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운림의 식품과 의학

무시래기

초암 정만순 2018. 4. 24. 23:37




무시래기



파킨슨병을 무시래기로 고친 이야기

    

  

시래깃국이 식탁에 오른 날이면 입맛이 돈다

처마 밑 응달진 모퉁이 얼기설기 새끼줄에 매달린

누렇게 마른 시래기 한 줄 뜯어 와서

마른 멸치 한 줌 집어 넣고

푹 삶아 끓인 시래깃국

술 취한 날 아침이면 속까지 개운하다

 

푸른 시절에는 잎도 주고 뿌리도 주고

이제 마른 몸뚱이까지 이렇게 주고 가는

시래기 인생이라니!

나도 누군가를 위해

시래기처럼만 살 수 있다면.

시래기 인생/김경윤


 

어느 기독교 선교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수전증을 앓고 있다고 하면서 고쳐 달라고 연락이 왔다. 수전증(手顫症)이 심해서 손가락이 춤을 추는 것처럼 떨려서 글씨를 못 쓴다고 한다. 눈꺼풀도 떨리고 머리도 흔들리며 머리 속이 멍하고 기억력이 없어지고 비틀거려서 걸음을 걷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파킨슨병이라고 진단을 받았는데 원인도 알 수 없고 치료법도 없다고 하므로 선생님한테 도움을 얻고 싶습니다, 꼭 좀 고쳐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집과 사무실이 모두 서울 강남에 있으므로 강남으로 한 번 와 주시면 좋겠다고 하기에 저는 강남의 지리를 잘 모르고 멀리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라고 하였더니 그러면 선생님이 계시는 곳 근처로 가겠습니다.’ 하였다.

종로에 있는 어느 전통찻집에서 교장 선생님을 만났다. 때는 정월이었고 마침 함박눈이 내려 온 세상이 은세계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찻집 안으로 들어서니 마치 봄날 꽃동산에 온 것 같았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계단이며 탁자며 바닥이며 빈 공간마다 온갖 종류의 꽃을 심어 놓은 화분이 가득했다. 여러 가지 철쭉 종류와 영산홍, 진달래, 난초,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서양 꽃들에 이르기까지 백 개도 넘는 화분에 꽃이 만발하여 온통 꽃 천지를 이루고 있었다.

교장 선생님은 이 찻집에 있는 꽃들이 좋아서 시내에 볼일이 있으면 좀 멀더라도 일부러 이곳까지 와서 손님을 만난다고 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주변의 꽃들을 가리키며 연신 감탄을 했다.

저는 이곳에 오기만 하면 기분이 아주 좋아집니다. 이 꽃들 때문에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습니다. 보십시오.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한겨울철에 이런 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정색을 하며 물었다.

교장 선생님, 이 꽃들이 모두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입니다. 지상의 모든 만물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지요. 성경의 창세기에 보면 하나님께서 6일 동안에 만물을 창조하셨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꽃들도 당연히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이 창조한 것이 아니고 사람들이 마귀라고 부르는 사탄이 창조한 것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흉악한 사탄이 어떻게 이처럼 아름다운 꽃들을 어떻게 창조할 수 있겠습니까?”

교장 선생님, 저는 이 꽃들을 보자마자 이 꽃들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꽃들은 선한 마음을 가진 하나님께서 창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았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즉시 예끼 이 놈 내가 이 따위 것들을 창조했겠느냐? 그것은 모두 사탄이 만든 것이니라하고 계시를 해 주셨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도 한 번 이 꽃들을 누가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 한 번 깊이 생각을 해 보고 기도를 해서 하나님께 여쭈어 보시지요.”

생각을 해 보나마나지요. 이 꽃들은 선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입니다. 어찌 악한 마음을 가진 마귀가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을 창조할 수가 있겠습니까?”

아니지요. 악한 마음을 가진 마귀가 창조했을 수도 있지요.”

악한 마음을 가진 마귀가 이 꽃들을 창조했다고요?”


 

엄동설한에 철쭉꽃을 피게 만들면?

