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식품’의 힘
장 건강, 항암, 항산화, 피부 건강까지… ‘발효식품’의 힘①
■ 발효식품이 좋은 과학적 이유
■ 유산균 종류별 건강 효과
■ 유산균 건강기능식품, 어떻게 선택할까
■ 발효식품 주의할 점 & 건강하게 먹기
김치, 된장, 청국장, 간장 등 매일 먹는 발효식품은 한국인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꼭 우리나라의 전통 식품이 아니더라도 요거트, 치즈 같은 발효식품에는 건강에 좋은 유익균이 듬뿍 들어 있다.
미국의 건강 전문 월간지 <Health(헬스)>는 2006년에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우리나라의 김치, 일본의 낫토와 콩 제품, 인도의 렌즈콩, 그리스의 요거트, 스페인의 올리브오일을 선정한 바 있다. 발효식품이 세 가지나 포함된 것이다.
발효식품은 우리 몸에 왜 좋은 걸까? 어떻게 먹어야 건강 효과를 최대로 누릴 수 있을까?
1. 발효식품과 건강
발효란?
미생물이 자신이 갖고 있는 효소를 이용해서 유기물을 분해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발효라고 한다. 발효반응과 부패반응은 비슷한 과정으로 진행되지만 분해 결과에 따라 달리 부른다. 우리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물질이 만들어지면 발효, 악취가 나거나 유해한 물질이 만들어지면 부패다.
발효식품이 몸에 좋은 세 가지 이유
발효식품이 몸에 좋은 이유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발효 작용을 하는 원재료 자체가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김치의 재료인 배추, 무, 마늘, 파와 된장이나 청국장의 원료인 콩, 치즈나 요거트를 만드는 우유, 포도주를 담그는 포도 등은 그냥 먹어도 몸에 좋다.
이런 재료가 발효 과정을 거치면 유산균이 늘어나는데, 이게 발효식품이 건강에 좋은 두 번째 이유다.
유산균이 증식하면 원재료가 소화되기 훨씬 쉬운 형태로 분해되고, 장 속에서 유해균이 생기지 않도록 억제한다.
세 번째로는 발효 이전에 없던 새로운 물질이 생기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치즈에는 우유에 없는 CLA(체지방분해 성분)가 생기고, 청국장에는 발효 이전의 콩에는 없던 낫토키나아제 효소와 폴리감마글루탐산, 레반이라는 끈적끈적한 실 형태의 물질이 생긴다.
낫토키나아제 효소는 혈전용해 효과를 내며, 폴리감마글루탐산은 칼슘 흡수를 촉진하고, 레반은 체내에서 인슐린과 유사한 작용을 해 혈당을 낮춘다.
숙성은 뭐가 다른가?
균이 관여하지 않고 내부 효소에 의해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숙성’이다. 대표적인 숙성 식품이 와인이다. 대부분 발효와 숙성은 같이 진행된다. 김치, 장류, 젓갈류는 처음 세균에 의한 발효가 진행되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세균이 뿜어낸 효소에 의해 자체적인 변화로 천천히 숙성된다.
우리나라 대표 발효식품
1. 김치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발효식품이다. 김치에 대한 연구는 매년 쏟아져 나온다. 특히 김치에 들어 있는 몇 가지 성분은 뛰어난 기능이 있다. 김치의 기본 재료인 마늘과 파에는 알리신이 함유돼 있는데, 항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재료인 배추의 시토스테롤은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수치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재료들이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김치에 유산균이 풍부해져 장내에 유익한 미생물이 많이 자라도록 돕는다. 유해균을 억제해 암 발생률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2 . 된장
된장은 콩보다 단백질 흡수율이 높다. 미생물에 의해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소화흡수가 잘 되기 때문이다. 된장은 식이섬유, 비타민E, 페놀산이 들어 있어서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된장을 섭취하면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된장의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멜라노이딘 성분이 항산화 작용을 한다.
