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나무
뽕나무를 알면 병이 없다
우리 옛 조상들은 뽕나무를 하늘이 내려 준 선목(仙木)으로 여겼다. 뽕나무는 비단의 원료이지만 목화나 삼처럼 사람의 손으로 직물을 짤 수 없다. 오직 누에가 뽕잎을 먹고 실을 토해 내야만 명주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의 <후한서>라는 책에는 중국의 전설적인 황제의 왕비인 서능씨가 처음으로 양잠을 하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뽕나무는 귀중한 구황식물이기도 했다. 옛날 중국 위나라의 무제는 군대가 전쟁 중에 식량이 떨어지자 마침 뽕나무밭을 발견하여 굶주림을 면했다고 하였고, 금나라 말기에 대기근이 있었을 때 백성들이 뽕나무로 목숨을 이은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봄철에는 뽕나무의 어린잎을 나물로 먹기도 하고 잎이 무성한 여름에는 많이 따서 말려 두었다가 가루로 내어 곡식가루와 섞어 먹었다. 또 오디가 익으면 말려 가루를 만들거나 술을 담가 먹기도 했다. 산뽕나무는 잎을 누에를 먹이고 재목은 활을 만드는 재료로 썼다.
소화가 잘 되어 방귀가 잘 나온다 하여 뽕나무
뽕잎은 맛이 떫고 약간 쓰다. 어린 순은 그대로 쌈을 싸서 먹을 수 있다. 단백질이 18-40퍼센트 들어 있는데 식물의 잎 중에서 이만큼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은 흔치 않다. 누에가 뽕잎만을 먹고 단백질 덩어리인 고치를 만드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단백질은 여러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누에고치는 단백질의 구성성분이 매우 우수하다.
뽕잎의 단백질은 25종류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는 숙취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알라닌과 아스파라긴산이 마른 뽕잎에 3퍼센트 정도 들어 있으며 뇌혈관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주며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티로신이 0.8퍼센트 들어 있다.
칼슘은 양배추의 60배가 넘고 철은 무청의 150배, 인은 무의 10배, 섬유질은 무말랭이나 고구마만큼이 들어 있다. 식이섬유가 마른 뽕잎 무게의 절반 이상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이 밖에 비타민 에이, 비, 씨, 디 등이 골고루 들어 있다. 이를 녹차와 비교하면 칼슘은 60배, 철분은 2배, 나트륨은 13배, 칼리는 1.4배나 더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은 녹차보다 약간 적지만 식이섬유는 녹차보다 다섯 배나 더 많다. 커피나 녹차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전혀 들어 있지 않다.
뽕잎은 옛 의학책에 신선약(神仙藥)이나 선약 중의 선약이라고 할 정도로 귀한 약효가 있는 것으로 적혀 있다. 각기병과 부종, 소갈(당뇨병), 중풍, 멍이 들거나 삔 데, 탈항, 종기, 청맹(눈이 보이지 않는 것), 동상, 화상, 머리털이 빠지는 것 등을 치료한다고 하였다.
뽕잎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중풍 등을 예방하고 치료한다. 뽕이라는 이름은 뽕잎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어 뽕뽕 하고 방귀가 잘 나온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뽕잎 가루를 식후에 반 숟갈씩 먹으면 변이 온통 푸르게 나올 정도로 엽록소가 많이 들어 있다. 이 엽록소는 염증을 치료하고 고름을 밖으로 빼내어 주고 노화를 막아주는 작용이 있다.
뽕잎에는 미네랄이 50가지 이상이 들어 있다. 대표적인 것은 칼슘, 철분, 칼륨인데 칼슘은 무보다 60배, 철분은 160배나 많다.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하고 골다공증을 예방 치료하며 철분은 혈액의 주요 구성성분이며 칼륨은 소금이 혈액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고 고혈압을 예방하는 작용이 있다.