 

그렇습니다. 이 꽃들은 분명히 악한 마음을 가진 사탄이 만든 것입니다. 저는 모든 사물을 볼 때마다 깊이 생각을 해 봅니다. 그 사물들이 왜 거기에 있는지 어떤 이치로 이루어진 것인지를 생각하고 연구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저는 이 꽃들을 보자마자 마음속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과연 이 꽃들을 전지전능하고 선한 마음을 가진 존재가 만들었는가, 아니면 악한 마음을 가진 존재가 만들었는가를 생각해 보고 나서 즉시 선한 마음을 가진 존재가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선한 마음을 가진 하나님이 만든 것이 아닐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것이라고 해서 모두 선한 마음을 가진 존재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시므로 제가 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하실 적에 한꺼번에 모든 것을 만들지 않으시고 순서를 정하여 차례대로 만드셨습니다. 성서의 창세기를 보면 첫날에서부터 여섯 째 날이 될 때까지 차례로 만드셨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여기에 있는 철쭉꽃과 진달래 꽃 중에서는 어느 것을 먼저 만드셨겠습니까?”

그는 한참동안을 머뭇거리면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도무지 저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럼 여기서 이야기를 잠깐 돌려서 먼저 교장 선생님의 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를 해 보도록 하지요. 제가 보기에 교장 선생님의 병은 음식을 잘못 먹어서 생긴 것입니다. 곧 선한 마음을 가진 하나님이 아닌 악한 마음을 가진 사탄이 만든 음식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요. 마귀가 만든 음식을 먹으면 온갖 질병에 걸리게 되어 있습니다. 아마 그 마귀가 만든 음식을 끊으면 몸이 차츰 좋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마귀가 만든 음식을 먹었다고요? 그 말씀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제 몸을 생각해서 제일 신선하고 좋은 음식만을 골라서 먹습니다. 대체 그 나쁜 음식이 무엇입니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조금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다시 먼저 하던 얘기를 계속하도록 하지요. 저는 이 찻집에 들어와서 여기 있는 이 꽃들을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하(天下)의 모든 만물은 각각 그 시()가 있고 때가 있거늘 여기 그 시와 때를 모르는 것들이 가득 차 있구나.

조물주께서 꽃들을 처음 창조할 때에는 그 원리와 이치에 맞게 봄에 꽃이 피고 여름에 무성해지며 가을에 열매를 맺게 하여 모든 식물들이 각각 그 정해진 질서와 순서대로 꽃이 피고 지도록 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있는 이 꽃들은 봄철에 피어야 할 것이 한 겨울철에 피어서 한 달이 넘도록 시들지 않고 있으니 이것은 본래 만물을 창조하신 조물주의 뜻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있는 철쭉이 먼저 생겼을까요? 아니면 철쭉의 사촌이라고 할 수 있는 진달래가 먼저 생겼을까요? 둘 중에 하나님께서 어느 것을 먼저 만드셨겠습니까? 그 답을 알려 드리지요.

하나님께서 진달래를 먼저 만드시니 진달래는 살기 좋은 야산에 무리지어 번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진달래는 다른 나무나 풀의 잎이 나기 전인 이른 봄철에 꽃을 피워서 햇빛을 독차지하고, 벌과 나비들이 꽃 속에 있는 꿀을 먹으러 많이 모여들어 잔치를 벌이고 꽃가루받이가 잘 되어 씨앗을 많이 맺으니 자손이 번창하여 온 산천이 진달래 천지가 되었습니다. 진달래꽃은 다른 나무나 풀잎이 아직 싹이 트지 않은 이른 봄철에 꽃을 피우므로 햇볕을 많이 받아서 꽃빛깔이 철쭉꽃보다 더 붉지요.

조물주께서 진달래꽃을 만드시고 나서 보니 보기에 좋아서 이번에는 철쭉꽃을 만들자 하고 철쭉꽃을 만드셨습니다. 그런데 철쭉은 진달래꽃과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종이므로 벌과 나비가 꽃가루받이를 함께 해서 교잡종이 생겨서 유전자가 서로 섞여서 잡종이 생기지 않게 하시려고 꽃 피는 시간을 진달래보다 보름이나 한 달쯤 뒤에, 곧 진달래꽃이 다 져서 진달래꽃의 수정이 끝난 뒤에야 꽃이 피도록 정하셨습니다. 철쭉꽃이 더 일찍 피게 하고 싶어도 일찍 피면 벌과 나비가 진달래꽃의 꽃가루를 철쭉꽃에 갖고 와서 수정을 하면 잡종이 생길 수 있으므로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 꽃이 피는 시기를 각각 다르게 하셨습니다.

