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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九峰山,1,002.0m)

초암 정만순 2015. 10. 1. 10:52

 

 

 

구봉산(九峰山,1,002.0m)

 

아홉 암봉으로 이루어진 진안팔경이자‘일광선조'의영산
 
 

진안팔경이자, 풍수지리상 일광선조(日光先照)의 영산으로 일컫는 구봉산은 마치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은 아홉 개 암봉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게다가 전북, 충남, 충북의 생명의 젖줄인 금강의 상류로 용담댐의 수자원인 청정유수가 흐르는 수려한 자연경관 때문에 주천(朱川)과 정천(程川)이라는 지명을 얻었다. 오죽하면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백성들은 소박하고 꾸밈이 적으며, 푸른 절벽이 만 겹으로 겹쳐있고, 좁고 맑은 물이 여러 겹 창벽(蒼壁) 간에 흐른다’고 극찬했을까. 또 ‘주줄산(珠?山)은 용담현의 서쪽 30리, 구봉산(九峰山)은 20리에 있다’고 기술된 것으로 보아 예부터 아홉 개 암봉으로 이루어진 구봉산과 함께 운장산도 아름답고 험준하다는 뜻으로 주줄산으로 불려온 성 싶다.

   
  ▲ 천황사 능선에서 내려다 본 구봉산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져 있다.  
 

 

 

구봉산을 품에 안은 정천면과 주천면은 본래 용담군에 속해 있다가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진안군에 편입됐다. 정천은 모산 앞으로 정자천이 흐르고 그 냇가에 정자가 있으며, 주천은 사방에서 냇물이 가운데로 흘러 주자천을 이룬다는 뜻이다. 구봉산 북쪽에 있는 구암(九岩)마을은 구봉산의 암봉도 아홉 개, 바위도 아홉 개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고, 산의 앞마을 양명(陽明)마을은 산 중턱에 불공제각을 지었는데 그 곳을 중심으로 산 아래 양지바른 곳에 자리했다는 뜻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숭암사(崇巖寺)는 구봉산, 안장사(安長寺)와 미적사(米積寺)는 주줄산에 있다고 나와 있으나 그 위치를 알 수 없고, 신라 헌강왕 때 창건했던 천황사(天皇寺)는 그 기록이 없어 아쉽다. 게다가 진안군지에 산 정상이 장군봉으로 기록돼 있음에도 최근 진안군에서는 엉뚱하게 정상에 천왕봉 표석을 세웠다. 이는 정상의 남쪽자락에 위치한 천황사에서 따온 이름이 아닌가 싶다. 천황봉은 진안군지에 나온 장군봉으로 바로잡아야 옳을 성 싶다.



산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암괴석의 아홉 개 암봉 때문에 구봉산(九峰山)으로 불리고 있다. 그런데 조선 중조 때 송익필(宋翼弼, 1534-1599) 호는 구봉(九峰), 자는 운장(雲長)이 운장산 서봉과 오성대에서 유배생활하며 풍류를 즐겼다 하여 운장산과 구봉산으로 불렸다는 설도 있다. 지역주민들에 의하면 이 산에서 산삼을 많이 캔 신비의 산이라고 한다.

 



진안에서 정천면 소재지를 지나 주천면 방향으로 725번 도로를 타고 10여분을 달리다 주천면 운봉리 윗양명마을 앞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아홉 개 암봉이 그 위용을 자랑하며 한눈에 들어온다. 암릉으로 이루어져 위험한 암벽사이를 곡예하듯 위험한 산행을 했으나, 진안군에서 암벽마다 안전장치를 설치해 놓았다. 아쉬운 것은 이정표와 나무계단이 섞고 안전시설이 고장나서 새롭게 정비했으면 좋겠다.

산줄기는 금남호남정맥 완주 주화산에서 분기된 금남정맥이 남쪽으로 호남정맥을 보내고, 북쪽으로 뻗어가며, 입봉, 보룡고개, 연석산을 지나 운장산 서봉에서 지맥하나를 내려놓고 피암목재로 내닫는다. 이 지맥은 동쪽으로 뻗어가며 운장산(주줄산) 정상인 상봉과 동봉, 복두봉을 지나 아홉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구봉산을 솟구쳐 놓았다. 구봉산의 물줄기는 북으로 주자천, 남으로 정자천을 통하여 금강에 합수되어 금강하구둑의 서해로 흘러든다. 운장산에서 구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북쪽의 물탕골, 연화골의 물줄기는 주자천과 만나서 금강을 이룬다. 물탕계곡은 상탕, 중탕, 하탕이 있어, 갈수기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 행정구역은 전북 진안군 정천면. 주천면을 경계하고 있다.



