鎭痛
진통에는 침이 최고다. 침 자리 하나 제대로 잡아 침을 놓으면 통증은 깨끗이 사라진다.
어떤 두통이든지 효험을 볼 수 있는 진통 혈 자리로는 합곡(合谷) 혈을 따를 것이 없다.
손등에서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몸통뼈가 만나는 부위인 합곡은 손가락을 벌리면 호랑이 입처럼 우묵하게 들어간다.
나는 머리가 아파서 온 사람이건 이가 아파서 온 사람이건, 목 위로 통증이 있으면 합곡에 침을 높아 진통부터 시킨다.
합곡에 침을 꽂으면 두통인 사람은 찡그렸던 얼굴이 펴지고 치통인 사람은 턱을 감싸 쥐고 있던 손이 스르르 내려간다.
합곡은 그야말로 보물과 같은 혈이다.
대장(大腸)의 원기가 흘러들어 머무는 곳으로 가볍고 맑은 기(氣)는 오르게 하고 진하고 탁한 기는 내리게 하여 목, 머리, 얼굴의 통증을 가라앉게 하니 침 마취에도 탁월한 자리이다.
또한 합곡은 목 위쪽에 생긴 통증 전반을 다스리는 진통 혈이라 이(齒), 귀, 코, 목이 아픈 증상을 싹 없앤다.
보통 양쪽이 아플 때는 양쪽 합곡을 쓰고 한쪽이 아플 때는 아픈 반대쪽 합곡을 쓴다.
그러니 두통, 치통은 약 찾을 필요도 없이 합곡에 침을 놓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