 시간 이상 기다렸다가 모랫벌까지 물이 들어왔을 때 바닷물로 씻어야 한다. 소금을 물에 풀어서 씻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도 좋지 않다. 반드시 바닷물로 씻어야 한다. 굴젓을 담글 때 제일 중요한 것이 비 한 방울이나 물 한 방울 닿지 않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유리병이나 항아리에 담그는 것이 좋다. 부피로 따져서 고춧가루 10에 마늘 5 정도의 비율로 넣어 버무려서 따뜻한 곳에 12일 정도 두어서 발효시킨다. 500그램에 토판 소금을 100그램쯤 넣는다. 빨리 삭혀서 먹으려면 소금을 적게 넣고 오래 두고 먹으려면 소금을 많이 넣으면 된다. 잘 버무려서 항아리에 담고 나서 한지 한 장을 펴서 덮어야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 항아리에 가득 담그면 차츰 발효되면서 20-30퍼센트 정도가 부풀어 올라서 개어 넘치므로 항아리의 60퍼센트 정도만 담그는 것이 좋다.



뚜껑을 덮어 두기만 하고 밀봉을 하면 안 된다. 공기가 통해야 발효가 제대로 이루어진다. 항아리 입구를 헝겊으로 덮고 뚜껑을 덮어서 따뜻한 곳에 두어 푹 삭힌다. 빨리 익혀서 3일 만에 먹으려고 하면 소금을 절반쯤만 넣으면 된다. 오래 두고 푹 삭혀서 먹으려면 고춧가루와 소금을 부피로 따져서 11이 되게 소금을 많이 넣어야 한다. 소금과 고춧가루의 양이 전체 양의 3분지 1가량 되게 하면 5년이나 10년을 두고 삭혀서 먹을 수 있다.

굴젓을 담글 때 고춧가루를 많이 넣을수록 보기가 좋다. 잘 익은 매실 정도로 신맛이 나는 것이 좋다. 신맛이 많이 날수록 발효가 잘 된 것이다. 설탕을 넣으면 신맛이 별로 나지 않고 달짝지근한 맛이 나고 형체가 허물어져서 코처럼 된다. 젓갈이 완전히 삭아도 토실토실하게 형체가 그대로 남아 있어야 한다. 형체가 허물어지지 않게 발효를 해야 한다.

굴젓을 오래 두고 먹으려면 소금을 많이 먹어야 한다. 대개 12일 정도 따뜻한 곳에 두어 발효하여 먹는다. 반드시 상온에 두고 먹어야 한다. 냉장고에 넣지 말아야 하고 햇볕이 드는 곳에 두지도 말아야 한다.

어리굴젓은 골다공증을 치료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며 면역력을 기르는 데 제일이다. 칼슘이나 철분, 아연, 마그네슘 같은 유기 미네랄이 아주 많다. 단백질이 풍부하여 기력을 늘리는 데에도 아주 좋고 정력제로도 매우 훌륭하다.

굴을 따서 갖고 나와서 중간 상인들이 물을 가지고 가서 물을 부으면 죽처럼 되어 마치 고기에 물을 먹인 것처럼 양이 두 배로 늘어난다. 갯벌에 굴을 걷으러 가서 굴을 까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가 물을 부어서 물을 먹인다.

갯벌바닥에서 잡은 굴은 젓갈을 담는데 쓸 수 없다. 굴 양식을 하는 사람들이 돌을 갯벌 여기저기에 뿌려 두어서 굴이 돌에 붙여 자라게 한 것은 아주 굵다. 굵은 것은 동물성 플랑크톤과 그 죽은 시체 찌꺼기를 먹고 자란 것이므로 독이 많다.

돌에 붙어 자라는 굴은 크기가 아주 작다. 암초(暗礁)는 갯바닥보다 높은 곳에 있으므로 거기에 붙어 자라는 석화는 살아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먹고 자란다. 석화는 크기가 양식한 굴의 절반도 안 된다.

갯벌 바닥에서 조개처럼 캐낸 굴은 젓갈을 담그는 데 쓰지 않는다. 갯벌 바닥에 있는 돌에 붙어 있는 것도 쓰면 안 된다. 물 속 바닥이 가까운 곳에서 자란 것이나 바닥에 붙어 있는 돌에서 자라는 것은 쓰지 말아야 한다.

