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주는 선물
‘인간의 유전자 속에는 숲에 대한 회귀 본능이 내재돼 있다’.
숲의 치유 효과를 뒷받침하는 미국 하버드대 윌슨 교수의 ‘바이오필리아’ 가설이다.
약 500만~700만 년 전 동아프리카 사바나에서 탄생한 인간은 숲과 더불어 살았다.
도시생활을 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결국 인간이 숲에 가면 심리적 안정을 찾고 건강해 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숲이 주는 다양한 치유 효과를 제대로 만끽하는 법을 알아보자.
숲에 들어서는 순간 ‘건강 샤워’
숲은 ‘그린닥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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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들어가면 향긋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나무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다.
피톤치드는 ‘식물’이라는 ‘피톤(Phyton)’과 ‘죽이다’라는 ‘사이드(Cide)’의 합성어.
항균·항산화·항염증 작용을 하며, 말초혈관과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천식·폐 등에도 이롭다.
숲의 소리에도 귀 기울여 보자.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계곡물·
새소리는 리듬이 있어서 신경을 안정시키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줄이고,
부교감신경에 작용해 뇌 활동을 안정화시키기 때문이다.
도시보다 약 2% 높은 숲의 산소량도 신체 활동을 깨운다.
미세먼지도 도시보다 최대 수천 배 적다.
영국 파우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1㎢ 면적에 2헥타르의 숲이 있으면
연간 5~7명의 사망자를 줄이고, 입원도 4~6명 감소시켜 연 90만 달러의 경제 효과를 낸다.
숲에서는 피톤치드 이외에도 음이온이 방출된다.
음이온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신체적·정서적 이완 효과가 있다.
음이온은 정서적 안정 시 뇌에서 나오는 알파파도 늘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일본 우에하라 이와오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음이온·기압·숲냄새·산소농도·바람 등이 오감을 자극해 면역력을 높인다.
거닐고 명상하면 우울증·고혈압에 좋아
실제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숲 치유는
고혈압 환자와 우울증 환자의 증상을 개선시켰다.
고혈압 환자는 도시보다 숲에서 거닐 때 뇌의 알파파가 늘어나고,
혈압이 정상수준으로 유지됐다. 평균 수축기 혈압이 128㎜Hg이었는데 숲을 거닌 후
119㎜Hg로 떨어졌다.
도시에선 125㎜Hg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가벼운 우울증 환자도 숲에서 심리치료를 진행한 결과, 병원보다 효과가 높았다.
우울증 수치가 23.70이던 환자들이 숲 치유 4주 후 11.83으로 크게 낮아졌다.
병원에서 치료받았을 때는 20.32였다.
한국녹색문화재단과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가 600여 명의 알코올 중독자에게
숲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우울감이 사라졌고,
불안감은 낮아졌다. 자아존중감도 개선됐다.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아동 15명과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숲 치유 프로그램 이후
아이의 우울증·불안증 수치가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도 경감됐다.
숲 치유는 녹색문화재단이 2008년 진행한 인터넷중독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에서도 의미 있는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 지바대 연구팀은 숲과 도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12명의 건강한 남성을 도시와 숲에서 각각 머물게 한 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혈압·심장박동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모든 수치가 숲에 있을 때 낮게 나타났다.
확장기 혈압은 도시에서 85㎜Hg였고, 숲에선 75㎜Hg로 떨어졌다.
코르티솔 농도도 0.6~0.8㎍/㎗에서 0.2~0.3㎍/㎗로 낮았다.
계절은 봄·여름 … 오전 10시·오후 2시 적당
그린 닥터인 숲의 건강 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복장은 공기가 잘 통하고 몸에 꼭 끼지 않는 면 소재 옷을 입는다.
숲 속의 지형은 들쭉날쭉하므로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를 신는다.
가방은 등에 멘다.
숲이 주는 이점을 크게 누리려면 울창한 숲을 택한다.
숲은 사계절 언제든 찾더라도 건강에 좋다.
하지만 피톤치드 발산이 가장 많은 계절은 봄과 여름이다.
숲의 효과를 충분히 보기 위해선 두 시간 정도를 할애한다.
본인과 가족의 체력에 적합한 산책로를 선택한다.
무작정 걷기보다 고개를 들고 숲을 둘러보자.
녹음에 눈의 피로를 풀 수 있다.
숨이 가쁘면 가끔 휴식을 취하고,
나무를 향해 심호흡을 해 피톤치드 흡입량을 늘인다.
숲에 발을 들여놨다면 100m 이상 깊이 들어가 보자.
숲이 깊을수록 공기 중의 오염물질은 적고, 피톤치드 농도는 증가한다.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함유한 나무는 편백나무다.
100g당 피톤치드 함량이 겨울에 5.2㎎, 여름에 5.5㎎이다.
이어 구상나무로 겨울과 여름이 각각 3.9·4.8㎎,
삼나무 3.6·4.0㎎, 화백나무 3.1·3.3㎎, 전나무 2.9·3.3㎎ 순이다.
피톤치드 발산량은 기온과 관계가 있으며, 낮 12시부터 오후 2시쯤이 가장 많다.
하지만 이 시간대는 기온이 높아 땀 분비량이 많고 쉽게 지칠 수 있다.
신체 부담을 줄이면서 숲을 만끽하기 좋은 시간은 오전 10시쯤이나 오후 2시쯤이다.
물보라가 치는 계곡이나 폭포 주변에는 음이온이 많이 발생한다.
물을 발견하면 신발을 벗고 발을 담가보자.
황운하 기자
도움말 고대의대 통합의학교실 이성재 교수,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우종민 교수,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유리화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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