뽕잎에는 식이섬유소가 52퍼센트 이상 들어 있는데 이 양은 녹차의 11퍼센트에 견주어 4배 이상이 많다. 요즘 사람들은 씹는 것을 싫어해서 섬유질 섭취가 부족하여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러 사람들이 뽕잎을 꾸준히 먹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변비가 없어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비단실은 단백질 덩어리다. 누에가 비단실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뽕잎 속에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마른 뽕잎에는 24퍼센트 이상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이 단백질은 20여 종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에는 필수 아미노산이 10여 종 이상 들어 있다. 혈액의 응고를 도와주는 글루타민이 3.3퍼센트, 숙취를 없애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스파라긴산이 2.2퍼센트, 노인성 치매를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진 세린이 1.2퍼센트,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진 글루타치온도 상당량 들어 있다.
뽕잎의 약효
혈관 강화
<본초강목> 같은 옛 의학책에는 뽕잎이 풍에 좋다고 적혔다. 풍을 맞았다는 것은 뇌졸중으로 뇌 속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진 것을 말한다. 뽕잎에는 곡식 중에서 루틴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메밀보다 루틴이 18배나 많이 들어 있는데 루틴 성분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또 혈압을 낮추는 가바라는 성분도 많이 들어 있다. 옛 의학책에는 뽕나무로 지팡이를 만들거나 젓가락을 만들어 써도 중풍을 예방한다고 적혔다.
당뇨병 예방
누에가 당뇨병에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뽕잎에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성분이 10여 종이 넘게 들어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디옥시노지리마이신이라는 성분인데 이런 성분들은 쌀밥이 포도당으로 바뀌는 속도를 낮추어 혈액 속으로 당분이 천천히 들어가도록 한다. 일본에서 연구한 것을 보면 유전적으로 당뇨병에 걸리게 되어 있는 쥐한테 젖을 떼자마자 뽕잎을 먹였더니 당뇨병에 걸리지 않았고 보통 먹이를 먹인 쥐는 모두 당뇨병에 걸렸다고 한다. 그 흰쥐를 해부하였더니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뽕잎을 먹인 것은 그대로 있었으나 보통 먹이를 먹인 것은 없어져 버렸다고 하였다. 또 혈액 속의 인슐린 함량도 뽕잎을 먹인 것은 정상적으로 높았으나 뽕잎을 먹이지 않은 것은 매우 낮았다고 하였다. 이 연구는 나이가 들면 유전적으로 당뇨병에 걸리게 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뽕잎을 먹으면 당뇨병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또 당뇨병에 걸리게 하는 약을 날마다 먹이면서 뽕잎을 함께 먹이면 당뇨병에 걸리지 않는데 이는 뽕잎이 베타세포의 파괴를 막아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혈압 안정
한국보건의료관리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농촌 지역의 사람들이 도시에 사는 사람보다 고혈압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이 무려 6배나 많다고 하였다. 뽕잎은 혈압을 낮추어 주는 것 외에 혈관 안에 있는 지방 덩어리인 고지혈증과 혈관벽의 동맥경화를 막아 주고 치료하며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하여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압을 안정시켜 주며 장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혈압을 낮추어 준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질을 낮춘다
콜레스테롤이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성호르몬의 원료이기도 하고 세포에 기름 성분을 운반하는 등의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동맥경화, 고지혈증, 고혈압, 지방간 등의 갖가지 병이 생긴다.
뽕잎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이 있다. 콜레스테롤을 먹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 토끼한테 뽕잎을 먹이면 콜레스테롤이 낮아진다.
혈전용해
혈전이란 혈액이 끈적끈적하게 더러워져서 막힌 것이다. 혈전은 혈관벽에 덕지덕지 달라붙어서 혈액이 순조롭게 흐르지 못하게 하고 심하면 혈관을 막아 버린다. 오래 된 수도관을 잘라 보면 곳곳에 녹이 슬고 수도관이 삭아서 수돗물이 잘 흐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수도관의 녹처럼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붙어서 혈액이 흐르지 못하게 한다. 콜레스테롤을 먹여 고콜레스테롤증이 된 흰쥐한테 뽕잎을 농축하여 먹이면 혈전은 흔적만 남기고 없어진다.