제대로 약효가 나는 어리굴젓을 담그려면 굴을 채취하는 사람들한테 특별히 부탁을 해서 올바른 굴을 따서 오게 해서 어리굴젓을 담가야 한다. 굴을 채취하는 장소에 같이 가서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비가 오는 날이나 안개가 낀 날에 캔 것은 못 쓴다. 빗방울이 하나라도 닿으면 안 된다. 민물이 전혀 닿지 않은 것으로 젓갈을 담가야 한다. 요즘에는 서해안이 오염이 심하므로 간월도 같은 곳보다는 전라남도 목포 앞바다 다도해 지방의 작은 섬 같은 곳에서 굴을 따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굴젓은 심장이 약한 사람한테도 아주 좋다. 불면증, 신경쇠약, 우울증에도 좋은 약이 된다. 그러나 품값을 따로 주고 석화를 따서 젓갈을 만들어야 제대로 효능이 나타난다.



참굴은 크기가 새끼손가락 한 마디만큼씩 밖에 되지 않는다. 요즘은 바다가 석유화학물질로 오염되어 있어서 갯벌바닥에서 채취한 것은 기름 냄새가 많이 난다. 화학오염물질 중에서 제일 위험한 것이 선박의 밑바닥에 굴이나 조개 같은 것이 달라붙지 못하게 하는 부착방지용 페인트 티비티(TBT)에 들어 있는 유기주석의 독성이 제일 무섭다. 그러므로 어선이 닿지 않는 곳 곧 항구가 전혀 없는 곳에서 캔 것이라야 한다. 인적이 없는 무인도 같은 곳의 썰물 때 물 밖으로 드러나는 바위에 붙어서 자란 것이 제일 좋다. 가능하면 배가 드나드는 항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캔 것이라야 한다.

여러 가지 조개 종류 중에서 기름 냄새가 제일 많이 나는 것이 홍합이다. 홍합은 기름 냄새가 비린내보다 더 많이 난다. 피조개 역시 기름 냄새가 많이 나는데 피조개는 갖가지 바다생물의 사체를 분해해서 먹는다. 마치 시체 청소부와 같다.

굴젓을 담글 때 생강을 약간 넣으면 약효가 더 좋아진다. 생강을 많이 넣으면 쓴맛이 나므로 마늘 분량의 3분지 1정도만 넣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굴젓을 담글 때 설탕을 넣어서 담근다. 설탕을 넣지 말고 소금을 더 많이 넣어야 한다.

고춧가루는 하우스에서 재배하지 않고 노지에서 재배한 것을 쓴다. 꼭지가 파란 것은 하우스에서 재배한 것이다.

갯벌 바닥에 불가사리가 많다. 불가사리는 굴을 잡아먹는다. 굴은 불가사리한테 잡혀 먹지 않으려고 독을 만든다. 갯벌 바닥에 있는 굴은 독이 많다. 그래서 흙 토()자 토굴은 먹고 나서 배탈이 나는 수가 많다. 토굴을 먹으면 셋 중에 둘은 배탈이 나거나 설사를 한다.

조개 종류는 껍질이 얇을수록 독이 많다. 조개 종류 중에서 독이 제일 많은 것은 홍합이다. 홍합은 산란기에는 코끼리 한 마리를 죽일 수 있을 만큼 독이 세다. 백합조개나 피조개, 가리비 같은 것들이 대개 독이 많다. 갈매기는 매와 같이 날카로운 눈과 부리를 가졌지만 굶어죽더라도 홍합을 부리로 찍어 잡아먹지 않는다.

굴은 환경오염지표생물이다. 굴 한 마리가 하루에 20리터에서 40리터의 물을 정화한다. 굴은 바닷물의 성분이나 지역의 특성에 따라서 성분과 맛이 변한다. 굴은 바닷물에 들어 있는 중금속이나 갖가지 오염 물질들을 아가미로 여과하여 빨아들여 몸속에 저장하는 성질이 있다. 홍합과 굴은 납과 수은, 카드뮴 같은 중금속을 제일 많이 흡착한다. 굴의 빛깔이 납의 빛깔과 비슷하다. 굴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가장 위험한 식품이라고 한다.

