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목본(다)

돌배나무

초암 정만순 2017. 3. 19. 11:15




돌배나무


다른 표기 언어 Sand Pear , 山梨 , ヤマナシ山梨



요약 테이블
분류 장미과
학명Pyrus pyrifolia


중부 이남 표고 700m 이하의 산록에 자생한다. 꼭지돌배나무, 돌배, 산배나무라고도 부른다.

원산지는 한국, 중국, 일본이다.

학명은 Pyrus pyrifolia (Burm.) Nakai이다.

경상북도 청도군 청도읍의 상리 돌배나무는 경상북도 기념물 제119호로 지정되어 있다.

생태


 

[ 넓적한 타원형 형태의 돌배나무 잎 역시 배나무 잎을 꼭 빼닮았다. ]


잎은 어긋나기를 하고 달걀모양의 타원형 또는 달걀형이다.

잎의 길이는 7∼12㎝, 너비는 4∼6.5㎝이다.

잎의 양면은 털이 없거나 혹은 어릴 때 갈색의 솜털이 있다.


  

[ 5~9개씩 모여피는 돌배나무의 하얀 꽃 ]

꽃은 암수한몸 양성화(兩性花)로 4∼5월에 백색으로 피는데, 6∼9개의 작은 꽃이 산형화서로 달린다.

꽃의 지름은 3.5∼4㎝이고, 꽃줄기에는 어릴 때 작고 가는 털이 있다.

줄기는 곧게 선다. 어린가지는 통통하고 암갈색인데, 처음에는 털이 있다가 후에 떨어진다.

많은 개량종이 있으며 변종으로 일본배나무가 있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한방에서는 돌배나무, 산돌배나무, 문배나무의 열매를 산리(山梨)라 하여 독성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외용하거나 화농성 골수염에 짓찧어 붙이거나 어혈을 푸는데 사용한다.

민간에서는 갈증해소와 변비에 사용하고, 삶은 후 즙을 내어 먹으면 버섯중독, 구토 증세에 효용이 있다고 한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기침이 심할 때 배 속을 비우고 꿀을 넣어 달여 먹는다고 한다.

충청도 지방에서는 더위 먹었을 때 열매의 껍질을 달인 물을 마신다고 한다.

목재는 가구재, 기구재로 쓰이는데, 해인사 팔만대장경 경판 제작에 사용되었다는 기록도 있다.

나무는 정원수나 분재용으로 많이 애용된다.


청도의 상리 돌배나무는 청도김씨의 시조인 영헌공(英憲公) 김지대(金之岱, 1190∼1266)의 묘제인 염수제(念修齊) 앞뜰에 자라고 있다. 수령은 약 200년, 높이는 18m, 둘레는 3.68m로 경상도에서 보기 드문 노거수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돌배나무는 대부분 벌목되어 거목은 그리 흔치 않으나 청도김씨 대종친회에서 잘 관리해 온 까닭에 고유의 수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생육상태도 양호하다. 다른 지역의 나무에 비해 열매가 크며 신맛이 강해 돌배나무의 변종 연구에 귀중한 학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용도

• 과수용 : 배나무대목
• 관상용 : 정원, 분재로 이용한다.
• 식용 : 과실(생식, 과실주)
• 과실은 梨(이), 根(근)은 梨樹根(이수근), 나무껍질은 梨木皮(이목피), 枝(지)는 梨枝(이지), 葉(엽)은 梨葉(이엽), 果皮(과피)는 梨皮(이피), 灰(회)는 梨木灰(이목회)라 하며 약용한다.
⑴梨(이)
①8-9월에 과실이 익었을 때 따서 신선한 것을 사용하거나 썰어서 햇볕에 말린다.
②성분 : 돌배나무의 과실에는 사과산, 구연산, 과당, 포도당, 蔗糖(자당) 등이 함유되어 있고 재배종의 과실에는 자당, 과당 등이 함유되어 있다.
③약효 : 生津(생진), 潤燥(윤조), 淸熱(청열), 化痰(화담)의 효능이 있다. 熱病傷津(열병상진), 煩渴(번갈), 消渴(소갈), 熱咳(열해), 痰熱(담열)로 인한 驚狂(경광), 일격, 변비를 치료한다.
④용법/용량 : 생과실을 먹거나 과피와 핵을 제거하고 즙을 내어 마신다. 또는 졸여서 膏劑(고제)로 하여도 좋다. <외용> 짓찧어서 붙이거나 즙을 點眼(점안)한다.
⑵梨樹根(이수근)
①연중 수시로 채취한다.
②약효 : 헤르니아(脫腸(탈장))를 치료하고 止咳(지해)하는 효능이 있다.
③용법/용량 : 30-60g을 달여서 복용한다.
⑶梨木皮(이목피) - 傷寒(상한) 등의 유행성병의 熱(열)을 풀어 준다.
⑷梨枝(이지) - 곽란토혈을 치료하는데 삶아 즙을 복용한다.
⑸梨葉(이엽)
①성분 : 산돌배의 잎에는 arbutin과 tannin이 함유되어 있고 잎에는 成葉期(성엽기)에 질소, 인, 칼륨이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고 이후부터는 점점 감소한다. 칼슘, 마그네슘의 함유량은 이와는 반대로 된다.
②약효 : 버섯중독, 소아의 헤르니아(脫腸(탈장))를 치료하고 곽란토사, 下痢不止(하리부지)에는 삶은 즙을 복용한다.
③용법/용량 : 煎液(전액) 또는 생즙을 복용한다. <외용> 짓찧어서 즙을 내어 塗布(도포)한다.
⑹梨皮(이피)
①약효 : 淸心(청심), 潤肺(윤폐), 降火(강화), 生津(생진)의 효능이 있다. 暑熱煩渴(서열번갈), 咳嗽(해수), 吐血(토혈), 發背(발배-등에 생기는 腫瘡(종창)), 정창을 치료한다.
②용법/용량 : 9-15g(신선한 것은 30-60g)을 달여서 복용한다. <외용> 짓찧어서 塗布(도포)한다.
⑺梨木灰(이목회) - 氣積鬱冒(기적울모), 結氣咳逆(결기해역)을 치료한다



봄이 무르익어 갈수록 산속의 나무들은 저마다 치열한 눈치작전을 편다.