3. 고추장
고추장 역시 건강 효능이 있다. 고추에서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은 에너지 대사를 촉진시켜서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 된장과 마찬가지로 항산화 효과, 면역기능 향상 등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발효의 핵심 ‘유산균’
유산균의 정체
발효식품이 건강에 좋은 이유 중 하나가 유산균 때문이라면, 유산균은 대체 뭘까. 유산균이란 우리 몸에 이로움을 가져다주는 유익균의 대표라 할 수 있다. 사람의 장에는 약 1kg의 균이 있는데, 매일 배설하는 분변 중 약 40%가 장내 미생물이다. 건강한 아기의 경우, 분변 균 중 90% 이상이 유익균인 비피더스균으로 이뤄져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하고 장내 유해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내 미생물은 출산 방법, 부모의 장내 미생물총, 식습관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변한다. 노화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총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유산균이다. 유산균은 유해균의 활동을 억제하고, 장의 연동운동을 정상으로 유지해 변비나 설사를 예방하는 기본적인 기능을 하는 것 외에도 면역력 강화, 항암작용, 비타민 생성, 콜레스테롤 저하, 간 보호, 아토피 증상 개선 등에 효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산균이 장내에 머무는 시간은 길어봐야 72시간~1주일이기 때문에, 효과를 계속 보려면 지속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유산균은 長壽의 비결’
채소와 발효식품을 상대적으로 많이 먹는 장수마을 거주자들이 도시 거주자들에 비해 장속 유산균이 최대 5배 정도 많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40대 이상을 대상으로 농촌건강장수마을 거주자 25명과 도시지역 거주자 44명의 장내 미생물 분포를 분석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장수마을 거주자들의 유산균 비율이 도시 거주자들에 비해 3~5배 높았다. 건강에 해로운 유해균은 도시 거주자에서 비교적 높은 분포를 보인 반면, 장수마을 거주자는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유산균 제품 똑똑하게 골라야
식약처에 따르면 유산균 제품 시장은 2013년 804억원에서 2015년 1579억원으로 성장했다. 시장이 커진 만큼 제품 부작용 신고 건수도 늘었다. 2014년 식약처에 보고된 유산균 제품 관련 신고 건수는 355건에 달한다. 현재까지 보고된 유산균의 부작용으로는 복통, 설사, 복부팽창, 알레르기 등이 있다.
100억 마리 먹어야 효과
유산균을 함유한 제품으로 발효유, 건강기능식품, 일반의약품 등 다양한 것들이 나와 있다. 이런 제품을 통해 유산균의 효능을 제대로 보려면 제품 속 유산균의 수를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유산균은 50억~100억 마리를 섭취해야 효과가 있다.
제품 속 유산균의 장내 생존력도 중요한데, 이런 사항을 표기한 제품은 없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는 알기가 어렵다. 유산균의 장내 생존력은 유산균의 종류와 제조사의 유산균 배양 공정 등에 따라 달라진다.
유산균 함유 일반의약품은 유산균 수에 대한 기준이 없다. 100억 마리 이상 들어 있는 약품도 있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과민성장증후군 개선, 배변활동 촉진, 장내 유해균 억제 등이 유산균 의약품의 대표적 효능이다.
유산균 건강기능식품은 보통 캡슐이나 알약 형태의 낱개 한 개당 10억~50억 마리가 들어 있으며, 하루에 2~3회 섭취도록 돼 있다.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거나 장염을 앓고 회복된 지 얼마 안 된 사람은 발효유보다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유산균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발효유는 한 병에 100~150kcal 정도의 열량이 있기 때문에 비만인 사람도 건강기능식품으로 먹는 게 낫다.
유산균 발효유에는 1mL당 보통 1억 마리가 들어 있다. 한 병(150mL)을 마시면 150억 마리의 유산균을 섭취하게 된다. 마시는 것보다 떠먹는 형태의 발효유 유산균 수가 조금 더 많다. 발효유를 마시면 유산균의 효능뿐 아니라 칼슘, 단백질 섭취 등 우유의 효과까지 함께 얻을 수 있다.