여자들의 자궁 역시 환경과 식품 오염의 지표가 된다. 여자들이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오염 물질이나 독소가 모두 자궁으로 모인다. 그래서 요즘 여자들한테 자궁 근종이나 물혹, 염증, 암 같은 것이 많이 생기는 것이다.



어리굴젓을 먹으면 엄동설한에도 추위를 모르고 산다

 

달기(妲己)는 중국 역사에서 서시(西施), 왕소군(王昭君)과 함께 3대 미인 중에 하나로 꼽히는 사람이다. 전설에 따르면 달기는 천 년 묵은 여우가 둔갑하여 여자가 되었다고 한다.

여우는 썩은 송장을 잘 먹는데 해골 중에서 사람의 골수를 파 먹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그래서 달기는 주왕(紂王)이 사람을 잡아 죽이는 것을 보면 좋아서 옆에서 깔깔깔 웃었다고 한다. 달기가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주왕은 이 놈이든지 저 놈이든지 아무렇게나 혐의를 걸어 사람을 마구 죽였다는 것이다.

어느 겨울철에 달기와 주왕이 지방으로 순찰을 떠나서 돌아다니는 중에 한 강가에 머물렀다. 아침에 일찍 주왕과 달기가 누각에 서서 강을 내려다 보면서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다. 강은 제일 깊은 곳이 무릎이 빠질 정도로 얕았지만 건너다니는 다리가 없고 살얼음이 깔려 있었다.

마침 어떤 옷을 화려하게 차려 입은 한 젊고 살집이 많은 청년이 샛강을 건너려고 하는데 발을 물을 담갔다가 꺼내고 발이 시려서 강을 건너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뒤에 낡은 베옷 하나를 걸친 백발이 성성한 한 노인이 강가로 오더니 다리를 훌렁 걷고 여름철에 냇물을 건너듯 아무렇지도 않게 강을 첨벙첨벙 건너가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보고 있던 달기가 깔깔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주왕이 물었다.  

내가 사람을 죽이지 않았는데 그대는 무엇이 재미가 있어서 깔깔깔 웃는가?”   

달기가 대답했다.  

저 젊은이는 뼈가 시려서 강을 못 건너는데 저 노인은 차가운 물을 추위를 전혀 타지 않고 건널 수 있는 이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웃은 것입니다. 왜 저 젊은이는 차가운 강물을 건너지 못하고 백발 노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건널 수 있는지를 대왕께서는 알고 계시나요?”   

내가 그런 것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그대는 그 이유를 알고 있는가?”   

저 젊은 사람을 잡아와서 대퇴골을 꺾어 보면 골수가 틀림없이 텅 비어 있을 것입니다. 저 젊은이는 귀족이고 부잣집 자식이므로 달콤한 음식과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서 뼛속이 비어 있어서 추위를 심하게 심하게 타는 것입니다. 반대로 저 노인은 바닷가에서 가난하게 자라서 먹을 것이 없어 굴, 새우, 미역, 다시마 같은 것들을 많이 먹어서 골수가 꽉 차 있으므로 추위를 전혀 타지 않는 것입니다.”  

굴이나 미역 같은 것이라면 천한 것들이 주로 먹는 음식이 아닌가?”  

그러하옵니다. 천민들이 노동을 많이 하면서도 지치지 않고 건강한 것은 바닷가에서 나는 음식들을 주식으로 먹기 때문입니다. 대왕께서 소첩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아보시려면 저들 두 사람의 붙잡아 와서 다리를 꺾어 보면 될 것입니다.”  

주왕은 즉시 군사를 불러 명령을 내렸다.  

여봐라. 저기 가서 저 젊은이와 늙은이를 당장 잡아 오라.”  

그 말을 듣고 달기는 좋아서 깔깔깔 웃었다.


주왕이 군사를 보내서 두 사람을 잡아오게 해서 다리뼈를 꺾어 보았더니 달기와 말한 것과 꼭 같았다. 젊은이는 뼛속이 텅 비어 있어서 마치 마른 삭정이를 밟는 것처럼 쉽게 잘 부러졌고 노인은 뼛속이 꽉 차 있어서 강철처럼 단단하고 탄력이 있어서 부러뜨리기가 힘이 들었다.

