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水 天下/등산 여행상식

가을 캠핑

초암 정만순 2014. 9. 19. 08:21

가을 캠핑

 

 

 

무엇부터 준비할까

추석이 지나고 나니 날씨가 선선해진다. 곧 가을이 올 것만 같은 날씨는 어디론가 떠나기 딱 좋은 시기임을 알려준다. 이 시기는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덕분에 가벼운 장비로 겨울이 오기 전 최적의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캠핑이 TV 속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지만 장비며 장소며 생각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캠핑의 고수들은 “조금만 부지런하면 캠핑이 어렵지 않다”고 한다. 대구지역 캠핑 동호회인 ‘대출대도’(대한민국 출발 대한민국 도착)의 회원인 캠핑 고수 김대성, 김지환, 서영학 씨를 만나 캠핑을 처음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을 들어봤다. 서영학 씨는 ‘대출대도’를 처음 조직한 사람이고, 김지환 씨는 대출대도 안에서 캠핑장비 마니아로 유명하다. 김대성 씨는 캠핑을 좋아한 나머지 캠핑 용품으로 특허출원한 제품이 있을 정도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
세 사람의 이야기에서 가장 핵심은 ‘캠핑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캠핑은 ‘밖에서 텐트를 치고 하루를 보낸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새로운 경험이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들이 다치거나 심심하다고 징징댈까 봐 캠핑이 꺼려지는 사람에게 김대성 씨는 “일단 나서보면 다 해결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막상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뭘 하고 놀까’ 하고 고민하지만 정작 캠핑장에 도착하면 아이들은 이미 자연 속에서 놀잇감을 찾아내더라”고 말했다. 오히려 자연 속에서 놀이를 찾아낸다는 점에서 캠핑은 아이들 교육에도 좋다.
서영학 씨는 “캠핑 때 테마가 있으면 지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비록 1박 2일 또는 당일치기의 짧은 캠핑이라도 편한 휴식을 위한 캠핑을 할 것인지 아니면 아이들과 추억을 쌓기 위한 캠핑을 할 것인지에 따라 캠핑 장소와 놀거리 등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서 씨는 “자녀들과 같이 가는 캠핑은 부모와 자녀 모두 좋은 추억으로 남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가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급적 지역을 이용하라
캠핑할 때 장비와 함께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특별한 먹거리’이다. 집에 있는 먹을거리를 싸 가는 것은 기본이긴 하지만 늘 바비큐 그릴에 고기만 구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지환 씨는 “최근 캠핑요리 관련 책도 많이 나와 있고 인터넷의 블로그에서도 캠핑요리를 다루는 블로거들이 많기 때문에 캠핑 떠나기 전 잠깐의 검색만으로도 이색적인 요리는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도 ‘캠핑용 음식재료’라고 이름붙여 파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식재료를 이용해도 좋다.
캠핑 고수들은 만약 캠핑을 갈 때 식재료가 많아 번거로울 것 같다면 캠핑하려는 지역의 상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서영학 씨는 “짐을 가볍게 꾸려 출발해 캠핑장 근처의 전통시장이나 슈퍼마켓 등을 이용하면 싼 가격에 원하는 식재료를 모두 확보할 수 있다. 또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도움을 줘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인터넷 동호회를 활용하라
캠핑에 관한 정보는 인터넷 검색을 조금만 해 봐도 쉽게 얻을 수 있다. 캠핑의 고수들이 개설한 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하면 고수들이 알려주는 캠핑의 비법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대구지역 캠핑 동호회인 '대출대도'는 네이버에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캠핑 관련 각종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서영학 씨는 “처음 캠핑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인터넷 캠핑 동호회에 가입해 장소부터 장비 사용법, 캠핑 후기 등을 차근차근 읽어본 뒤 계획을 짜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인터넷 동호회가 주최하는 단체 캠핑을 통해 먼저 경험하는 것도 초보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된다. 장비를 이용하는 법부터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까지 모두 눈으로 직접 보면서 배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다.

