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10경

지리산 10경

 

 

 

 

 

지리산 10경

 

넓고 깊은 어머니의 산 지리산은 수없이 많은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또 그 비경을 조망하는 특별한 장소가 따로 있어

어지간히 지리산을 다닌 사람들은 그러한 명소쯤은 꿰뚫고 있고

또 자기만의 조망명당 목록도 가지고 있을 게다.

 

그러한 명소에서 바라보는 풍광도 사철이 다르고,

아침저녁이 다르며, 날씨에 따라서도 요지경처럼 신비롭게 바뀌게 마련이어서

찾을 때마다 지리산은 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지리산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이러한 비경 중에서 지리산을 대표하는 풍광으로 공인(?)된 목록이 ‘지리10경(智異十景)’이다.

지리산을 사랑하는 이들의 지리산 사랑법의 하나쯤으로 여겨진다.

 

천왕봉 일출, 연하선경, 칠선계곡, 벽소야월, 피아골 단풍, 반야봉 낙조, 노고단 운해,

세석철쭉, 불일폭포, 섬진청류라 각각 이름 붙은 지리십경은

오래 전 구례산악회의 우종수씨가 중심이 되어 만든 것이라 전한다.

 

그 후 반세기 가까이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풍광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 중에는 그 장소에 시기를 맞춰 찾아가기만 하면 쉽게 볼 수 있는 풍광이 있는가 하면

몇 번을 일부러 찾아 올라도 인연이 닿지 않아 보지 못해 애타게 만드는 것도 여럿이다.

천왕일출, 벽소야월, 반야낙조, 노고운해가 그렇다.

 

지리산에 빠져든 얼마 후에 일부러 이 풍광들을 목적으로 몇 번이나 산행을 계획했던 기억이 난다.

십경을 다 보는 데 몇 년은 걸렸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장관을 보여준 것은 반야낙조였다.

그러나 지리십경은 다분히 부수적인 것이다.

지리산이 좋아 부지런히 오르다보면 알지도 못하는 새 새로운 나만의 지리십경을 꼽고 있을 테니까...

 

 

1경 천왕봉 일출

 

천왕봉에서 조망하는 일출광경은 그야말로 장엄(莊嚴) 그 자체다. 감탄사 밖에 나오지 않는 평생의 감동이다.

 

 

 

2경 연하선경

 

장터목에서 세석으로 가다가 나오는 첫 번째 바위봉우리가 연하봉인데, 그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일컫는다. 너른 풀밭에서 철마다 피어나는 온갖 풀꽃과 고사목, 구상나무 등이 기암과 어울리며 지리산 능선 중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힌다.

 

 

 

3경 칠선계곡

 

천왕봉에서 추성리까지 이어지는 깊고 험한 골짜기로 지리산 최고 비경을 간직한 계곡이다. 칠선폭포, 대륙폭포, 마폭포, 삼층폭포 등 여러 폭포와 어우러진 원시의 골짜기를 따라 절경이 펼쳐진다.

 

 

4경 벽소야월

 

지리산행의 낭만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려 놓는 것이 벽소령에서 보는 밝은 달일 게다. 꼭 한번 보시라. 더 무슨 말을 하랴!

 

 

 

5경 피아골 단풍

 

핏빛 단풍으로 유명한 피아골은 10월이면 하늘이 붉고 계곡 물이 붉으며, 바라보는 이의 마음까지 붉어지는 단풍천국으로 바뀐다.

 

 

6경 반야봉 낙조

 

지리산 제2봉인 반야봉에서 감상하는 황금빛 낙조를 두고 어느 시인은 ‘자연이 만든 가장 장엄한 잔치’라고 극찬했다. 지리산 서쪽 하늘 전체가 거대한 붉은 황금빛으로 물든 풍광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이다.

 

 

7경 노고단 운해

 

해발 1507미터의 노고단은 남쪽 멀리 섬진강을 품고 있는데, 골짜기마다 안개와 구름이 밀려와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할 때가 종종 있다.

 

 

8경 세석철쭉

 

5월~6월경 드넓은 세석고원에 화사하게 피어나는 분홍색 철쭉꽃을 두고 일컫는다. 무분별한 취사야영과 군부대 주둔으로 인해 심각한 훼손이 있었다가 최근의 식생복원 후에는 철쭉꽃이 예전 같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9경 불일폭포

 

남부능선 끝자락의 청학봉과 백학봉 사이에 걸린 폭포로서 3단으로 떨어지는 물줄기에서 오색 무지개가 피어나고 그 소리는 천지를 진동시킨다고 알려졌다.

 

 

 

10경 섬진청류

 

섬진강은 그 맑음으로 나라 안에서 으뜸을 다툰다. 재첩과 참게, 은어가 사는 강 양쪽 백사장은 하얀 명주천을 깐 듯 아름답고 강을 따라 매화와 벚꽃, 배꽃이 차례로 피어나 장관을 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