진달래가 꽃이 피어서 수정을 할 시기에는 아직 다른 나무나 풀의 잎이 돋지 않아서 햇볕을 잘 받을 수 있으므로 진달래나무는 키가 높게 자라지 않아도 되었지만, 철쭉꽃이 필 무렵에는 다른 나무들의 잎과 풀잎이 한창 돋아날 때이기 때문에, 다른 나무의 잎에 가려서 햇볕을 잘 받지 못하므로 다른 나무들과 경쟁을 해서 햇볕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철쭉나무는 진달래나무보다 더 키가 높게 자라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햇볕이 잘 들고 기후가 따뜻한 낮은 땅은 이미 진달래가 차지하고 있으므로 진달래가 자라기 싫어하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다른 키가 큰 나무들과 섞여서 자라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철쭉꽃나무는 다른 풀잎에 가려서 햇볕을 제대로 받지 못하므로 햇볕을 한 번에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잎을 크고 넓게 만들고 꽃도 진달래보다 더 크게 만드셨습니다. 철쭉꽃은 진달래보다 더 크지만 햇볕을 더 작게 받으므로 꽃빛깔이 진달래보다 더 연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다가 다른 식물들한테 햇볕을 받기에 좋은 자리를 모두 뺏기고 더 높은 곳으로 쫓겨 가서 다른 나무들은 추워서 자라기 힘든 곳에 자리를 잡으니, 거기에는 경쟁하는 식물이 없어서 무리를 이루게 되었고, 햇볕을 마음껏 받을 수 있으므로 잎이 더 작아지고 키도 더 작아졌으며, 꽃빛깔도 선명한 진홍빛으로더 진하게 바뀐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한라산이나 소백산, 태백산, 지리산 같은 높은 산꼭대기에 철쭉꽃이 무리지어 피어서 온통 꽃 천지를 이루므로 사람들이 그것을 구경하러 산에 떼를 지어 올라가서 철쭉꽃잔치를 열어 즐기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여기에 있는 이 철쭉이며 영산홍 꽃들을 보십시오. 지금 바깥은 한겨울로 온 천지가 눈으로 덮여 있는데 이 찻집 안에서만 꽃들이 만발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한겨울에 진달래, 철쭉, 난초의 꽃이 피도록 만드셨습니까? 꽃이 아름답게 피는 것은 사람들이 보기에 좋고 그 아름다움을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 만든 것만은 아닙니다. 그것과는 다른 본래의 목적이 있습니다. 벌과 나비를 화려한 색깔과 달콤한 꿀로 유혹하여 수정을 해서 열매를 맺고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여기 어디에 벌이 있으며 나비가 어디 있습니까? 이 꽃들이 수정을 하고 씨앗을 맺어서 종자를 남길 수 있겠습니까? 따뜻한 봄에 피어야 할 것을 자연의 순리를 거슬러서 엄동설한(嚴冬雪寒)에 꽃이 피게 하였습니다. 찬란한 봄 햇살 속에 피어야 할 것을 햇볕 한 줌 없이 창백한 형광등 불빛 아래 피게 하였습니다.

이 영산홍은 진달래와 철쭉을 교배하여 만든 잡종입니다. 영산홍은 하나님께서 만든 것이 아니고 자연에서 저절로 된 것도 아닙니다. 사람이 강제로 교배를 시켜서 만든 교잡종이지요. 하나님이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인위적(人爲的)으로 조작해서 만든 것입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철쭉과 진달래가 서로 짝을 지어서 잡종이 생기는 일이 결코 없습니다. 조물주께서는 모든 생물들한테 짝을 정하시고 반드시 그 짝과 결합하여 자손을 만들도록 정하셨습니다.

