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식물의 생존 전략

백당나무

초암 정만순 2018. 7. 20. 10:40



백당나무



 
백당나무  

모든 생명체는 본능적으로 2세를 남기기 위한 생존전략을 마련하고 제각기 꽃을 피운다. 
 백당나무는 태생적으로 아주 작은 꽃들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숲 속의 곤충들에게 선택될 여지가 적다.
꽃이라도 크고 화려하여 멀리서도 눈에 잘 띠어야 하는데, 워낙 작은 꽃들을 가지고 태어나니 수분활동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그리하여 작은 꽃 주변에 제 몸보다 훨씬 큰 장식품(무성화)을 달아 멀리 있는 곤충들을... 유혹해 자손을 남기는 거사를 치른다. 곤충을 유인하는 역할을 하는 예쁜이 무성화와 암술과 수술을 가진 못난이 유성화가 모여 꽃을 피우는 것이다.
철저한 역할분담을 통해 자손을 남기는 현명함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치열한 숲속의 경쟁에서 샇아남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생존전략이 있어야만 멸종의 길을 피해갈 수 있다.

백당나무의 꽃 모양은 특이해서 우리의 눈길을 끈다.
가지끝마다 황록색의 자잘한 꽃 수십개를 가운데에다 동그랗게 모아 두고 가장자리에 큰 동전만한 새하얀 가짜 꽃이 흰나비가 날개로 감싸듯 에워싸고 있다.
흰접시에 음식을 가득 담아둔 모습이다. 그래서 ‘접시꽃나무’라고 부른다.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꽃 하나하나는 아래가 붙어 있는 통꽃인데, 가운데에 있어야 할 씨방이나 암술, 수술 모두 없다.
이런 꽃들은 무성화, 중성화, 꾸밈꽃(장식화)등으로 불린다. 장식꽃의 모습은 마치 천사가 부채춤을 추다가 마지막에 꽃을 만들어 빙글빙글 도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꽃이 지고 나면 가을부터 겨울까지 빨간 열매가 달리는데 그 빛이 참 곱다. 빨간 열매 속의 씨앗도 참 사랑스러운 하트모양이다. 겨울내내 열매가 그대로 달려 잇는 것으로 보아 새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잎은 마주나고 잎 끝이 3개로 갈라져 꽃이 없는 시기에도 구분하기가 쉽다.
백당나무는 평소의 아름다운 자태와는 달리 잎이 떨어져 썩기 시작하면 그 냄새의 고약해 주변 사람들이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다.
모든 걸 다 갖추기가 힘들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나무이다.
한편 꽃차례의 꽃이 모두 장식화만 피는 품종을 불두화라고 하며 백당나무와 비슷한 꽃으로 산수국과 라너스덜꿩나무가 있다. 불두화와 백당 잎은 동일하지만 백당나무는 꽃받침(헛꽃)이 쟁반처럼 퍼져 있는게 다르다.
백당나무, 산수국,라너스덜꿩나무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잎과 꽃색깔을 보면 된다,
백당나무 잎은 세갈래이고 산수국은 남색(또는 보랏빛)을 띠고 있다.


 백당나무꽃, 중앙부분이 진짜 꽃이고 가장자리는 장식꽃
잎이 세갈래로 갈라진다



백당나무열매



 불두화

산수국.
꽃색갈이 남색

라너스덜꿩나무. 잎이 타원형이고 가장자리꽃이 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