3. 유산균 건강기능식품, 제대로 고르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한 유산균 건강기능식품에는 어떤 게 있을까. 원료의 효능을 인정한 고시형과 제품의 효능을 각각 인정한 개별인정형이 있다.
‘유해균 억제, 배변 활동’ 돕는 고시형 제품
먼저, 고시형 원료를 갖고 유산균 제품을 만들 수가 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정한 특정 성분에 기준 함량을 충족해 넣으면 되는 것으로, 대부분의 유산균 제품이 고시형 건강기능식품에 해당한다. 유산균을 증식하고 유해균을 억제하며 배변 활동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인정받았다.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락토코커스(Lactococcus), 엔테로코커스(Enterococcus), 스트렙토코커스(Streptococcus),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을 배양 및 건조한 후 제조해야 하며, 1g 당 1억 마리를 함유하고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유산균 제품을 소개한다.
컬처렐
유산균 관련 연구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락토바실러스GG(LGG)균이다. 1983년 미국 터프츠대학 의대의 고르바 박사와 골딘 박사가 건강한 사람의 장에서 발견한 균으로, 1000여 건이 넘는 연구 논문과 190여 건의 인체적용 시험을 통해 안전성이 확인됐다. LGG는 균 자체에 선모가 달려 있어서 위산과 담즙에 파괴되지 않는다. 추가 코팅하지 않아도 장까지 도달하는 강력한 유산균이다. 소아 변비 개선과 급성설사, 만성설사 등에 효과가 탁월해 미국소아과학회와 미국내과학회, 하버드대 가이드라인에서 급성설사 치료에 효과적인 유산균이라고 추천하고 있다. ‘컬처렐’은 LGG 단일 균주만 써서 만든 제품이다.
락토핏
종근당건강의 ‘락토핏’은 락토바실러스 애시도필러스, 락토바실러스 퍼맨텀, 비피도박테리움 비피덤, 비피도박테리움 애니멀리스 락티스, 스트렙토코커스 써모필러스, 엔테로코커스 패슘 등 유산균과 유산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배합해 만들었다. 한 포당 10억 마리 유산균을 보장하며, 아이와 어른이 함께 먹을 수 있다.
지큐랩
일동제약 ‘지큐랩’에는 락토바실러스, 비피도 박테리움, 엔테로코쿠스 등 그동안 학계에서 연구나 임상을 통해 효능이 검증된 유산균이 골고루 들어 있다. 건강한 한국인의 장과 모유 등에서 추출한 종자균에서 얻은 것이다. 일동제약이 직접 개발한 4중 코팅 특허기술(유산균을 수용성 폴리머, 히알루론산, 다공성 입자, 단백질로 코팅한 것)이 적용됐다. 소화액 등 위장관 내의 다양한 환경요인으로부터 유산균을 보호해 장까지 살아가도록 돕고, 제품의 유통이나 보관 중에 발생하는 균 손실을 막아준다.
‘유익균 증식, 배변 활동’ 돕는 프로바이오틱스(VSL#3)
8종의 유익균 4500억 마리를 엄선해 배합·개발한 유산균이다. SCI급 등재 논문 200여 편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받고 있다. 이 원료는 미국, 독일, 영국 소화기내과의 장질환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포함돼 있을 정도로 인체 면역력 증강에 도움된다는 사실이 잘 알려졌다. 알레르기, 비만 등 다양한 질환의 치료와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유익한 유산균 증식, 유해균 억제, 배변활동 원활’ 및 ‘장 면역을 조절하여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인정받았다.