그런데 철쭉과 진달래를 교배하여 만든 영산홍은 사람으로 치면 원숭이와 강제로 짝을 지어 같이 살게 하여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과 같은 것입니다. 식물도 다른 종과 교배하여 교잡종을 만드는 것을 죽는 것만큼이나 싫어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도 서로 마음이 안 맞는 사람과 같이 살기가 싫어서 이혼도 하고 싸우기도 하며 심지어 상대방을 죽이기도 하는데, 강제로 종이 다른 것과 짝을 짓게 하였으니 식물이라서 말을 할 수도 없고 반항할 수도 없으니 얼마나 더 괴롭겠습니까? 이것은 자연의 이치에 완전히 어긋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닭과 소를 강제로 짝짓기를 해서 닭도 소도 아닌 괴물을 만들어 낸 것과 같습니다. 유전자를 뒤섞거나 조작하여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절대로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여기 있는 이 꽃들은 하나님이 창조한 것이 아닙니다. 또 사람이 식물을 몹시 사랑하여 식물을 사랑하고 아끼기 위하여 만든 것도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의 시각과 후각, 촉각 같은 오감(五感)에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하여 돈을 벌기 위해서 만든 것이지요. 곧 사람의 욕심과 이기심이 만든 것입니다. 사람이 자신한테 이득이 되지 않는다면 이런 것을 만들 리가 없지요. 조물주의 선한 뜻에 따라 만든 것이 아니고 사람이 자기의 이기심 곧 악한 뜻에 따라 만든 것입니다. 그러하니 어찌 이 꽃들을 선한 마음을 가진 하나님이 만들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눈으로 보기에는 이 꽃들이 매우 아름답고 건강해 보이지만 이 꽃들은 전혀 아름답지도 않고 건강하지도 않습니다. 가장 심각한 병이 들어 있는 상태이지요. 식물의 처지에서 보면 죽는 것보다 훨씬 더 참담한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탄과 하나님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선한 것은 무엇이고 악한 것은 무엇입니까?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이나 다른 생명을 방해하거나 해를 끼치면 악한 것이고, 다른 사람이나 다른 뭇 생명의 유익을 위해서 내가 조금 더 애쓰고 희생하는 것이 선한 것입니다. 곧 이기심은 악이고 이타심과 공의로움이 선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번에는 호박과 박에 대해서 얘기를 한 번 해 보십시다. 호박은 사람들이 널리 심어서 호박죽도 해 먹고 반찬이나 나물로 많이 먹는 것이니까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플라스틱 바가지에 밀려서 박을 심는 사람은 별로 없지요. 교장 선생님은 박꽃을 보셨습니까?

박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수십 년을 미국에서 살았습니다. 외국에 나와서 사는 교포들은 고향에 대한 향수 때문에 우리 전통적인 것들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더 큽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있던 토종 종자를 갖고 가서 정원이나 텃밭에 많이 심습니다. 감나무, 엄나무, , 나팔꽃 같은 우리나라 전통 꽃들을 미국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는 미국 교포사회에 우리나라의 전통이 더 많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설날이나 추석에도 한복을 입고 그네를 타고 널뛰기를 하며 달집태우기를 하는 행사를 보기 힘들지만 미국에 사는 교포들은 우리나라에 사는 사람들보다 명절이나 전통풍속을 더 잘 지킵니다.”

교장 선생님, 먼저와 꼭 같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하나님께서 호박을 먼저 만드셨을까요? 박을 먼저 만드셨을까요?”

저로서는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을 해 주시지요.”

사물을 볼 때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는 습관을 들이면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호박을 먼저 만드셨습니다. 봄철에 호박씨가 싹이 터서 호박 덩굴이 자라기 시작하여 6월 중순 무렵 햇볕이 제일 따뜻하고 가장 좋은 계절에 꽃이 피도록 정하셨습니다. 6월에 피어라. 밤에 피지 말고 아침 일찍부터 피어서 밤새 굶주린 벌과 나비들이 부지런히 와서 꿀을 실컷 먹고 꽃가루받이를 하게 하라. 꿀을 아주 많이 만들어서 작은 벌이나 나비가 오는 것도 좋지만, 꽃가루를 한꺼번에 많이 운반할 수 있는 털복숭이 큰 호박벌이 찾아와서 꿀을 실컷 먹고 꽃가루를 듬뿍 묻혀서 수정을 할 수 있게 하라. 풍성한 햇볕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잎을 아주 넓고 크게 만들어 햇볕을 실컷 받아들이고 흙에서 물과 영양분을 많이 흡수할 수 있게 하여 넝쿨이 아주 무성하게 하라.