동맥경화 예방
혈전이 계속해서 쌓이면 동맥벽의 탄력이 줄어들어 동맥경화증이 생긴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경화증은 흔히 돌연사의 원인이 된다. 관상동맥 경화로 인한 협심증으로 가슴을 찢는 듯한 통증에 시달리다가 목숨을 잃게 되는데 이것이 뇌혈관에서 생기면 뇌졸중으로 반신불수가 되거나 목숨을 잃게 된다.
흰쥐를 인공적으로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고 동맥을 염색해 보면 검은 색의 띠가 나타난다. 이런 쥐한테 뽕잎을 농축하여 먹이면 띠는 흔적만 남고 사라져 버린다. 뽕잎은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중금속 제거
납, 수은, 카드뮴 같은 중금속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간, 뇌, 신경조직 같은 곳에 축적되어 갖가지 질병을 일으킨다.
녹차를 넣고 물을 끓이면 물 속에 있는 카드뮴이 80퍼센트 없어지는데 뽕잎을 넣고 끓이면 94퍼센트가 없어진다. 또 녹차는 물 속에 있는 납을 90퍼센트 없애지만 뽕잎은 98퍼센트를 없앤다. 보통 보리차나 옥수수차가 60-70퍼센틀 없애는 것에 견주어 뽕잎이 월등하게 중금속을 제거하는 효과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뽕잎이나 뽕잎 농축액은 몸 속으로 들어온 중금속을 흡착하여 몸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이 있다.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뽕잎차를 마시면 금방 소변이 시원하게 잘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변비도 대개 없어진다. 뽕잎에는 상당히 센 이뇨작용이 있고 많은 식이 섬유가 변통을 좋게 한다.
노화 억제
뽕잎은 세포가 늙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뽕잎 속에는 폴리페놀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노화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는 대사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많이 생기는데 이것을 바로 제거하지 않으면 세포가 손상을 입게 된다. 이 활성산소를 없애 주는 것이 폴리페놀이다.
암 예방
뽕잎은 상당한 항암효과가 있다. 암세포를 배양하여 거기에 뽕잎을 삶은 물을 부어 주면 암세포의 발생이 30-70퍼센트 억제된다. 자라면서 간암에 걸리게 되어 있는 쥐한테 뽕잎을 먹였더니 암으로 죽는 비율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혈액정화
혈액은 몸 밖으로 나오면 금방 엉겨서 출혈을 금방 멈출 수 있어야 하고 몸 속에서는 부드럽게 잘 흘러야 한다. 쥐한테 콜레스테롤을 많이 먹여 혈전이 생기게 하고 뽕잎을 먹였더니 혈소판이 잘 엉기지 않았다.
이 글은 조선일보사에서 발행하는 <월간 산>에 실렸던 글입니다. 혹 여러 사람들한테 도움이 될 듯하여 여기 싣습니다.
뽕잎 달인 물로 눈을 씻으면 안경을 벗는다
전통 동양의학에서는 뽕잎을 풍기를 없애고 열을 내리며 간을 깨끗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는데 주로 썼다. 그런데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고 머리카락을 잘 자라게 하는 데에도 뽕잎을 많이 썼다.
중국 당나라 때의 명의 손사막(孫思邈)이 지은 <천금방(千金方)>에 보면 머리카락을 잘 자라게 하려면 뽕잎과 삼잎을 함께 삶은 물과 쌀뜨물을 절반씩 섞어서 그 물로 머리를 일곱 차례 감으면 된다고 하였다.
또 명나라 때의 약초학자 이시진이 지은 <본초강목>에도 뽕잎은 눈을 밝게 하고 머리카락을 잘 자라게 해 준다고 적혔다.
중국 청나라 때 광서황제(光緖皇帝 1875 – 1908)와 자희태후(滋禧太后 1835 – 1908)는 뽕잎을 즐겨 약으로 썼다. 자희태후는 머릭결을 곱게 하기 위하여 뽕잎 달인 물로 머리를 감았고 살결을 곱게 가꾸기 위해 뽕잎을 주요 재료로 하여 만든 약을 만들어 수시로 복용했다. 자희태후는 명목연령환(明目年齡丸)이나 명목연령고(明目年齡膏) 같은 약을 복용했는데 이들 약의 주요 재료는 서리 맞은 뽕잎과 국화다.
