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근골 관절

가미소요산 좌골신경통 치험례

초암 정만순 2017. 11. 22. 17:58




가미소요산 좌골신경통 치험례


- 근본, 마음의 중요성                                                           


                  

 

송나라 서적인 <태평혜민화제국방>에 수록된 소요산이란 처방에 치자목단피를 추가한 처방 <가미소요산>

당귀, 작약이 몸의 혈액을 보충해주고, 당귀는 몸의 혈액을 따뜻하게 돌리고, 작약은 몸의 혈액을 서늘하게 식히며 복직근과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어혈도 어느 정도 풀어준다.

복령백출은, 이뇨작용을 돕고, 복령은 어느 정도 마음을 편하게 하고, 백출은 이자의 습기를 말리고 이자를 따뜻하게 하며 이자와 위를 건강하게 한다.

시호는 간과 담, 그리고 경락의 열을 흩고, 화를 내리고, 혈압도 내린다. 추웠다 더웠다 하는 증상, 흉협부가 결리는 증상, 입이 쓰고, 눈이 어질어질하며 입안이 건조한 증상 등에 쓰인다.

치자목단피몸의 열을 시원하게 식히는데, 치자는 심장부터 온몸의 열을 끄고, 목단피는 혈액의 열을 서늘하게 식혀준다.

역시 화병 도움이 된다.

박하는 인체 표면의 열을 흩고, 머리와 눈, 인후를 맑게 하며, 간의 스트레스도 풀고, 피부의 두드러기도 없애준다.

위의 약들이 조합되어 혈액이 부족해지고, 스트레스로 인해 울화가 치밀고, 열이 후끈 올랐다 내려가는 증상을 가진 "갱년기 여성분들"에아주 좋은 처방 가미소요산이 된다.

그리고 한의학적으로 옆구리 쪽 문제(소양경 병증)를 치료함에 있어, 몸이 허약한 분들께 위의 약을 드리기도 한다.



최근 진료를 하며, 가미소요산이 좌골신경통을 치료한 신기한 예가 있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오른쪽으로 좌골신경통이 있으신 58세 여성분.
이사를 가시느라 신경을 쓰셔서
오른쪽 머리도 지끈거리시고(화병. 가미소요산이 좋게 할 수 있다)
좌골신경통을
치료받고 싶어 오신 분이다.

맥은 침, 지, 활. 맥이 피부 안쪽으로 위치해있고(몸의 안쪽 병, 마음의 병일 가능성), 맥이 느려 몸이 차고, 구슬처럼 빠르게 움직여 몸에 노폐물이 많은 상태시다.

설태는 , 누렇다는 뜻은 안에 이 있다는 뜻인데, 이분이 단호박을 드시고 오셨다고 하셔서 일시적으로 누렇게 되었을 가능성도 고려했다. 보통 커피를 드셔도 설태가 누레지기에 꼭 커피나 음식을 확인해야 된다. 하지만 문진(問, 물어보아 진단하는 것)을 통해 화병과 속의 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화는 조금 안되시는 편, 빵과 밀가루를 안 좋아하시고

 소변은 좀 약하시고(역시 가미소요산의 백출과 복령이 좋게 할 수 있는 부분)

대변은 1일 1회 있으시며 잔변감이 없으시다.


잠도 잘 주무시는데, 신경을 쓰면 잠이 안 오신다.

전체적으로 살이 통통하시고, 하얗고, 약간 빈혈기가 있으시다.

좌골신경통은 진단을 바탕으로 침으로 치료해드리고,
위의 증상에서 보이는
피로, 소화불량, 울화, 속열, 빈혈기, 소변 약함 등을 목표로 가미소요산을 처방해드렸다.

그런데 다음에 오셔서는, 저린 기가 싹 가셨다고 한다. 물론 좌골신경통 치료를 했기에 좋아진 것일 텐데, 잘 치료되셔서 그런지 그 이후엔 침을 안 맞으셨다.

그런데 가끔 오셔서는 약만 타가시는 것이다. 그 약을 먹으면 저린 게 사라진다고.

사실 부수적인 증상으로 좌골신경통이 옆구리 문제라서 어느 정도는 가미소요산이 도움이 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좋은 반응을 보일 줄이야...


원인인 울화가 치료되어서 좌골신경통도 같이 치료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나름 추측하게 되었다. 이분은 울화로 인해 좌골신경통이 생겼을 수 있겠다고.

울화나 스트레스, 마음의 병은 우리 몸의 혈액순환을 좌지우지한다.

화가 나면(怒) 에너지가 모두 머리로 쏠린다. 화 내보면 얼굴이 붉어지며 씩씩거리는 것으로 알 수 있다.
기쁘면(喜) 에너지가 온몸으로 퍼진다. 그리고 온몸이 긴장이 이완된다. 푸하하 웃어보면 알 수 있다.
생각을 많이 하면(思) 에너지가 뭉친다. 생각 많이 하다 체하신 분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슬프면(悲) 에너지가 사라진다. 울고 나서 잠이 많이 오고 기운이 까라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두려워하면(恐) 에너지가 아래로 쑥 까라진다. 공포 영화 볼 때 항문 쪽으로 뭔가 꺼지는듯한 느낌을 느껴보면 알 수 있다.

(위의 에너지는 혈액도 포함한다 결국 혈액을 통해 에너지가 돌아다니고, 에너지가 혈액을 움직인다)

이런 것 중,
울화는 그야말로 머리로 에너지를 솟구치게 하는 것이다. 울화로 인해 머리로만 혈액이 쏠렸다 치자. 허리 쪽으로 혈액이 못 갈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허리가 약해질 것이고, 근육이 약해지며 좌골신경통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반대로
울화가 치료된다면, 화가 사라지고 온몸에 에너지가 고루 퍼지니, 허리 부위 근육도 강해지고, 좌골신경통도 사라지는 것 아닐까?


治病必求於本

모든 병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항상 근본을 다스리는 것은 너무도 중요하다.
논어 맹자, 중용, 대학, 사서삼경에도 여러 번 나와있고, 동의보감이나 다양한 서적에서도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근본을 치료하는 것.
근본이 치료가 된다면, 그 근본 원인으로 생긴 모든 다른 증상은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최고의 근본은, 마음!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부분에 있어 마음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것은 많은 한의학 책에 나와있는 말이다.
그리고 한의학의 바이블인 황제내경 1편 상고천진론에도 나오는 말이다.

"마음을 비우면, 정신이 차려져서. 진기가 따르니, 어찌 병이 따라 들어오겠는가?"

마음을 비워야 건강하다.

마음의 건강을 어떻게 챙겨야 할까?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게 너무 심하게 화내거나, 웃거나, 생각하거나, 슬퍼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을 피해야 할 것이다.

그런 방법으로 사람들은 책도 읽고, 여가생활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듯하다.
고민해볼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