한여름철은 모든 식물들이 왕성하게 자라는 철이라서 고추, 가지, 오이 같은 것들이 꽃이 무성하게 피어서 씨앗도 하루에 100개씩 맺히는 계절입니다. 호박꽃이 벌과 나비들이 달콤한 꿀을 실컷 먹을 수 있도록 잔치를 열어 주고 꽃가루받이를 해서 호박 열매가 쑥쑥 크게 자라서 누렇게 익으면 사람들이 호박을 따서 맛있게 호박죽을 끓여서 먹을 수 있도록 하고, 그 안에 많은 씨앗이 맺게 하여 그 씨앗을 다시 심어서 자손이 번창하게 해서 날마다 사람들이 기뻐하고 호박이 이 땅에서 해가 갈수록 번성하여 좋은 날이 날마다 계속되게 하자.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호박을 창조하시고 나서 사람들이 호박을 따서 맛있게 호박죽을 끓여서 먹으려고 하는데 아, 호박죽을 떠먹을 바가지가 없지 않겠어요.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호박죽을 떠먹으려면 바가지가 있어야겠구나 하시고는 박을 만드셨습니다. 호박죽을 떠서 담으려면 제법 큰 바가지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숟가락처럼 떠서 먹으려면 조롱박 같이 작은 것도 필요하지요.

그런데 큰 바가지가 달리게 하려면 잎에서 햇볕을 많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호박과 같은 시기인 여름철에 덩굴이 무럭무럭 자라고 꽃이 피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호박꽃과 박꽃이 꽃가루가 서로 섞이지 않도록 박꽃은 밤에만 꽃이 피도록 하셨습니다. 박꽃은 해가 지고 나서 밤에만 피지 않습니까? 반대로 호박꽃은 저녁이 되면 꽃잎을 오므리고 잠을 잡니다. 호박꽃이 잠을 잘 때 박꽃은 꽃잎을 활짝 열어 꽃이 피는 겁니다. 반대로 박꽃은 아침이 되면 꽃잎을 오므리고 잠을 잡니다.

박꽃은 밤에 피어서 햇빛을 하나도 못 받고 달빛만 받으므로 달빛을 닮아서 박꽃은 꽃빛깔이 하얗습니다. 호박꽃은 햇볕을 많이 받아서 햇빛을 닮아 꽃빛깔이 노랗지요. 하나님께서는 그것만 갖고서는 호박과 박이 유전자가 섞여서 잡종이 될 것이 걱정이 되고 안심이 안 되어 박꽃은 벌이나 나비는 싫어하고 풍뎅이나 박쥐가 좋아하는 꿀을 만들어서 풍뎅이나 박쥐와 같은 동물들이 박꽃의 꽃가루받이를 하도록 정하셨습니다.

그런데 벌과 나비 같은 곤충들이 낮에 꽃이 피는 호박꽃한테만 가고 사람들도 박보다는 호박을 더 좋아하니까 박꽃이 심술이 나서 사람들한테 심술을 부렸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박꽃 냄새를 맡으면 머리가 아픈 겁니다. 임산부가 박꽃 냄새를 맡으면 머리가 아프고 구역질이 나고 설사를 하지요. 박꽃 향기가 공기 중에 있는 산소를 빼앗아가기 때문에 산소가 부족해서 임신 중독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임신 중독증이 심해지면 유산을 하거나 사산을 할 수도 있지요. 박꽃 냄새 때문에 임산부가 구토를 하고 설사를 하거나 하면 그 남편이 이놈의 박꽃 때문에 하늘이 점지해 준 자식을 잃을 뻔 했다고 하면서 낫으로 박 덩굴을 잘라서 없애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임신한 며느리가 있는 집에서는 집 안에 박을 심지 않는 전통이 있는 것입니다.