주왕이 두 사람을 죽여서 그 시체를 헛간에 두었더니 달기는 한밤중에 몰래 여우로 변신하여 두 사람의 골수를 파 먹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뒷날에 의가(醫家)에서 만들어낸 이야기이지 사실이 아니다. 주왕(紂王)의 주()는 먹줄 주(). 먹줄처럼 곧은 임금이라는 뜻이다. 달기 역시 중국 역사에서 3대 귀인(貴人)의 하나로 꼽을만큼 성품이 훌륭한 여인이었다. 역사는 이긴 자의 기록이다. 주왕을 사상 최악의 폭군이고 달기를 최악의 요부로 기록한 것은 은나라를 멸망시킨 주문왕이다.

이 이야기는 요즈음 말로 하면 젊은이는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수가 말라서 추위를 심하게 탔던 것이고 노인은 골수가 꽉 차 있어서 추위를 전혀 타지 않았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뼈가 시린 것은 골수가 말라 있기 때문이다. 뼈가 튼튼하면 강골이고 뼈가 약하면 약골이다.

굴에는 가장 품질이 좋은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 굴에 있는 칼슘은 가장 쉽게 몸에 흡수될 수 있다. 알칼리성이면서도 쉽게 상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굴은 골다공증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데 가장 좋은 식품이자 약이다. 홍화씨에 있는 칼슘은 몸에 흡수되지 않는 단점이 있으나 굴에 들어 있는 칼슘은 몸에 쉽게 흡수되는 이점이 있다.

굴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굴로 젓갈을 담가서 완전한 신맛이 날 때까지 발효시켜서 먹는 것이다. 굴껍질에 들어 있는 칼슘은 방부작용이 가장 뛰어난 물질이지만 굴은 가장 잘 상하기 쉬운 음식이다. 굴이 칼슘의 덩어리이면서도 가장 상하기 쉽다는 것은 가장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라는 뜻이다. 생굴을 먹는 것보다는 젓갈을 담가서 발효시켜 먹는 것이 가장 흡수가 잘 된다.

골다공증이나 뼈가 약한 증상, 늙은이가 빙판에 넘어져서 오랫동안 회복되지 않을 때 굴로 젓갈을 담가서 먹으면 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회복된다. 2-3개월을 먹으면 아무리 뼈가 약한 사람이라도 뼈가 무쇠처럼 튼튼해진다.

또한 굴에는 남녀의 호르몬으로 전환될 수 있는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여성의 갱년기증상과 남성의 정력 감퇴에 매우 좋은 효과가 있다.

굴은 폐와 기관지, 임파선 계통의 질병에도 매우 효과가 좋다. 폐결핵은 어떤 상태이든지 굴젓을 2년 동안 먹으면 반드시 치유된다. 폐와 기관지가 약한데, 기운이 없는데, 염증이나 종기가 난 데에도 좋은 효험이 있다. 빈혈이나 허약증 임산부와 어린이한테 가장 좋은 것이 굴이다. 빈혈환자한테도 굴은 으뜸가는 식품이자 약이다.

굴은 갯흙에서 자라는 것과 바위에 붙어 자라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의 남해안에서는 굴을 많이 양식한다. 갯흙에서 자라거나 갯가의 작은 바위에 붙어 자라는 굴은 옛날부터 개굴이라 하였고 바위에 붙어 자라는 굴을 석화(石花)라고 하여 참굴이라고 불렀다. 개굴 곧 갯흙에 자라는 굴은 주먹만큼 크게 자라지만 참굴 곧 바위에 붙어 자라는 굴은 숟가락 정도 크기밖에 자라지 않는다. 참굴은 플랑크톤을 먹고 자라고 개굴은 갯벌의 유기물을 먹고 자란다. 갯벌은 중금속이나 환경호르몬 등으로 오염되어 있기 쉬우므로 개굴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굴 중에서는 것은 서산 간월도에서 나는 어리굴젓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천수만을 막은 뒤로 바다가 오염되어 굴이 많이 나지도 않을 뿐더러 품질도 아주 나빠졌다. 게다가 요즈음에는 거리굴젓을 담글 때 설탕이나 올리고당 같은 당분을 많이 넣고 민물에 씻어서 담그기 때문에 제대로 발효가 되지 않아서 제대로 된 약효를 기대할 수 없다. 어리굴젓은 완전히 초가 될 때까지 푹 삭혀서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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