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水 天下/등산 여행상식

캠핑의 겨울나기 준비

초암 정만순 2015. 10. 5. 13:38

 

캠핑의 겨울나기 준비

 

 

1)겨울 캠핑의 실내, (왼쪽)아연으로 만들어진 탕파 난로 위에서 직접 데울 수 있어 편리하다. 2)2룸형-리빙쉘의 기본적인 난방기구 배치. 3)원폴-면텐트의 기본적인 난방기구 배치
봄, 여름이 지나고 바야흐로 찬바람 불어오는 캠핑하기 알맞은 계절이 돌아왔다. 선선하여 웬만한 야외활동에 땀도 잘 나지 않고, 여름철 인산인해를 이뤘던 곳들이 조금은 여유로움을 되찾기에 캠핑 동호인들은 오히려 겨울 캠핑을 선호하는 편이다. 강박일 정도로 신경 쓸 부분도 준비할 것도 많지만 굳이 그 고생을 하면서도 겨울에 캠핑을 즐기는 이유는 겪어보지 않는다면 글로써 이해시킬 방법은 없을 것 같다.

봄, 여름이 지나고 바야흐로 찬바람 불어오는 캠핑하기 알맞은 계절이 돌아왔다. 선선하여 웬만한 야외활동에 땀도 잘 나지 않고, 여름철 인산인해를 이뤘던 곳들이 조금은 여유로움을 되찾기에 캠핑 동호인들은 오히려 겨울 캠핑을 선호하는 편이다. 다만 겨울 및 간절기 캠핑에는 몇몇 장비가 추가되어야 하고 장비 마련에 더해서 안전한 난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따뜻할 때의 캠핑에선 폭우로 고립되는 것 외엔 딱히 위험한 일들이 없지만 동계 캠핑에는 미비한 준비와 잘못된 난방법 때문에 인명 사고도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겨울 및 간절기에 사용 가능한 텐트를 준비해야 한다. 겨울과 여름의 옷이 다르듯 텐트에도 차이가 있다. 겨울 텐트를 여름에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여름 텐트를 겨울에 사용할 수는 없다. 딱 잘라 겨울, 간절기용으로 구분 지어서 판매되지는 않으나 일반적으로 리빙쉘이라 하는 바닥(그라운드시트)과 텐트가 분리되고, 이너 텐트를 안에 설치하는 거실 공간과 취침공간이 분리된 텐트를 많이 사용한다. 면텐트도 겨울에 사용하기 적합한 기종이다. 어느 정도 크기가 있는 사양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겨울 캠핑은 여름처럼 야외 공간 사용이 어렵기 때문에 이른바 텐트 안의 전실에서 조리, 식사 등 많은 것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구가 많거나 여러 사람이 모일 경우 취침용 텐트와 식당용 텐트를 아예 2동으로 설치하기도 한다. 작은 텐트는 언뜻 난방이 수월해 보일 수도 있으나 내부의 난방기구와 천장, 벽이 가까워 화재가 발생하기 쉽다. 또 좁은 만큼 불편은 물론 내부의 공기 질이 빠르게 탁해져 환기 주기도 잦고, 돔텐트의 경우 완전한 밀폐 구조라서 위험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준비물은 난로이다. 오토 캠핑장에서는 전기 사용이 가능하다 해도 할로겐 히터 등 고전력 전열기는 사용이 불가하다. 전력이 불필요한 실내용 등유 캠핑 난로를 많이 사용하며, 텐트의 크기에 맞춰 넉넉한 발열량의 제품을 추천한다. 전기 사용이 가능한 장소를 주로 다닌다면 등유 난로에 팬이 내장되어 따뜻한 바람을 뿜어주는 팬히터도 효율적이다. 가스 난로의 경우 바깥이나 활동 시에 사용이 가능하지만 산소 소모량이 많아 취침 시 사용은 더욱 많은 주의를 요한다. 연료 부피 대비하여 효율도 썩 좋은 편은 아니므로 등유 난로에 비해 사용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세 번째 준비할 것은 써큘레이터이다. 요즘엔 일반 가정에서도 많이 사용하는데 일종의 직진형 선풍기로 공기의 대류를 활성화해 난방의 효율을 높여준다. 있고 없고의 차이가 상당하고 저렴한 제품도 많으므로 꼭 장만하길 추천한다. 전기 사용이 불가할 때를 고려하여 12V 파워뱅크로 사용 가능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는 침구다. 동계 침낭이 따로 있기는 하나 내한온도 영하 10℃ 정도의 동계, 간절기 침낭에 핫팩이나 탕파(데운 물을 담은 밀폐통) 정도면 우리나라의 겨울은 거뜬하다. 추위를 심하게 타거나 인원이 많을 경우 전기 사용이 가능하다면 전기장판, 안 된다면 온수매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캠핑용 온수매트는 휴대용 전원으로 가동되는 모터를 이용, 난로 위의 온수통(주전자나 냄비 등)에서 실리콘 호스를 통해 입`출수 순환을 시켜주는 가정의 보일러와 비슷한 바닥 난방 장비이다.

겨울캠핑의 필수 장비를 장만했다면 적절한 배치와 사용요령을 숙지해야 한다. 이너텐트를 갖춘 2룸형 텐트의 경우 난로는 이너텐트 입구에서 1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시킨다. 이너텐트 뒤쪽 외피에 있는 환기구는 주먹만큼 개방해주고 전실의 입구도 완전 밀폐시키지 않는다. 써큘레이터는 천장의 고리를 이용해 높은 곳에 위치시켜 난로의 위쪽을 지나 이너텐트의 입구로 바람이 불도록 조정한다. 면텐트에서 일반적인 원폴형 텐트의 경우 중앙의 폴대에 붙여 난로를 설치하고 폴 기둥을 이용해 서큘레이터를 매달고 바닥을 향해 바람이 불도록 조정한다. 난로 바로 위에 서큘레이터를 설치할 경우 난로의 열기로 플라스틱 부품이 변형될 수 있기에 위치를 약간 비껴서 설치한다. 면텐트 역시 천장에 환기구가 있다면 적당히 개방해 유지하고, 창문이나 출입구도 환기구를 확보해 놓아야 한다. 온수매트 사용 시는 체결부위를 단단히 처리해 물이 새지 않도록 하고 호스 정리를 깔끔히 해 호스에 발이 걸려 난로 위의 온수통을 엎는 불상사를 예방하도록 한다. 난로는 적당한 화력으로 가동하되 최대 화력이나 너무 낮은 화력 상태에서는 그을음 등 이상 연소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연소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며 적당한 화력으로 가동한다. 취침 전에는 반드시 환기구 확보를 재차 확인하고 난로의 연료를 가득 채워 새벽에 연료부족으로 소화되며 불완전 연소되는 위험을 예방한다. 휴대용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비치해 놓는 것도 안전할 것이다.

이렇게 단단히 준비한다고 해도 역시 바깥은 어쩔 수 없는 바깥이라 실내의 따뜻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고, 건조한 실내 난방이 아닌 진짜 열이 느껴지는 난로 불빛을 바라보며 비릿한 석유 냄새도 간만에 느껴보는 경험도 이색적일 것이다. 강박일 정도로 신경 쓸 부분도 준비할 것도 많지만 굳이 그 고생을 하면서도 겨울에 캠핑을 즐기는 이유는 경험해보지 않는다면 글로써 이해시킬 방법은 없을 것 같다. 지난겨울의 캠핑을 곱씹어보며 어서 빨리 겨울이 오기를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