이만큼 설명을 해 드렸으면 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눈치를 챘을 것입니다. 이제 교장 선생님의 수전증의 원인과 치료방법을 알아보도록 하지요. 교장 선생님께서 즐겨 드시는 음식을 좋아하는 순서대로 다섯 가지를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저는 고기를 먹기는 하지만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몸에 좋지 않다고 해서 조금밖에 안 먹습니다. 우유나 달걀은 많이 먹는 편입니다. 그리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습니다. 그리고 밥은 현미밥을 먹습니다.”

과일을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어떤 과일을 좋아하십니까?”

과일은 무엇이든지 다 좋아합니다. 수박, 사과, 포도, 복숭아 같은 것들이지요.”

교장 선생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과일을 제가 한번 맞춰 보겠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사과를 제일 좋아하시지요?”

아니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저는 모든 과일 중에서 사과를 가장 좋아합니다. 과일 중에서 가장 맛있고 보기에도 좋은 과일이 아닙니까? 비타민 C도 많고 위장에도 좋다고 해서 자주 먹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꽃을 좋아하시는 것을 보고 짐작을 했지요. 사과는 보기에 제일 좋은 과일이니까요. 교장 선생님의 파킨슨 병과 수전증은 사과를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긴 것입니다.”

? 사과를 많이 먹어서 병이 생겼다고요?”

그렇습니다. 사과 때문입니다. 사과를 하루에 몇 개씩 드셨습니까?”

하루에 3-4개씩 먹었습니다.”

껍질을 깎아서 드셨나요?”

아닙니다. 유기농으로 키운 사과를 먹었습니다. 껍질에 영양이 많다고 해서 그냥 물로 잘 씻어서 먹었습니다.”

껍질을 잘 깎아서 하루에 반 쪽 정도만 드셨더라면 아무 탈이 안 생겼을 것입니다. 사과 껍질은 코끼리나 돼지, 소 같은 초식동물이 먹어도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입니다. 사과 껍질은 마치 가죽처럼 질기지 않습니까? 사과를 먹고 나서 변을 보면 껍질이 하나도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식물을 소화하는 능력이 코끼리나 돼지의 100분지 1도 안 되는 사람이 사과를 껍질 채로 먹었으므로 껍질에 많이 들어 있는 영양소는 전혀 흡수가 안 되고 껍질에 붙어 있는 농약 성분만 흡수된 것입니다. 사과 껍질을 자세히 살펴보면 표면이 반질반질하게 윤이 납니다. 이것은 밀랍 성분이지요. 곧 기름 성분입니다. 물로 잘 씻기지 않지요. 비를 맞아도 빗물이 묻지 않고 물방울이 되어 흘러내립니다.

그런데 사과는 단맛이 많아 벌레가 많이 달려들기 때문에 벌레를 죽이려고 농약을 많이 칩니다. 유기농이라고 해도 농약을 전혀 안 치는 것이 아닙니다. 살충제나 살균제 같은 농약을 적게 치는 대신 영양제나 호르몬제 같은 것은 더 많이 칩니다. 영양제나 호르몬제가 살충제나 살균제보다 수십 배는 더 나쁜 것입니다. 오히려 유기농이 훨씬 더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사과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1년에 최소 열여섯 번이나 농약을 준다고 하더군요. 농약의 용매로 수은을 많이 씁니다. 곧 농약을 그냥 주면 사과나무의 잎이나 열매에 달라붙지 않기 때문에 잎에 골고루 농약이 묻도록 하는 접착제가 수은입니다. 교장 선생님은 껍질에 농약이 잔뜩 묻은 사과를 많이 먹어서 그 농약에 들어 있는 수은에 중독되어 인해 수전증이 생긴 것입니다. 교장님의 수전증은 농약으로 오염된 사과를 많이 먹어서 생겼고 사과를 안 먹으면 고칠 수 있습니다. 이제 그 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지요.