 

 

장비 A to Z

캠핑이 점점 대중화되면서 시중에는 다양한 장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캠핑장비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보니 구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자칫 잘못 구입하거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장비는 캠핑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캠핑 고수들은 “‘어떤 방식으로 즐길 것인가’, 즉 식사나 휴식을 의자에 앉아서 즐길 것인지 텐트에 누워 즐길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앉아서 즐길 것인지 누워서 즐길 것인지에 따라 텐트의 크기부터 갖춰야 할 장비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지환, 김대성, 서영학 씨 등 캠핑 고수들이 말하는 장비 준비법을 알아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텐트
캠핑의 고수들은 가장 중요한 장비로 텐트를 꼽았다. 숙식을 해결하는 곳이기 때문에 집을 고르는 것처럼 꼼꼼함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텐트는 재질과 설치했을 때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텐트가 맞는지 찾기가 쉽지 않다. 일단 크기는 4인 가족이 이용할 경우 가로세로 모두 240㎝ 안팎의 크기를 고르면 적당하다. 김대성 씨는 “나홀로 캠핑을 다니더라도 텐트 크기는 2인이 들어갈 만큼의 크기를 구하는 것이 공간 활용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좋다”고 말했다.
재질은 대개 폴리에스테르 등의 합성섬유를 사용한 것과 면 섬유를 사용한 것으로 나뉜다. 폴리에스테르 재질은 가볍고 방수가 잘돼 관리하기가 쉬우며 색상 또한 다양하다. 하지만 기온차로 인한 결로(이슬)가 생기거나 방한, 방풍, 빛 차단력이 면 텐트의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면 텐트는 빛 차단력이나 방풍력이 우수하고 내구성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무거우며 가격 또한 폴리에스테르 텐트에 비해 비싼 편이다. 텐트의 모양도 천차만별인데 초보자가 가장 설치하기 쉬운 텐트는 돔형 텐트다. 텐트를 지지하는 폴대의 수도 적고 구조도 간단하기 때문이다. ‘대출대도’의 캠핑 고수 김지환 씨는 “4인 가족 기준이라면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돔형 텐트 중 본인의 경제적 수준에 맞는 것을 고르면 쉽게 쓸 수 있다”고 정리했다.

너무 좋은 것을 살 필요는 없다
텐트 이외에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캠핑 장비로는 버너, 코펠, 테이블, 침낭, 랜턴이 있다. 모두 1박 이상의 캠핑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들이다. 랜턴의 경우 예전에는 등유 랜턴을 많이 썼지만 지금은 부탄가스나 건전지를 이용한 LED 랜턴도 출시됐다. 김지환 씨는 “초보자라면 다루기 쉬운 LED 랜턴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나머지 제품들은 브랜드와 판매하는 곳에 따라 가격대가 다양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적당한 가격대의 좋은 제품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김지환 씨는 “예전에 비하면 캠핑용품들 가격이 절반 안팎으로 내려간 상태”라며 “초보자라면 인터넷 중고거래사이트나 대형마트의 제품들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캠핑 고수들은 장비를 살 돈이 없다면 집에 있는 것들로 충분히 대체해서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버너와 코펠은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집에 있는 가벼운 재질의 냄비와 식기류 등으로 대체가 가능하며, 침낭 또한 집에서 쓰는 가벼운 이불 등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김대성 씨는 “만약 몇 번 쓰지도 않을 건데 캠핑 테이블을 사기가 부담스럽다면 시중에 파는 다리를 접는 소반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며 “장비를 마련할 때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기 때문에 자신이 즐기는 만큼 알맞게 주문하면 좋다”고 말했다.

관리를 잘해야 오래 쓴다
텐트의 경우 사용 후 관리도 중요하다. 텐트가 물에 젖었을 경우에는 제대로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많이 더러워졌을 경우 집에서 세탁하지 말고 구입한 브랜드의 애프터서비스 센터나 전문 세탁업체에 맡기는 것이 좋다. 집에서 세탁하던 대로 텐트를 세탁할 경우 방수 코팅 등이 벗겨져 텐트가 제 기능을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지환 씨는 “캠핑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텐트 말리러 간다’는 핑계로도 캠핑을 간다”고 말했다. 텐트가 찢어지거나 폴대가 부러졌을 경우에도 지체없이 구입한 브랜드의 애프터서비스 센터를 찾는 것이 좋다.

캠핑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캠핑 고수 추천 인터넷 사이트
▷대출대도(cafe.naver.com/gonowcamping) =‘대구 출발 대구 도착’의 준말이었다가 지금은 ‘대한민국 출발 대한민국 도착’으로 의미를 바꿨다. 대구지역 캠핑 동호회 인터넷 카페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곳이다. 캠핑 준비부터 캠핑장 리뷰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보노의 풍경(blog.daum.net/bono-bono)=‘보노보노’라는 인터넷 닉네임으로 유명한 캠핑요리 전문가 윤은숙 씨의 인터넷 블로그다. 바비큐 그릴 세팅부터 난이도 있는 캠핑요리 만드는 법도 소개돼 있다.
▷초캠장터(cafe.naver.com/chocammall)=캠핑 초보들을 위한 장비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대부분 중고물품이지만 검색을 잘하면 새것 같은 중고도 구매가 가능하다.