'여성 질 건강’ 돕는 UREX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증식을 통한 여성 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인정받았다. 영·유아, 임산부 및 UREX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군의 질내 균총이 변화해 생식기 감염 위험이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UREX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소화기관을 거쳐 회음부를 지나 질 내부에 정착한다고 한다. 인체적용 시험을 통해 유산균이 위장관계뿐 아니라 분변이나 생식기에서도 발견된다는 게 밝혀졌다. 수유부는 주의해서 섭취해야 하고, 알레르기 체질이거나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은 의사와 상담 후 섭취하는 게 좋다.
피부 상태 개선, 프로바이오틱스 ATP
쎌바이오텍에서 개발한 유산균으로, 면역 과민 반응에 의한 피부 상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락토바실러스 카제이 CBTLC5,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CBT LP3, 락토바실러스 람노수스 CBT LR5, 비피도박테리움 애니말리스 락티스 CBT BL3를 이용했다. 이는 장 환경을 안정화하고 염증 증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서울성모병원과 순천향대병원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장에 높은 확률로 정착했고, 아토피피부염의 임상적 특징인 습진과 가려움증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질병 치료 중이거나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은 전문가와 상담 후 섭취해야 한다.
피부 상태 개선 L.plantarum CJLP133(과채유래유산균)
CJ제일제당에서 개발한 원료로, 면역과민반응에 의한 피부 상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그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2~18세 소아청소년 76명에게 12주 동안 피부유산균 2g을 매일 섭취하도록 했더니, 참가자의 스코라드 점수(피부 증상을 점수화한 것)가 31.6점에서 24.0점으로 낮아졌다. 스코라드 점수가 26점 이상일 때 증상이 심한 것으로 본다. 가려움 지수는 4.6에서 4.0으로, 수면장애 정도는 3.7에서 3.0으로 낮아졌다.
피부 건강 돕는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HY7714
한국야쿠르트에서 개발해 특허받은 유산균으로, ‘피부 보습에 도움을 줄 수 있다’와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으로부터 피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으로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모유에서 분리한 균이다.
4. 유산균 똑똑하게 먹기
유산균 제품 보관법
유산균이 오래 살도록 보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두면 좋다. 유산균 발효유의 유통기한은 3주 안팎이다. 제조일로부터 2~3일 뒤 유산균 수가 가장 많으므로 이때 섭취하는 게 가장 좋다.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의 유통기한은 1년 6개월 내외다. 유산균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1개월 내 먹을 때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1개월 이상 두고 복용할 때는 냉장 보관하는 게 좋다.
김치는 가열하지 말고
유산균은 70℃ 이상의 열에 약하기 때문에 김치를 익히거나 끓이면 대부분 죽는다. 따라서 김치찌개나 김치볶음 등으로 조리해서 먹으면 김치의 발효 건강 효과를 보기 어렵다. 김치를 그냥 먹어도 유산균은 위에서 많이 죽고 30~40% 정도만 장에 도착한다.
청국장도 그냥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처음부터 청국장과 다른 재료를 모두 넣고 끓인 찌개에는 바실러스균이 10만 마리 남고, 재료부터 끓인 뒤 청국장을 넣으면 100만 마리, 생청국장에는 8000만 마리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요거트 얼리면 좋아
유산균은 고온에 약한 대신 저온에는 강하다. 요거트를 얼리면 유산균이 더 이상 증식하지는 않지만 죽지 않고 그대로 생존하므로 나중에 마셔도 변비나 설사 예방 등 유산균의 기능을 그대로 발휘한다. 요거트병 안의 유산균은 실온에서 6시간 이상 두면 유산균이 줄어든다. 밀봉된 공간에서 급속도로 개체수가 늘면서 증식에 필요한 영양분을 다 사용해버리기 때문이다. 실온에서 오래 보관하기보다는 냉동보관하는 게 좋다.