교장 선생님은 꽃사과를 아십니까? 접붙일 대목으로 쓰기 위해 사과밭 주위에 빙 둘러서 심고 아파트 단지나 정원에도 심는 더러 꽃사과 말입니다.”

 

그 전엔 사과껍질을

얇게 깎을수록 선수였는데

 

지금은 사과껍질을

두껍게 깎는게 더 선수다.

 

농약에 오염된 사과의 피부.

사과깎기/김시종


 

사과를 많이 먹어서 생긴 병은 꽃사과를 먹어야 낫는다

 

알지요. 열매가 사과처럼 생겼지만 크기가 손가락 반 마디만큼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아무도 먹지 않던데요. 그런데 그런 것이 약이 됩니까?”

그것이 교장 선생님한테는 아주 좋은 약이 됩니다. 꽃사과에는 아무도 농약을 안 주지요. 벌레도 잘 안 먹습니다. 따서 오래 보관해 두어도 잘 썩지도 않습니다.”

그것을 먹으면 제 병이 낫습니까?”

물론이지요. 사과를 먹고 병이 생겼으므로 그 야생의 원종인 꽃사과를 먹으면 병이 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꽃사과는 씨가 따로 있습니까? 제가 그 씨를 구해 심어서 열매가 달리면 따서 먹어야겠군요?”

아닙니다. 씨가 따로 있지 않습니다.”

씨가 없으면 그것을 어떻게 구합니까?”

본래 하나님께서는 사과를 만드시지 않았습니다. 조물주께서 처음 만드신 것은 사과가 아니라 꽃사과입니다. 지금의 사과 씨를 심으면 사과가 열릴까요? 열리지 않습니다. 사과는 사람이 종자를 조작해서 열매가 주먹 두 개 합친 것만큼 크고 맛도 달게 해서 사람의 입맛에 맛있도록 종자를 바꾼 것입니다. 조물주가 사과를 달고 크고 맛있게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이 크고 달고 맛있게 만들어 낸 것입니다. 지금의 사과는 사람의 작품이지 조물주의 작품이 아닙니다.

그런데 조물주께서는 사람이 임의로 종자를 바꾸어서 조작한 것이라도 본래의 원종 그대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두셨습니다. 사과를 먹고 나서 그 안에 있는 씨를 흙에 심으면 사과가 열리지 않고 꽃사과와 비슷한 열매가 열립니다. 모든 씨앗에는 본래의 조상이 지닌 성질대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사과씨를 심어 씨앗이 싹터 자라서 4년쯤 지나면 꽃사과 열매가 열릴 것입니다. 그 열매의 씨를 받아서 다시 심고, 다시 그 열매를 따서 씨앗을 심기를 일곱 번을 반복하면 본래 자연이 만든 원래의 토종 종자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모든 씨앗이 지니고 있는 환원력입니다.

우리나라 땅은 사과 씨를 심으면 사과가 아니고 꽃사과가 열리는 땅입니다. 꽃사과는 열매의 크기가 겨우 도토리 만합니다. 이 도토리만한 꽃사과 열매 한 개가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사과 백 개보다 더 나은 것입니다. 달콤한 것을 많이 먹어서 당뇨병에 걸린 사람도 이것을 먹으면 잘 낫고, 소화가 잘 안 되고 위장병이 있는 사람도 이것을 먹으면 잘 나으며, 고기를 먹고 체한 데에도 이것을 먹으면 잘 낫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이제부터 사과를 절대로 먹지 않고 사과 씨를 심어서 몇 해가 지나 꽃사과 열매가 많이 열리면 그것을 따서 사람들한테 나누어 주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사과 말고도 다른 과일들이 많은데 무엇을 먹어야 하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합니까?”