뽕나무뿌리껍질로 머리를 감으면 대머리가 되지 않는다
<성혜방(聖惠方)>에 머리칼을 잘 빠지지 않게 하는 처방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뽕나무뿌리껍질(桑根白皮) 세 근을 물에 서너 시간 담가 두었다가 대여섯 번 끓인다. 건더기는 건져내고 그 물로 머리를 감는다. 그렇게 하면 머리칼이 더 이상 빠지지 않는다.
머리카락이 생기를 잃고 푸석푸석하며 잘 빠질 때에는 상근백피와 측백나무잎을 각각 한 근씩 넣고 끓인 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릿결이 윤이 나고 머리털이 빠지지 않는다.
뽕나무 뿌리를 약으로 쓸 때는 흙속에 묻혀 있는 것을 캐내서 써야 한다. <고대본초(古代本草)>에 보면 흙 밖으로 드러난 뽕나무 뿌리는 독이 있다고 하였다.
‘땅 위로 올라 온 뽕나무 뿌리는 마액(馬額)이라고 부르며 그 껍질은 마액피라고 부른다. 독이 있어서 먹으면 죽는다. 또 흙 위로 올라와서 옆으로 뻗은 뿌리를 복사(伏蛇)라고 부르며 그 껍질을 복사피라고 부른다. 역시 이것도 독이 있으며 먹으면 심자에 통증이 생기므로 약으로 쓸 수 없다.’
뽕나무뿌리껍질은 10년 넘게 묵은 뽕나무의 길고 부드러운 뿌리를 땅 속 1미터 깊이에서 캐서 겉껍질을 긁어내어 버리고 속에 있는 하얀 껍질만을 약으로 쓴다. 뽕나무 가지가 아침 햇살을 많이 받고 자란 동쪽으로 뻗은 뿌리가 제일 약효가 높다. 뽕나무는 쇠가 닿으면 안 된다. 뿌리를 칼로 긁을 때 쇠로 만든 칼을 쓰지 말고 구리로 만든 칼을 써야 한다.
옛날 기록을 보면 옛날 의사들이 배를 갈라 수술을 할 때 상근백피(桑根白皮)를 머리카락처럼 잘게 찢어서 실을 만들어 수술 부위나 창이나 칼에 베인 자리를 꿰매는 데 썼다. 그리고 닭을 잡아 닭의 피를 꿰맨 자리에 발라 상처를 빨리 아물게 했는데 이는 당나라 때에 주로 썼던 상처 봉합술(縫合術)이다.
상근백피는 폐를 깨끗하게 하고 기침을 멎게 하며 종기를 삭이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효능이 있다. 옛날에는 살결을 아름답게 가꾸는 데에도 많이 썼다.
뽕잎은 눈을 밝게 한다
뽕잎은 눈을 밝게 하는데 아주 좋은 효능이 있다. 다음의 처방은 청나라 건륭 임금 때의 명의 조학민(趙學敏)이 지은 <관아외편(串雅外編)>에 실려 있는 처방이다.
푸른 뽕나무 잎을 약한 불에 쬐어 말려 가루를 내어 적은 양을 그릇에 넣고 3-5분 정도 끓인다. 이 물을 약간 따뜻할 정도로 식혀서 하루에 한 번씩 100일 동안 눈을 씻는다.
나이가 들면서 간과 신장의 기능이 허약해지면 눈이 흐려지고 더 심해지면 실명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조학민은 <본초강목습유(本草綱目拾遺)>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녹내장(綠內障)에 걸린 사람도 뽕잎을 끓인 물로 눈을 씻으면 효과가 좋다.’
<본초도경(本草圖經)>에도 다음과 같이 적혔다.
‘간의 정기는 눈으로 통하며 눈병은 대부분 간과 관계가 깊다. 그러므로 눈병을 고치려면 간을 치료해야 한다. 뽕잎은 간으로 들어가서 간의 열을 없애고 동시에 피의 열을 식혀서 눈을 밝게 한다. 그러므로 옛사람들은 뽕잎을 신선의 약으로 여겼다.’