막걸리는 두 잔이 적당
쌀이 누룩곰팡이와 유산균에 의해 발효되면서 만들어지는 물질이 비만 예방 효과를 낸다. 사람의 지방세포를 추출해 막걸리 농축액을 주입했더니 지방세포 수가 덜 증가하고 지방 축적이 덜 됐다는 국내의 연구가 있다. 염증 억제 효과도 있다. 면역세포에 독소(엔도톡신)를 넣은 뒤 한쪽은 별다른 처치를 하지 않고, 다른 쪽에는 막걸리 농축액을 넣었더니, 막걸리를 넣은 쪽에서 염증 반응의 부산물인 산화질소 양이 적게 나왔다. 하지만 막걸리의 건강 효과를 보겠다고 과음하면 역효과를 낸다. 전문가들은 하루 두 잔 정도(400mL)가 적당하다고 본다. 막걸리도 알코올이기 때문에 과음하면 알코올성지방간, 알코올 중독 등의 문제가 다른 술을 마실 때와 똑같이 나타난다.
김치 담그고 보름 뒤 먹어야
김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함유된 유산균의 종류가 달라진다. 보통 김치를 담근 뒤 15~20일(냉장보관 기준)이 지난 후에 먹는 것이 가장 다양하고 많은 수의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다.
위에서 죽는 유산균은 쓸모없나?
죽은 유산균도 필요 없는 게 아니다. 죽은 유산균이 살아있는 유산균의 먹이가 돼 유산균을 활성화시킨다. 일부 회사에서는 유산균에 코팅을 씌운 제품을 출시하는데, 그렇게 하는 것도 좋지만 제품에 더 많은 양의 유산균을 첨가해서 결과적으로 장에 도착하는 유산균 수를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요거트 집에서 만드는 법
최근 요거트를 가정에서 만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 단, 만드는 과정에서 잡균에 오염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유산균과 우유를 섞어서 발효시키면 되는데, 유산균은 시중에 나와 있는 농후발효유로 대체해도 되고, 종균을 직접 구입해 사용해도 된다. 해외 제품의 경우 정식 수입 경로를 거친 제품이 안전하다. 한글 라벨이 붙어 있고, ‘제조 판매업체’가 명시된 걸 고르면 된다. 우유는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한 유기농 제품이 유산균이 장 속에 머물도록 하는 데 좋다. 지방이 있어야 발효가 잘 된다. 저지방·무지방·멸균우유·칼슘우유·저온살균 우유는 발효 시간이 길고 맛도 떨어지므로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유산균과 섞는 비율은 여름에는 우유 10에 유산균 1이, 겨울에는 우유 10에 유산균 2~3이 적당하다. 요거트가 완성돼 굳기 시작하면 냉장고에 보관한다.
5. 발효식품의 두 얼굴
나트륨 함량 많아
발효식품이 무조건 건강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서양식 발효 식품인 치즈, 요거트 등과 달리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장류(醬類)·젓갈 등에는 모두 소금이나 간장 등 염분을 넣는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500mg 이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일일 나트륨 권장섭취량인 2000mg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총 나트륨 섭취량 중 배추김치 섭취로 인한 나트륨 섭취량이 1위다. 한국소비자원의 시험결과에 따르면, 김치를 통해 하루 섭취하는 나트륨은 평균 450mg으로 WHO일일 권장섭취량의 22.5%에 해당한다. 김치뿐 아니라 된장, 간장, 젓갈처럼 우리나라의 대표 발효식품에는 나트륨이 많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을 높인다. 그래서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장류 및 김치 등을 제조할 때 저염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장류 제품의 경우 염도 1.0을 낮추면 제품 100g당 나트륨을 약 400mg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저염 간장 한 숟가락(10g)을 사용할 때마다 일반 간장에 비해 나트륨 40mg을 덜 먹는 셈이다.