계획을 잘못 세우면 ‘썩은 나무’란 이름을 달고 숲속에서 영원히 퇴출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새잎을 내고 꽃을 피우는 시기, 자람의 속도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신경을 써야 한다.

돌배나무는 다른 나무들보다 조금 늦게 새하얀 꽃으로 한 해를 출발한다. 그것도 한두 개의 꽃이 아니라 커다란 나무를 온통 뒤덮을 만큼 수많은 꽃을 피운다. 돌배나무는 잎이 난 뒤에 꽃을 피우는 일반적인 순서를 따르지 않는다. 우선 자손을 퍼뜨리는 일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 적어도 한 해의 자식농사만큼은 망치지 않겠다는 종족보존의 강한 집념을 그대로 보인다.

배꽃은 진분홍 복사꽃, 연분홍 벚꽃과 같은 경쟁나무에서 보이는 것처럼 도발적인 화려함이나 요염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흰빛이 갖는 고고함에 덧붙여 다소곳하면서도 마치 소복에 숨겨진 청상과부의 어깨선 마냥 배꽃은 애처로움이 배어 있고, 때로는 아쉬움이 묻어 있는 그런 느낌이다. 그래서 과일나무이면서도 꽃으로 뭇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지도 모른다. 조


선 명종 때의 부안 기생 매창은 한 번 떠난 후 소식이 끊긴 애인 유희경을 두고 이런 시 한 수를 남긴다.

이화우(梨花雨)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날을 생각하는가
천 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하노매
        

돌배나무는 산속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다. 자람 터를 별로 가리지 않아서다. 돌배나무의 조상은 산짐승들이 먹을 수 있는 과육을 만들어 먹이고, 대신에 씨앗은 멀리 옮겨 달라는 유전자 설계를 해두었다. 덕분에 산짐승이 쉬어 간 고갯마루나 물 먹으러 왔다가 잠시 실례한 개울가 등 그들이 지나간 곳이면 어디에서나 터를 잡고 자란다.

환경 적응력이 높은 탓에 배나무에는 유난히 종류가 많다. 우리가 흔히 먹는 개량종 참배나무 외에 돌배나무, 산돌배나무를 비롯하여 청실배나무, 문배주로 이름이 알려진 문배나무까지 한참을 헤아려 보아야 한다. 여기에다 팥배나무, 콩배나무, 아그배나무 등 사이비 배나무까지 합치면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그러나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배가 열리는 나무는 대체로 돌배나무 아니면 산돌배나무다. 돌배나무는 주로 중부 이남에서 자라고 꽃받침 잎이 뾰족하며 열매는 다갈색이다. 반면 산돌배나무는 중부 이북에서 주로 자라고 꽃받침 잎이 둥글며 열매는 황색으로 익는다. 그러나 둘의 구별은 알쏭달쏭하기 마련이다. 그냥 쉽게 친숙한 이름인 ‘돌배나무’라고 불러도 산돌배나무가 크게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남쪽이라고 배나무 종류가 자라는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본래 고향은 북쪽의 추운 지방이다. 그래서 옛날 배의 명산지는 봉산, 함흥, 안변, 금화, 평양 등 대부분 북한 지방이었다.


산에다 두고 따먹기만 하던 돌배는 멀리 삼한시대부터 집 주위에 한두 포기씩 심으면서 과수로 자리매김을 해나갔다. 자연히 사람들은 돌배나무 중 굵은 열매가 열리고 맛이 좋은 돌배를 골라다 심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청실배, 백운배, 문배, 황실배, 함흥배 등 이름을 날리는 품종이 생겨났다. 특히 청실배는 맛이 좋아 옛사람들도 흔히 키우던 배나무 종류다. 《화암수록》의 〈화목구등품〉에 보면 “배는 품종이 많으나 정선 청리(靑梨)의 큰 것은 과일접시 한 그릇에 가득 찬다”라고 했다. 서울 중랑천 넘어 태릉 일대가 아파트단지로 변해버리기 전까지 ‘먹골배’란 이름으로 우리의 미각을 자극하던 추억의 배도 대부분 청실배였다.

오늘날 개량종이란 이름으로 일본 배, 중국 배, 서양 배가 우리 돌배를 제치고 나라의 배 밭을 모두 점령해버렸다. 옛 맛을 아는 이라면 넘쳐흐르는 과즙과 너무 진한 단맛이 오히려 돌배에 대한 아쉬움을 불러일으킨다.

산속에서 아름드리로 자란 돌배나무는 또 다른 쓰임새가 있다. 속살이 너무 곱고 치밀하여 글자를 새기는 목판(木板) 재료로 그만이다. 멀리 고려 때 팔만대장경을 만드는 장인들의 눈에도 돌배나무는 일찌감치 각인되었다. 돌배나무는 베어져 부처님의 말씀 하나하나를 새길 수 있도록 기꺼이 ‘육신공양’을 했다. 산벚나무와 함께 팔만대장경 판으로 만들어져 760년이 지난 지금도 민족의 위대한 문자 문화재로 정성스런 보살핌을 받으면서 해인사에 고이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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