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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 우크라 전쟁과 증시

초암 정만순 2022. 6. 17. 13:00

러 - 우크라 전쟁과 증시

 

 

이 전쟁이 약세장을 초래할까? 천만의 말씀, 전형적인 ‘조정’일 뿐

 

공급망이 교란되고, 유가가 125달러를 돌파하고, 금리 인상이 임박한 와중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이런 사건들이 정말 약세장을 초래할까?

아니다. 이 상황은 약세장이 아니라, 강세장에서의 전형적인 ‘조정(correction)’이다.

 

이번처럼 글로벌 증시가 고점 대비 10~20% 빠르게 하락하는 조정은 과거에도 늘 있던 일이다.

글로벌 증시는 하락한 만큼 빠른 속도로 ‘V’나 ‘W’ 패턴으로 재상승해 최고점을 경신하곤 한다.

국지적 전쟁은 조정의 전형적인 유형 중 하나다.

 

모든 전쟁은 인류의 비극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냉정하며, 항상 미래를 가격에 반영한다.

우크라이나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의 0.2%에 불과하다.

많은 이는 러시아가 유럽에 에너지 공급을 차단하지 않을까 두려워하지만 그럴 수 없다.

우선 에너지 수출은 러시아 전체 예산의 절반 규모에 해당한다.

사실 러시아의 경제 규모는 한국(또는 뉴욕)보다 작고, 침체된, 엄밀히 말해 퇴보 중인 상태이며, 전적으로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그래서 러시아의 이러한 대규모 군사작전은 어리석은 일이다).

따라서 러시아 제재 조치는 글로벌 GDP에 큰 타격을 줄 수 없다.

 

또한, 경제제재는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

대부분 경제제재는 제재 대상 국가들이 자신과 거래할 의사가 있는 제3자에 약간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우회되기 마련이다.

제재 조치가 쿠바⋅북한⋅이라크⋅이란 등의 독재 행위를 막은 적이 있었던가? 한 번도 없다.

제재 기간에도 김정은이나 피델 카스트로는 수많은 고급 차량을 어떻게든 손에 넣었다.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에너지 수출을 중단한다면, 중국 등에 에너지를 판매해야만 한다.

이러한 국가들은 수상 운송에 드는 추가 비용과 중개 수수료를 받고 다시 유럽에 에너지를 되팔 것이다.

수상 운송은 항상 저렴하기 때문에, 그리 많은 추가 비용이 붙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다른 지역에도 전쟁의 불꽃을 댕기지 않을까 걱정한다.

중국이 대만을 침략하고, 이란이 이스라엘을 침략하는 등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두 나라는 우크라이나와 상황이 매우 다르다.

이런 우려는 조정장의 전형적인 특징이자 심리적인 현상이다.

지금껏 모든 조정장은 항상 “이번에는 다르다” “처음이다” “최악이다” “독특하다” “지독하다” 등 여러 가지 수식어를 달고 있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전쟁에 대한 이 같은 걱정들은 향후 긍정적인 뉴스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수많은 지역 전쟁이 있었다.

한국전쟁이 적합한 사례이긴 하지만, 1967년 ‘6일 전쟁’(제3차 중동 전쟁), 1991년 ‘사막의 폭풍’(Desert Storm) 작전, 보스니아 전쟁, 2003년 이라크 침공, 이스라엘 헤즈볼라 전쟁도 이야기할 수 있다.

이 중 어떤 것도 전 세계적인 약세장을 초래하지 않았다.

조정장 후 주식이 빠르게 반등해 최고점을 경신할 뿐이었다.

 

정확한 수치가 기록되기 시작한 1925년 이래로 실제 약세장을 유발한 유일한 전쟁은 전 세계를 강타했던 2차 세계대전 뿐이다.

우크라이나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 아닌 상황에서 이와 같은 상황(세계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푸틴이 NATO 회원국을 공격하는 일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주가는 항상 3~30개월 정도를 먼저 선반영한다.

그때쯤이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종결될 것이고, 현재의 전형적인 조정장은 진작 끝나 주가는 새로운 최고점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워런 버핏의 유명한 표현처럼,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이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흘러가는 곳이다”. 나는 독자분들이 옳은 판단을 내리기를 바란다.

켄 피셔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