현대 의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뽕잎에 베타카로틴이 많아서 눈을 밝게 하고 밤눈이 어두운 증상을 고치는데 좋다고 하였다. 뽕잎을 끓인 물로 눈을 씻어주면 눈이 차츰 밝아지고 밤눈 어두운 증상이 없어진다. 입동(立冬 양력 11월 7일)이 지난 뒤에 서리 맞은 뽕잎을 따서 말려 두었다가 그 뽕잎을 달인 물로 하루에 한 번씩 눈을 씻어 주면 80살에도 돋보기 안경을 쓰지 않고 신문의 잔글씨를 읽을 수 있다.
조학민이 지은 <관아외편>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옛날에 무승군 절도사 송중부(宋仲孚)는 20년 동안 눈병으로 고생했는데 뽕잎을 끓인 물로 2년 동안 날마다 눈을 한 번씩 씻었더니 시력이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뽕나무 어린 가지는 기침에도 특효약
뽕나무 가지는 기침을 멎게 하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구산촌(九山村)이란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일생동안 기침이 몸에서 떠난 적이 없었다. 일생을 기침을 하면서 살아왔다.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은 의원들한테서 백 가지가 넘는 약을 먹었으나 아무 효과가 없었다. 나이가 많았을 때 우연히 한 이인을 만났다. 그 이인은 뽕나무 가지로 기침을 멎게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이른 봄에 잎이 아직 피지 않았을 때 남쪽으로 뻗은 뽕나무 가지를 맨끝에서 부터 1촌(寸-3센티미터)쯤 되게 자른 것 21개를 준비하시오. 약탕기에 물을 붓고 21개의 어린 뽕나무 가지를 삶아서 물이 한 대접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날마다 목이 마를 때마다 차 대신 마시면 기침이 멎을 것입니다.
구산촌은 이인이 시키는대로 한 달쯤 뽕나무 가지를 물로 끓여서 마셨다. 일생 동안 어떤 약을 써도 효과가 없던 기침이 깨끗하게 멈추었다.
뽕잎으로 변비 부종 관절염을 고치다
이 글은 조선일보사에서 발행하는 <월간 산>에 실렸던 글입니다. 혹 여러 사람들한테 도움이 될 듯하여 여기 싣습니다.
저는 53세 된 중년부인으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이름은 이○○입니다. 처녀 적부터 몸이 허약하고 잔병을 많이 앓았습니다. 밤마다 친정어머니께서 배를 주물러 주시고 등을 한참 두드리며 팔다리를 주물러야 겨우 잠이 들곤 했습니다. 늘 아랫배와 손발이 차갑고 저렸으며 찬 것을 먹거나 하면 속이 쓰리고 아프면서 곧 설사를 했습니다.
허약한 몸을 고쳐 보려고 집 근처의 병원에서부터 시작하여 부산의 종합병원, 서울에 있는 종합병원까지 다니면서 약을 먹고 치료를 받았으나 모두 신경성 질병이라고만 하였고 여러 가지 약을 먹어도 아무런 효과도 없었습니다.
30대 초반에 뒤늦게 결혼을 해서 딸 하나를 두었으나 늘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하여 무슨 일이 생기지 않나 하는 초조감으로 안절부절못했으며 발목과 무릎의 관절이 수시고 아팠습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면 몸이 천근만근 물 먹은 솜처럼 무겁고 축 늘어져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늘 마음이 우울했습니다. 오른쪽 어깻죽지가 아파서 팔을 들어올릴 수가 없어서 진통제를 열심히 먹고 거의 날마다 파스를 붙이고 지냈으나 별로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처녀 때부터 마흔이 넘어서까지 좋다는 약은 다 구해서 먹고 늘 보약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마흔 대여섯 살 무렵부터 부쩍 건강에 대한 위기감이 느껴져서 단식을 수시로 하고 뜸도 뜨고 수지침도 배우고 사혈요법도 하고 기공도 배우고 요가와 중국체조, 자연요법, 기수련에 이르기까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무엇이든지 열심히 해서 전체적인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으나 여전히 늘 몸이 피로하고 목과 어깨도 많이 아프고 변비가 심해서 3-4일에 한 번씩 화장실에 가곤 했습니다.