▶문화유적과 명승지

[천황사]정천면 갈용리 조포마을에서 왼쪽으로 1km쯤 들어가면 천황사가 나온다. 사찰입구에는 수령이 500 여 년 된 둘레 5.1m나 되는 우람한 전나무가 인상적이다. 신라 헌강왕 1년(857년)에 무량대사가 창건한 역사 깊은 사찰이다. 이 사찰은 본래 주천면 운봉리 안정동에 있었다. 전설에 의하면 이 절터가 명당이라고 하여, 무주의 박현갑이 절 뒤에 묘를 섰다. 그러자 절에 있는 우물이 당장 끊기고, 쥐 떼가 나와 절 안 밖을 휩쓰는 이변이 생겼다. 이에 승려들이 박씨에게 묘를 옮길 것을 간청했으나 박씨는 권세를 앞세워 거절했다. 그 뒤, 1871년에 현재의 위치로 사찰을 옮겨 재건하였다.



▶산행안내

제1코스:윗양명주차장-외딴집-묘소-1-8봉-장군봉(2.9km,정상)-남능-안부-천황사-(4.8km)조포마을(5시간, 7.7km)

제2코스:동상면 연동마을-연석산-운장산(주줄산)-복두봉-정상(장군봉)-8봉-1봉-윗양명주차장(8시간, 14.5km)

제3코스: 갈룡리 조포마을-천황사-정상(장군봉)-안정동-구봉초교-구암마을(8.2km, 4시간20분)



이번에는 호남지리탐사회가 1코스를 답사했다. 가을이 영글어가는 산야를 벗 삼아 푸른 물이 넘실대는 용담댐도로를 일주하여 구봉산주차장에 닿으면 까치가 산객을 맞는다. 예전에는 윗양명마을 도로변이나 마을 안에 주차해서 불편했는데 대형 주차장이 설치됐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와 빨갛게 물들어가는 암봉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양명교를 지나 외딴집 앞에서 하동정씨 묘소로 오르면 노란 솔가루가 등산로에 뿌려져 마치 양탄자를 걷는 기분이다. 돌계단과 나무계단을 오르면 산악회 리번이 만국기처럼 매달렸다. 갈림길에서 좌측 능선에 오르면 굴참나무 숲이 마중 나오고 급경사를 올라서면 벤치가 있는 쉼터에 닿는다. 동으로 양명마을이 지척이고, 서로는 구봉산의 기암괴석의 연봉들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암릉을 오르면 눈앞에 거대한 2봉의 암봉이 머리를 압도할 듯이 버티고 섰다.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바윗길을 지나 1봉과 2봉의 삼거리에 닿으면 이정표가 동쪽에 있는 1봉(0.1km)을 다녀오라고 주문한다.(주차장에서 50분 소요) 이곳에도 리번이 많고, 바윗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갔다가 1봉에 오르면 멋진 소나무가 서있다. 동쪽엔 양명마을과 주차장, 서쪽엔 앞으로 가야할 2봉과 암봉들이 줄지어 섰다. 제2봉에 올라서면 작은 돌탑이 있고 서쪽으로 줄지어 서 있는 기암괴석의 암봉과 정상인 장군봉의 산허리를 감싸않고 있는 운해가 일품이다. 임릉을 오르내리며, 산 아래 아름다운 풍경과 주변의 산들을 조망하노라면 신선이 되어 비경을 거니는 것만 같다. 양명마을을 가운데 두고 타원형을 그리며 돌아가는 암봉마다 훌륭한 전망대요, 아름다운 소나무가 어우러진 바위는 최적의 쉼터이다. 진안군에서 설치한 철 구조물이 망가져 안전사고 위험이 있고 나무 이정표는 썩어서 땅바닥에 나뒹굴어 볼썽사납다.



제7봉 아래에는 30여 개의 리번이 마치 만국기처럼 휘날린다. 암벽을 타고 밧줄과 철제 가드레일에 의지하여 오르내리노라면 오금이 저린다. 서쪽엔 복두봉과 그곳에서 북쪽으로 뻗어가는 명도봉 능선이 다가온다. 제7봉은 예전에는 자일이 없으면 오르지 못했는데 철 계단이 설치됐다. 남쪽의 암벽을 끼고 돌아서 8봉을 올랐다가 내려오면 돗내미재 삼거리다. 남쪽은 천황암을 거쳐 영명마을로 하산길, 서쪽은 장군봉으로 가는 길이다.