콩 발효식품과 암
된장, 청국장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발효 식품을 만드는 데 쓰는 콩은 발효와 관련해 논란이 적지 않다. 콩에 들어 있는 성분인 이소플라본 때문이다.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식물성 단백질로, 콩의 발효 과정에서 함량이 크게 증가한다. 의학계에서는 이소플라본이 항암 작용을 한다는 주장과 오히려 암을 악화시킨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이 때문에 유방암, 자궁암, 골다공증 등 여성호르몬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은 콩 발효 음식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항암 작용을 한다는 견해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영양학회는 암환자용 건강 식단의 하나로 “하루 25g의 콩류를 섭취하라”고 권장하며, 국내 전문의들도 “일상 식사를 할 때 콩 발효식품을 먹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여성호르몬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은 건강보충제를 통해 이소플라본 성분을 추가로 섭취하지 말라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발효식품 속 ‘바이오제닉아민’은 독?
바이오제닉아민은 단백질을 함유한 식품이 부패하거나 발효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1960년대 유럽에서 발효음식인 치즈를 먹은 후 편두통과 고혈압이 나타나면서 바이오제닉아민의 독성 관련 문제가 불거졌다. 치즈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바이오제닉아민이 혈관을 급격히 수축시킨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바이오제닉아민을 과다 섭취하면 신경계나 혈관계가 자극되고, 식품 알레르기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발효식품 속 바이오제닉아민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바이오제닉아민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이라서 장기간 몸속에 축적돼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적고, 현재까지 좋거나 혹은 나쁘다고 할 만한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우리가 통상적으로 먹는 양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6. 발효식품 싱겁게 먹으려면
저염 김치 담그기
일반적으로 김치 담글 때 배추는 12~15% 농도의 소금물에서 5~6시간을 절인다. 그러면 김치의 최종 염도는 2.5~3%가 된다. 저염 김치는 물 1L에 소금 40~60g을 넣고 절임수를 만든 뒤, 절임수에 배추를 넣고 10도 이하 저온에서 48시간 넘게 절이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최종 염도는 1~1.5%가 된다. 멸치액젓이나 까나리액젓을 덜 넣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런 액젓을 적게 넣으면 감칠맛이나 깊은 맛이 줄어드는 대신 건강에 덜 해롭다.
다시마 우린 물로 국물을 만들면 염분 섭취를 더 줄일 수 있다. 다시마에 많이 들어 있는 알긴산이 염분을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다시마 대신 북어 대가리를 써도 좋다. 젓갈을 넣은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북어 대가리로 만든 육수는 김치를 잘 무르지 않게 하고, 시원한 맛과 감칠맛을 더한다. 김치 담글 때 북어 대가리와 멸치, 표고버섯을 넣고 한소끔 끓여 국물로 사용하면 된다.
잘 숙성시키기
김치를 잘 숙성시켜 먹으면 소금을 적게 넣었어도 김치의 짠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신맛이 소량만 섞여도 짠맛을 더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치가 잘 숙성돼 신맛이 나면 짠맛 성분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러면 보통 김치보다 소금을 적게 넣었어도 평소와 다름없는 맛의 김치를 먹을 수 있다. 다만, 빨리 숙성시키려고 처음 하루 이틀간 김치를 실온에 보관하는 건 안 좋다. 김치는 발효 온도가 높으면 발암물질로 알려진 니트로사민이 많이 만들어진다. 담그자마자 냉장고에 넣어서 숙성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치 요리는 물에 헹궈서
김치로 요리할 때는 물에 한번 헹구자. 잘 헹군 김치에 김치 국물 대신 멸치나 다시마 우린 물을 넣고 끓이면 감칠맛이 배가 된다. 다른 양념은 넣지 않아야 한다. 너무 싱거워서 간을 하고 싶다면 간장을 추천한다. 간장에는 아미노산이 들어 있어서 음식의 풍미를 좋게 한다.
김치 좋아한다면 다른 채소도
평소에 김치를 많이 먹는 사람이라면 다른 생채소를 곁들이면 좋다. 칼륨이 많이 함유된 채소를 섭취하면 염분이 몸에 흡수되는 걸 막을 수 있다. 배춧잎, 상추, 깻잎 등으로 김치를 싸먹거나, 오이와 당근 등을 적당히 잘라서 함께 먹으면 된다.