2년 전에 토종약초연구학회 최진규 회장님을 만났는데 뽕잎을 먹어 보면 건강을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뽕잎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고 또 지금까지 좋다는 약은 모두 다 써 보았으나 별로 효과가 없었는데 그까짓 뽕잎을 먹고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속는 셈 치고 한 번 먹어 보기로 했습니다.
최진규 회장님이 권하는 대로 산에서 자라는 야생 뽕잎을 따서 그늘에서 말려 가루로 낸 다음 식초에 불린 쥐눈이콩을 말려서 낸 가루와 섞어서 오동나무 씨만 하게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50-6-알씩 하루 2-3번 복용했습니다. 약간 시큼한 맛이 나기는 했지만 먹기는 괜찮았습니다.
뽕잎이 변비,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에 효험이 있다고 했는데 저는 당뇨나 고혈압은 없었으나 변비기 심했으므로 변비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먹어 보기로 한 것입니다.
3-4일 뒤부터 대변이 아주 굵게 나오고 시원하게 하루에 한 번씩 볼 수 있게 되어서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혈압이 높고 변비가 심한 옆 반 선생님께 먹어보라고 한 통을 드렸더니 며칠 뒤에 변비가 없어지고 고혈압으로 인해서 어지럽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줄어들었다면서 기뻐했습니다.
3개월 동안을 열심히 복용했더니 목에서 가래가 많이 나오고 코에서도 누런 콧물이 계속 흘러나왔습니다. 본래 기관지가 좋지 않고 비후성 비염이 있어서 약을 먹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데 낫지도 않고 더 심해지지도 않아서 내버려 두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다시 한 달쯤이 지나자 이번에는 감기몸살을 앓는 것처럼 몸이 오슬오슬 떨리고 무릎이 쑤시고 아팠으며 목이 쉬어서 쉰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남편이 병원에 가 보라고 했지만 본래 병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또 이번 몸살은 그 전에 앓던 것과는 다른 것 같아서 참고 지내보기로 했습니다. 전에 몸살을 앓을 때는 일을 조금만 해도 몹시 피곤해서 일어날 수가 없는데 이번 몸살은 잠을 자고 나면 괜찮은 것 같고 움직이면 무릎관절이 아프며 온 몸이 노곤하고 힘이 없는 것 말고는 다른 증상이 없었습니다.
다시 한 달 가량이 지나서야 이 몸살 증상이 명현반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에 단식을 몇 번 하면서 명현반응을 느껴본 경험이 있었지만 그 때는 짧게 지나가고 말았지만 이번에는 매우 오랫동안 지속되었습니다. 명현반응은 몸이 좋지 않은 부위로 옮겨 다니면서 차례차례 나타났습니다.
