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들보
'와다 검사'라는 뇌 테스트가 있어요.
좌뇌와 우뇌를 번갈아 마취제로 마비시켜서 각각의 언어기능과 기억력을 알아보는 검사로, 일본계 캐나다 신경학자 준 와다(95) 박사가 개발했어요.
이 검사를 할 때 마취된 한쪽 뇌는 정상적으로 깨어 있는 반대편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요.
양쪽 뇌가 모두 마취에서 깨어나면 다시 하나의 뇌처럼 일하게 되고요.
이 실험을 통해 좌뇌와 우뇌는 서로 분리되어 있지만, 평소에는 좌뇌와 우뇌 사이를 연결하고 정보를 전달해주는 통로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해요.
- ▲ 뇌들보(왼쪽·오른쪽 사진 속 검은 부위)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해주는 10㎝ 길이 신경 다발입니다. /위키피디아
두 개로 기능이 나눠진 뇌를 마치 하나의 뇌처럼 만들어 주는 것이 '뇌들보'(뇌량·Corpus callosum)입니다.
약 10cm 길이인데, 2억개의 신경 다발로 이뤄졌어요.
좌뇌와 우뇌가 정보를 교환할 때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지요.
두 도시가 연결되면 큰 대도시가 생기겠지요?
뇌들보의 역할은 양쪽 뇌 기능을 합쳐서 더 똑똑한 뇌로 업그레이드시켜 주는 거예요.
그래서인지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 뇌는 이 뇌들보가 남들보다 두꺼웠다고 해요.
처음에는 뇌들보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과학자들도 잘 몰랐어요.
처음에는 뇌들보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과학자들도 잘 몰랐어요.
섬유로 만든 밴드 같은 모양이어서 그저 두 개의 뇌를 묶어 놓고 있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다 1955년 로널드 마이어라는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생이 뇌들보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뇌가 복잡한 문제를 풀고 미세 조율도 할 수 있다는 걸 밝혀냈어요.
뇌들보가 굵을수록 좌뇌와 우뇌 사이에 정보가 더 빨리 움직이겠죠.
뇌들보가 굵을수록 좌뇌와 우뇌 사이에 정보가 더 빨리 움직이겠죠.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사용하면 뇌들보를 굵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해요.
대표적으로 악기를 배우는 것이지요.
어렸을 때 2년 이상 꾸준히 음악 교육을 받으면 뇌들보가 굵어진다는 연구도 있답니다.
청소년기에 어떤 생활을 하느냐가 뇌들보 굵기에 큰 영향을 주는데, 30대까지도 뇌들보는 더 굵어질 수 있다고 해요.
뇌들보에 문제가 생기면 몸은 하나인데 뇌 두 개가 따로 돌아가는 것과 비슷한 상태가 돼요.
뇌들보에 문제가 생기면 몸은 하나인데 뇌 두 개가 따로 돌아가는 것과 비슷한 상태가 돼요.
상황 판단 능력이 떨어져 무모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읽기, 쓰기 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사회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요.
자폐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강박장애가 모두 뇌들보 손상 때문에 일어난다는 연구도 있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뇌들보가 회사나 학교처럼 아주 익숙한 장소를 찾아가는 것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혀졌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뇌들보가 회사나 학교처럼 아주 익숙한 장소를 찾아가는 것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혀졌답니다.
그래서 뇌들보가 망가진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늘 가던 길도 자꾸 헤매는 것이라고 해요.
뇌들보가 완전히 없어져도 좌뇌와 우뇌의 연결 고리가 조금 남아 있기는 해요.
뇌들보가 완전히 없어져도 좌뇌와 우뇌의 연결 고리가 조금 남아 있기는 해요.
고속도로가 끊겨도 지방도로가 있어서 길을 돌아서 갈 수 있는 것과 비슷하지요.
그래서 뇌들보를 없애는 수술을 해도 밥을 먹고 걷는 것 같은 일상생활에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아요.
다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문제가 생길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