싱거운 된장 만들기
흰콩을 푹 삶아 으깬 뒤 된장에 섞어 사용하면 된장의 풍미를 살리면서 싱겁게 먹을 수 있다. 된장으로 찌개를 끓일 때 된장 대신 청국장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청국장은 된장과 달리 소금을 넣고 발효시키지 않으므로 염분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7. 주목할 만한 해외 발효식품
독일 ‘사우어크라우트’
사우어크라우트는 독일어로 ‘신맛이 나는 양배추’란 뜻이다. 채썬 양배추를 소금에 버무린다음, 병이나 질그릇 등에 넣어 발효시켜 만든다. 발효시킬 때 향신료의 일종인 캐러웨이 씨앗을 조금 넣기도 한다. 독일식 김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사우어크라우트의 비타민C 함량은 100g당 14.7mg이다. 유산균 섭취도 가능하다. 사우어크라우트의 원료인 양배추에는 비타민U가 들어 있다. 비타민U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단백질 합성을 촉진시켜 위 점막을 보호한다. 위산 분비도 억제한다. 위염 있는 사람들이 먹으면 좋다.
몽골 ‘콤부차’
콤부차는 설탕을 넣은 홍차나 녹차에 여러 효모 세포와 미생물로 구성된 박테리아 유익균을 첨가한 후 발효시킨 것을 말한다. 발효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소량의 알코올과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진다. 콤부차를 마시면 해독, 면역력 증강, 신진대사 촉진 등에 도움된다. 글루콘산이 체내 해독에 관여하며, 유산균이 들어 있어서 면역력 증강에 좋은 것이다.
그리스 ‘그릭요거트’
그릭요거트는 우유가 절반으로 줄 때까지 농축한 뒤 유산균을 투입, 발효한 것이다. 그릭요거트에는 인공향이나 인공감미료, 아미드 펙틴 등 발효유를 단단하게 만드는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아서 어린이는 물론 6개월 이후 영아 이유식에도 적합하다. 우유를 농축·발효하므로 단백질·칼슘 등 우유의 영양소를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다. 유산균에 의해 유당이 분해되면 유당 함량이 우유보다 훨씬 낮아지기 때문에,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이 먹어도 괜찮다. 떠먹는 요거트와 달리 인공감미료 같은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일본 ‘낫토’
대두를 삶아서 볏짚으로 싸서 따뜻한 곳에 하루 정도 두면 낫토가 된다. 최근에는 대량 생산을 위해 삶은 콩 위에 배양한 낫토균을 뿌리는 방식을 주로 택한다. 낫토는 우리나라의 청국장과 비슷한데, 젓가락으로 콩을 집었을 때 실처럼 끈끈한 점액이 늘어지는 게 특징이다. 발효균 때문이다. 청국장은 여러 균이 함께 들어가 발효되지만, 낫토는 낫토균 만으로 발효시키기 때문에 점액의 정도나 맛이 조금씩 다르다. 낫토에는 유산균이 풍부하다. 1g에 약 10억 마리의 유산균이 들어 있다. 콩으로 만들기 때문에 단백질도 풍부하다. 낫토 100g에는 17.72g의 단백질이 들어 있는데, 콩에 든 단백질은 LDL콜레스테롤(나쁜콜레스테롤)을 낮춘다. 하루 50g의 콩단백질을 섭취하면 LDL콜레스테롤이 3%가량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콩 발효식품에는 콩단백질이 분해된 ‘콩펩티드’가 함유돼 있는데, 일부 콩펩티드는 혈압을 높이는 효소 활성을 저해한다. 즉, 낫토가 혈압이 높아지는 걸 예방한다는 의미다.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낫토 100g에는 식이섬유가 5.4g 들어 있다. 이는 찐 고구마(100g당 3.8g)나 바나나(100g당2.5g)보다 많은 양이다.
출처 : 헬스 조선(2017.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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