 

 

 편리한 글램핑장 인기

아무리 캠핑이 쉬워졌다 해도 준비 자체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준비하는 과정 자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캠핑이란 결국 ‘넘볼 수 없는 세계’일 뿐이다. 하지만 캠핑의 자유로움과 자연을 직접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놓치기 아까운 것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생겨난 것이 바로 ‘글램핑’이다.

글램핑이 뭔가요?

글램핑이란 ‘화려한’이란 뜻의 영어단어 ‘glamourous’와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우아하고 화려하게 즐기는 캠핑’이란 뜻이다. 텐트를 비롯한 장비와 식량을 모두 챙겨야 하는 캠핑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모든 것을 제공해주는 캠핑 서비스인데 북미`유럽 지역에서는 이미 부유층의 여가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도 2, 3년 전 수도권과 제주도 등의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글램핑 서비스가 시작됐다. 최근 대구경북지역의 일부 호텔에서도 글램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생겼으며 대구 달성군이나 경북지역 곳곳에 글램핑을 표방하는 캠핑장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글램핑의 매력은?

글램핑을 즐겨본 사람들은 제일 큰 매력으로 ‘편리함’을 꼽는다. 일단 텐트나 식기류, 먹거리 등이 모두 갖춰져 있기 때문에 번거롭게 챙길 필요 없이 몸만 가면 된다. 따라서 복잡한 준비과정 없이 캠핑이 주는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또 대부분의 글램핑장에서 쓰는 텐트는 ‘게르’나 ‘TP텐트’로 내부 면적도 넓고 내구성 또한 강해 안전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전기시설은 기본으로 글램핑 텐트 내부에 모두 갖춰놓고 있으며 오토캠핑용 캐러밴을 이용하는 경우는 수도시설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캠핑의 최대 단점인 ‘씻는 문제’와 ‘추위와 더위를 피하는 문제’ 등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가족단위 손님들은 어린 자녀들이 안전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또 다른 매력으로 꼽는다. W레저의 안상현 대표는 “글램핑장 대부분이 호텔 근처의 숲이나 적어도 안전이 담보되는 곳에 있으며 어른들이 텐트에 있어도 시야에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곳들”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연 속에서 뛰어놀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글램핑 예약은 가족단위의 고객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특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글램핑의 매력이다. 글램핑장에서는 다양한 운동기구와 보드게임 용품, 그리고 빔프로젝터 등 대여 가능한 놀이기구들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빔프로젝터를 이용한 ‘야외에서 영화보기’나 프러포즈 등은 일부 젊은 층 사이에서 ‘특별한 이벤트’로 여겨지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주요 글램핑장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위치한 호텔 인터불고 내 글램핑장은 대구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즐길 수 있는 글램핑 장소다. 지난 6월에 개장한 이곳은 이미 입소문을 타고 여름 기간에 예약 문의가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3채의 고정 텐트를 포함한 총 7채의 텐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화로 미리 예약해야 이용 가능하다.(문의 053-602-7358)

호텔 인터불고 관계자는 “대부분의 장비가 해외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제품이며, 빔프로젝터, 운동기구들을 비롯한 각종 즐길 거리를 모두 준비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당일치기로 주중 20만~25만원, 주말 25만~30만원이며 최대 6명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숙박을 원할 경우 할인된 가격으로 호텔 인터불고 객실을 이용할 수 있다.


청도군 각북면의 ‘펀앤락 게스트하우스’는 글램핑을 표방한 게스트하우스다. 디자이너 최복호 씨가 운영하는 펀앤락 게스트하우스는 게르 텐트 5채와 오토캠핑 캐러밴 2대가 준비돼 있다. 텐트 안에는 침대를 비롯한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글램핑장 근처에는 ‘갤러리 BK’가 위치해 있어 캠핑하면서 미술작품 감상도 가능하다. 가격은 1박에 15만~25만원 사이다.(예약전화 054-371-9009, 0800)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위치한 ‘평촌글램핑’은 소셜커머스 등에 많이 소개된 글램핑장이다. 여느 글램핑장처럼 바비큐 석식과 조식이 무료로 제공되며 닭백숙이나 닭도리탕 등 부가 메뉴도 주문이 가능하다. 소셜커머스를 통해 예약하면 2인 기준 가격으로 11만9천~16만9천원에 예약이 가능하다.(문의 053-616-6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