옛날에 다친 적이 있는 왼쪽 귀가 몹시 아프더니 그 다음에는 허리 뒤쪽의 신장 부위가 몹시 아파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증상들이 명현반응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차츰 몸살 증상은 없어졌고 목이 쉬는 증상은 4개월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6개월 동안 뽕잎을 먹고 나니 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워졌습니다. 목소리가 맑아졌고 가래가 없어졌으며 변비가 없어졌고 예전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과 손발이 자주 붓고 오줌소태에도 자주 걸리곤 했으나 그런 증상도 싹 없어졌습니다. 소화도 잘 되고 머리도 맑아졌으며 무릎관절이 아픈 증상도 사라졌습니다. 뽕잎으로 내 몸에 있던 모든 병이 싹 나아 버린 것입니다. 차를 타면 늘 멀미를 심하게 했으나 멀미를 전혀 하지 않게 되었고 힘든 일을 해도 피로를 모르게 되어 동료 선생님들한테서 슈퍼 아줌마라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57킬로그램이던 54킬로그램으로 줄어들었고 보는 사람마다 살이 빠지고 살결이 고와졌다고 합니다. 몸무게는 별로 줄어들지 않았는데 왜 보는 사람마다 살이 빠졌다고 하는지 궁금해서 최진규 회장님한테 여쭈어 보았더니 아랫배와 허벅지 같은 곳에 있는 중성지방질이 빠져나가서 그렇게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뽕잎은 몸 안에 있는 중성지방질과 콜레스테롤을 분해해서 몸 밖으로 보내는 성질이 있어서 비만증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제가 날씬해지고 예뻐졌다고 하니까 동료 교사 몇 명이 뽕잎을 먹기 시작했는데 역시 살결이 고와지고 아랫배의 뱃살이 줄어들어 날씬해졌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2년이 넘도록 계속 뽕잎과 식초, 쥐눈이콩으로 만든 알약을 먹고 있습니다. 힘든 일을 하고 나도 피로하지 않고 살결이 매끈하고 탄력이 생겼으며 몸이 따뜻해지고 손발이 저린 증상이 없어졌으며 속이 편하고 소화가 잘 됩니다. 요즈음에는 흰 머리칼이 차츰 줄어드는 것을 느끼고 있는데 거의 반쯤 희어진 머리가 4분지 3 이상이 검은 머리칼로 바뀌었습니다. 아마 1년쯤 더 복용하면 완전히 검은 머리로 바뀌고 지금보다 더 젊어졌다는 소리를 듣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리 맞은 뽕잎은 다한증 명약
뽕잎을 약으로 쓸 때에는 서리를 맞은 것을 써야 효과가 제일 좋다. 중국 북경에 거주하는 명의 위용양(魏龍骧) 선생의 글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서른 다섯 살 된 한 남자가 날마다 밤 12시만 되면 온 몸에서 땀이 나서 마치 옷을 입은 채로 물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사람 같았다. 이처럼 땀을 많이 흘린 지 1년이 지났다. 그 동안 방법을 다 써 보았으나 아무 효과가 없었다.
위 선생은 이 환자를 고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심하던 중에 송나라 때 홍매(洪邁)가 엮은 설화집인 <이견지(夷堅志)>에서 읽은 이야기 한 토막이 떠올랐다.
<이견지>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엄주(嚴州)의 산사에 한 떠돌이 중이 머물고 있었다. 그는 몸이 몹시 허약하고 여위었으며 밥맛이 없어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었다. 날마다 밤이면 몸에서 땀이 나서 마치 땀으로 목욕을 한 것과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늘 옷과 이불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이러하기를 20년이 지났는데 그 동안 온갖 약을 다 써 보았으나 아무 효과도 없었다. 어느 날 다른 절의 주지가 그 절에 왔다가 그를 보고 말했다.
“나한테 당신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처방이 하나 있소이다!”
“부탁드립니다. 제가 꼭 나을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주지승은 떠돌이 중한테 그 처방을 가르쳐 주었다. 떠돌이 중은 주지승이 가르쳐 준대로 약을 먹었더니 20년 동안이나 그를 괴롭히던 병이 사흘만에 완전히 나았다. 그 약은 오직 뽕잎 한 가지로 된 단방 약이었다. 곧 초겨울철에 새벽에 서리를 맞아 시든 뽕잎을 따서 약한 불에 쬐어 말렸다가 절구로 찧어서 가루로 만든다. 이 가루를 날마다 8그램씩 빈속에 따뜻한 물과 함께 먹는 것이었다.
위 선생은 야한증(夜汗症) 한자한테 서리 맞은 뽕잎을 써 보기로 했다. 서리 맞은 뽕잎 가루를 한 번에 8그램씩 따뜻한 물 대신 쌀죽과 함께 먹게 하였다. 과연 뽕잎은 야한증에 놀라운 치료 효과가 있어서 약을 먹은 지 사흘 만에 깨끗하게 나았다.