낙엽 쌓인 산죽 길을 한참가면 좌측으로 거대한 암벽 밑 너덜을 밧줄에 의지하여 10여분을 기어올라야 한다. 이끼 낀 암벽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거대한 다래나무 덩굴이 세월의 무게를 말해준다. 코가 땅에 닿을 듯한 급경사와 지리산 천왕문을 연상케 하는 좁은 바위 터널을 통과하면 전망이 좋은 쉼터다. 또 다시 급경사를 힘들게 올라서면 뾰족한 암봉이 발길을 가로막으며 남쪽으로 우회하라고 한다. 암벽을 조심조심 내려갔다가 흙길을 오르면 장군봉이 오른쪽으로 나타난다. 까마귀가 마치 아기울음소리처럼 울어대며 산행을 방해한다. 또 다시 너덜과 미끄러운 급경사를 힘들게 오르면 북쪽의 복두봉에서 오는 산줄기와 만나고 곧이어 정상인 장군봉에 닿는다.(주차장에서 3시간 소요)

정상은 훌륭한 조망대로 서쪽으로 운장산, 복두봉, 남쪽으로 옥녀봉과 부귀산, 북족으로 운일암 반일암, 면덕.명도봉, 남동으로 덕유산과 지리산의 백두산 줄기가 용트림하고, 용담댐이 한눈에 잡힌다.



정상에서 하산은 서능을 따라 복두봉(2.7km), 운장산휴양림(5.8km), 운장산(9km), 연석산의 종주코스, 원점회귀코스, 남쪽은 윗양명이나, 천황사로 빠지는 코스가 있다. 이번에는 유서 깊은 사찰이 있는 천황사로 코스를 잡았다. 남쪽을 따라서 암릉과 소나무 숲을 걸으면 아홉 개 암봉과 용담댐이 넘실거린다. 갈림길(정상에서 20분 소요)에서 동쪽은 윗양명(50분 소요) 하산길이고, 남쪽은 천왕사로 가거나, 중간에서 윗양명으로 하산한다. 동쪽 하산은 지름길이지만 미끄러운 급경사다. 직진해서 남능을 걸으면 곱게 물든 단풍나무 한그루가 반겨주고 장군봉과 8개 암봉이 한눈에 잡힌다. 나무계단을 내려가면 용담댐과 윗양명마을이 다가온다. 암릉을 우회해서 내려가면 서쪽은 복두봉에서 갈거계곡으로 뻗어 내려온 능선이 보인다. 곧 이어 동쪽으로 윗양명 하산로를 만난다. 이 코스는 조금 전의 지름길과 임도 삼거리에서 만나며 5분쯤 내려가면 별장과 비포장 농로를 만나고 저수지 아래로 흐르는 계류를 따라 마을로 접어들면 주차장에 닿는다.

솔가루가 노랗게 뿌려진 능선을 내려가다 쉼터 바위에서 가을이 익어가는 정취를 만끽한다. 헐벗은 묘소들을 조우하고 가선대부 호조참판 묘소를 지나면 능선에서 동쪽 안부로 내려선다. 상수도 보호구역 표지판을 지나면 노란은행나무와 500년생 전나무가 있는 고즈넉한 산사에 닿는다(정상에서 1시간 30분 소요) 천황사에서 군내버스가 다니는 조포마을 앞 까지는 10분쯤 걸어야 한다.



▶교통안내

*대중교통

전주-진안-전주: 직행버스 06:50-21:30 수시운행

진안-윗양명:군내버스 8회운행 (07:15, 08:05, 09:30, 10:50,13:40, 15:50, 17:10, 18:50)

윗양명-진안:군내버스 8회운행(06:20, 08:00, 09:00, 11:30, 13;40, 14:50, 17:07, 19:00)

(진안시외터미널 433-2508, 군내버스 433-5282)

*드라이브

-.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동부우회도로-(26번 국도)부귀-(49번도로)월평삼거리-(725번도로)정천면-조포마을-윗양명마을

-.대전통영간고속도로 금산나들목-(13번국도)금산-(725번 도로)주천-윗양명-조포마을



▶맛집

-.운일암 송어횟집(433-4673) 운일암반일암 근처에 있는 이 식당은 주천의 맑은 물에서 기른 송어회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구봉산식당(433-9090) 구봉산 근처에 있는 이 식당은 청정지역에서 각종 약초를 먹고 자란 흑염소고기를 맛볼 수 있다.

-.구봉산관광농원(432-5110) 정천면 갈용리 구봉산 근처에 있는 이 식당은 오리주물럭을 전문으로 요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