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국밥은 경상도의 대중식이다.
- '조선쌍무신식요리제법'에 나온
순대국(돼지국밥) 항목.
돼지국밥집은 2013년 4월 기준(부산대 차철욱 교수 논문 '돼지국밥의 탄생과 소비') 부산에 710개, 대구 324개, 경남 795개, 경북 281개 등 경상도에 압도적으로 많고 질적으로도 빼어나다. 돼지국밥이 외식으로 팔리기 시작한 건 1930년대 후반부터로 알려졌지만, 그 이전에도 먹었음은 분명하다.
돼지고기 문화가 성행하던 이북 실향민이 이남에 전했다는 설(이북에는 돼지고깃국, 돼지갈빗국, 돼지내폿국, 돼지순댓국, 돼지고기냄비탕 등 다양한 돼지 국물 요리가 존재했다)에서부터 경상도 자생설, 일제강점기에 수출하고 남은 잔육(殘肉) 기원설, 6·25 이후 미군부대 꿀꿀이죽 기원설까지 다양하지만 정설은 없다.
부산
영도
영도는 부산에 있지만 주민의 절반 이상이 제주도, 호남, 거제, 통영 출신이다. 이 중 제주 출신이 가장 많다.
1938년 문 열어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돼지국밥집이 이곳에 있다. 바로 '소문난돼지국밥'이다. 울산 출신 할머니가 장사를 처음 시작했는데 초창기에는 제주 돼지를 가져다 도축해 돼지국밥을 만들어 팔았다. 살코기와 뼈를 사용한 약간 맑은 국물이 특징이다. 초기부터 사용하던 돼지머리와 순대가 빠진 것은 최근 부산 돼지국밥의 특징이다.
제주 출신이 1975년에 창업한 '제주할매국밥'과 목포 출신이 창업한 '재기돼지국밥'도 유명하다.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 제주의 돼지 음식과 비슷한 점이 많다.
소문난돼지국밥 (051)416-1546, 재기돼지국밥 (051)418-0526
범일동
(위) 부산 범일동 할매국밥 (아래) 부산 서면 돼지국밥 거리.
옛 삼화고무 담벼락에서 1955년에 장사를 시작한 '할매국밥'은 초창기 돼지머리, 등뼈, 다리뼈를 넣고 끓여 국물을 냈다. 맑은 국물이 특징인 이북식 돼지국밥의 기본형이다. 1990년대부터 부산에 분 고급 부위 유행에 맞춰 돼지머리가 삼겹살로 바뀌었다.
중앙동에서 1953년에 창업한 '하동집'과 토성동의 '신창국밥'은 직간접적으로 이북 실향민의 영향을 받았다. 이북의 돼지고기 문화는 돼지국밥을 세련되게 만들었고, 상업화시켰다. 1960년대 초반부터 교통의 중심지였던 서부터미널 주변으로 돼지국밥 집들이 들어섰다. 경상도식 돼지국밥이라 불리는 뼈로 우려낸 탁하고 뽀얀 국물이 중심을 이룬다.
할매국밥 (051)646-6295 마산식당 (051) 631-6906
서면시장 돼지국밥 거리
1948년 연지시장 좌판에서 장사를 하다가 전쟁 이후에 서면시장에 자리를 잡은 '송정3대국밥집' 등이 뼛국물을 기본으로 한 경상도식 돼지국밥을 팔고 있다.
송정3대국밥집 (051)806-5722
부산의 돼지국밥 트렌드 변화
싸고 푸짐하고 뜨끈하고 맛있다. 돼지국밥은 경상도 사람들의‘소울푸드’다. 부산의 돼지국밥은 시대마다 빠른 변화를 맞고 있다.
1940~50년대에는 돼지머리, 순대 등을 이용한 돼지국밥을 주로 팔았다. 1960년대 이후에는 지금 돼지국밥집의 보편적인 고기가 된 앞다리살과 내장, 간, 허파 등이 사용되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내장과 돼지머리가 점차 사라지고 삼겹살을 사용하는 집이 많아지고 있다. 삼겹살보다 비싼 항정살을 이용한 돼지국밥집이 생겨날 정도로 돼지국밥의 고급화는 가속화고 있다.
쌍둥이돼지국밥 (051)628-7020
대구
서성로 돼지고기 거리
서성로 돼지고기 거리는 대구 돼지국밥의 발상지다. 1940년대 '서성옥'이란 원조집이 있었다. 대구역과 쌀 도매상을 오가던 짐꾼들이 주로 들락거렸고 공구상가가 옮겨오자 노동자들이 많이 이용했다.
1950년대 중반에 영업을 시작한 돼지고기 골목의 터줏대감인 '밀양 돼지고기 식당'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대구의 돼지국밥집이다. 돼지 한 마리를 고스란히 사용하는 탓에 고기는 여러 부위가 골고루 섞여 있다. 고기의 부분육이 대량으로 공급되는 1980년대 이전 돼지국밥집들의 특징이다. 뼈를 기본으로 하는 국물과 여러 부위 살코기를 섞어 사용하는 것은 돼지국밥의 원형에 해당한다. 반찬은 창업 때부터 지금까지 새우젓, 된장, 고추, 마늘, 김치만을 사용한다.
밀양돼지고기식당 (053)257-5830
(왼쪽) 대구에선 돼지국밥도‘따로국밥’으로 먹는다. 파크국밥. (오른쪽) 대구 봉덕시장 돼지국밥 거리.
봉덕시장
1980년대 초반부터 형성된 봉덕시장 돼지국밥 식당들은 한결같이 돼지머리를 푹 고아 낸 국물에 돼지머리 꾸미만을 사용한다. 기본양념으로 된장을 사용하는 것도 봉덕시장만의 특징이다. 된장 양념 사용은 대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리법이다. 10년 전부터 대구의 소고기 따로국밥의 영향을 받은 '따로 돼지국밥' 이 유행하고 있지만 봉덕시장의 국밥집들은 여전히 국에 밥을 말아주는 토렴 방식이다. 부산을 거쳐 대구까지 점령한 정구지(부추) 무침도 없다.
삼정돼지국밥 (053)473-4810, 파크국밥(대명동) (053)625-0310
창원(마산·진해)
진해·마산 진해 중앙시장에는 돼지국밥 골목이 있다. 가장 오래된 가덕r집'이 있는 작은 돼지국밥 골목과 1980년대 초반 형성된 시장 중앙 돼지국밥 골목으로 양분된다. 1980년대 초에 장사를 시작한 '일미식당'은 돼지머리만을 이용한 돼지국밥을 낸다. 돼지머리를 이용한 돼지국밥은 초창기 돼지국밥의 기본 조리법 중 하나다.
1924년 발간된 요리책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대가리가 으뜸이 되는 것은 껍질과 귀와 코가 다 각각 맛이 좋다'라고 적혀 있다. 일미식당(진해) (055)542-4685, 소문난국밥수육(마산) (055)241-5683
밀양
경상도에는 '밀양'이란 간판을 단 돼지국밥집이 유독 많다. 밀양은 부산 대구와 더불어 돼지국밥이 성행한 도시다. 밀양 무안면에는 '동부식육식당'과 '제일식육식당', '무안식육식당'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1940년 창업한 '양산식당' 창업주의 후손들이 운영하는 집이다.
밀양식 돼지국밥은 특이하게 소 사골과 양지로 뽑은 맑은 국물에 밥을 말고 돼지 살코기를 꾸미로 얹는다. 밀양 시내에는 돼지뼛국물을 기본으로 한 경상도식 돼지국밥집이 많다.
동부식육식당 (055)352-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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