얼마 뒤에 위 선생은 다른 한 야한증 환자를 만났다. 먼저 환자와 꼭 같이 서리 맞은 뽕잎을 썼다. 역시 사흘 만에 완전히 나았다. 위 선생은 이와 같은 임상 실험을 통하여 ‘뽕나무 잎은 야한증을 치료하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중국 명나라 이천(李梴)이 편찬하여 1575년에 간행한 <의학입문(醫學入門)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생각이 지나치게 많아 심장이 허약하여 땀을 많이 흘릴 때에는 두 번 서리 맞은 뽕잎을 따서 말리거나 약한 불에 쬐어 말려서 가루 내어 미음과 함께 먹는다.
예순 살 된 한 시골 사람이 도한증(盜汗症)이 생긴 지 2년이 지났다. 밥맛은 좋지만 정신이 몹시 피로하였다. 여러 가지 약을 먹어 보았으나 별로 효과가 없었다. 서리 맞은 뽕잎을 아침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 한 번에 9그램씩 쌀죽과 같이 먹었더니 2주일만에 도한증이 완전히 나았다.
뽕잎은 얼굴에 땀이 많이 나는 것 곧 두면출한(頭面出汗-찜통머리)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신농본초경>에도 ‘상엽제한열출한(桑葉除寒熱出汗)’ 곧 ‘뽕은 모든 한과 열로 인해 땀이 나는 것을 없앤다’고 적혔다.
중국 금원사대가(金元四大家)의 한 사람인 주진형(朱震亨)이 지은 의학책인 <단계심법(丹溪心法)>에도 서리 맞은 뽕잎 가루를 미음과 함께 복용하면 도한(盜汗)이 멎는다고 적혔다. 도한(盜汗)이란 잠을 잘 때 땀을 흘려 옷이 축축하게 젖을 만큼 많이 나는 증상을 가리킨다.
중국 명나라 말기에서 청나라 초기에 살았던 명의 부청주(傅靑主)는 뽕잎으로 땀을 멎게 하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부청주는 지한신단(止汗神丹)과 알한단(遏汗丹)과 지한정신단(止汗定神丹) 같은 여러 가지 처방을 만들었다.
부청주는 뽕잎에 대해 ‘뽕잎은 땀을 멎게 하는 신약(神藥)이며 땀을 거두어들이는 묘품’이라고 하였다.
또 <본초촬요(本草撮要)>에도 ‘서리 맞은 뽕잎을 차 대신 마시면 도한이 낫는다’고 하였다.
서리 맞은 뽕잎은 도한(盜汗) 뿐만 아니라 자한(自汗)도 낫게 한다.
서리 맞은 뽕잎을 얻는 방법에 대해 <백초경(百草鏡)>에 다음과 같이 적혔다.
뽕잎은 반드시 눈에 덮인 것을 따야 한다. 눈이 내린 그 다음 날 아침에 뽕잎에 쌓인 눈을 털어내고 뽕잎을 따서 실로 꿰어 집안에 매달아 그늘에서 말린다. 그렇게 하면 뽕잎의 색깔이 검푸른 색으로 바뀌고 바람이 불어 뽕잎끼리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마치 쇠가 부딪히는 소리와 같다. 그러므로 이것을 ‘철선자(鐵扇子)’ 곧 ‘쇠로 만든 부채’라고 부른다. 뽕잎은 동지가 지난 뒤에 채취한 것이 효과가 가장 좋다.
현대 중국의 고조농(顧兆農)이라는 명의는 70년 동안 서리 맞은 뽕잎죽으로 다한증과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여 큰 효과를 보았다. 그 처방은 다음과 같다.
서리 맞은 뽕잎 6그램, 담두시(淡豆豉-청국장) 10그램, 좁쌀 50그램으로 죽을 끓여 먹는다. 물 두 사발에 서리 맞은 뽕잎과 청국장을 넣고 가열하여 약한 불로 천천히 끓인 다음 건더기를 건져 내고 좁쌀을 넣고 끓여 죽을 만들어 하루 한 번 저녁에 잠 자기 전에 먹는다. 서리 맞은 뽕잎죽은 여성의 산후병이나 병을 앓아서 몸이 허약해진 노인들이나 낮에 움직이기만 하면 저절로 땀이 나는 사람, 마음이 불안하여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한테 뛰어난 치료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