 

감보다는 곶감, 포도보다는 머루, 배보다는 돌배가 좋다

 

이를테면 들면 감이 있고 고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감은 주먹만큼 크고 홍시가 되면 달고 맛있습니다. 감 껍질을 깎아서 햇볕에 말리면 곶감이 되는데 세상에서 제일 단맛이 진한 것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이 곶감이나 감홍시를 많이 먹으면 당분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나빠지고 몸도 차가워져서 온갖 나쁜 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머리가 나빠지면 지혜가 없어져서 달콤한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속아 넘어가기 쉽게 되니 그렇게 되면 나중에 죽어서라도 천당에 가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감을 먹지 말고 그 야생의 원종인 고욤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감을 먹어서 병이 생겼으면 고욤을 먹으면 고칠 수 있습니다. 고욤도 씨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조물주께서 본래 고욤을 만드셨으나 고욤은 맛이 별로 없고 크기가 작아서 먹을 것이 별로 없으므로 사람들이 고욤의 종자를 개량하여 감을 만들었습니다.

감씨를 심으면 고욤나무가 됩니다. 감나무는 모두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서 만든 것이지요. 감나무는 하나님이 창조한 것이 아니고 사람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감나무는 사람이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 번식시켜 주지 않으면 절대로 제 스스로 번식할 수 없습니다. 감나무뿐만 아니라 요즘 사과나, , 복숭아, 포도, , 오렌지 같은 과일나무들이 다 그렇습니다. 요즘 거의 모든 과일나무들은 하나님이 창조한 것이 아니고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만든 것들입니다.

감은 너무 단맛이 많아서 온갖 병의 원인이 되기 쉽고 감을 먹어서 걸린 병은 고욤을 먹으면 고칠 수가 있습니다. 혈액이 응고되지 않아서 생긴 혈우병에도 고욤을 먹으면 잘 낫고 자궁출혈이나 위출혈, 장출혈 같은 것도 잘 낫고 고혈압이나 당뇨병에도 아주 좋은 효과가 있지요.

또 다른 종류의 과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포도를 먹지 말고 머루를 먹어야 하겠지요. 하나님이 사람한테 먹으라고 준 것은 포도가 아니라 머루입니다. 조물주께서는 머루를 주셨는데 사람이 머루는 자잘하고 시어서 맛이 없으니 더 크고 맛있게 만들어야 되겠다, 그렇게 해서 종자를 개량해서 크고 단맛이 진한 포도를 만든 것입니다. 사람이 종자를 바꾸면서 개량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개량이 아니고 사실은 개악(改惡)이라고 해야 맞는 말입니다.

포도씨를 심으면 포도가 아니고 머루도 아닌 조그마한 열매가 열릴 것입니다. 그 열매의 씨를 받아서 심고 다시 그 열매를 받아 심기를 몇 번 반복하면 머루가 될 것입니다. 조물주께서 머루를 사람한테 주셨는데 사람들이 이것 말고 더 달고 맛있는 것을 원해서 포도를 만든 것입니다. 포도뿐만 아니라 사과도 그렇고 감도 그렇고 배도 그렇고 아몬드도 그렇고 살구도 그렇고 귤도 그렇고 키위 같은 것도 다 그렇습니다.

포도 대신 머루를, 사과 대신 꽃사과를, 키위 대신 다래를, 복숭아 대신 개복숭아를, 배 대신 돌배를 먹으면 온갖 육신의 병이 저절로 나아서 건강해지고 머리가 맑고 총명해지며 지혜로워질 것입니다. 교장 선생님의 복부비만, 수전증, 관절통, 기억력 저하, 어깨 결림 이런 것들이 모두 음식을 바꾸면 나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꽃사과를 심어서 그 열매를 따 먹고 병을 고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므로 제가 더 빨리 나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나는 교장 선생님과 함께 가까운 곳에 있는 청과물 시장으로 갔다. 채소 가게 몇 군데를 들러서 무시래기를 한 가마니쯤이나 사서 그것으로 시래기국을 끓여 날마다 먹게 했다. 그리고 기름기 있는 음식, 고기, 달걀, 우유, 버섯, 현미밥, 설탕, 청량음료, 인스턴트식품 같은 것을 절대로 먹지 않도록 하고 해독제로 잘 볶은 보리차를 늘 물 대신 마시게 하였다.

몸 안에 쌓여 있는 수은 독을 풀기 위해서 시래기 국과 시래기나물을 날마다 먹어야 한다. 시래기를 푹 삶아서 6개월 동안 먹되 한 3개월쯤 시래기국을 먹으면 시래기 냄새 때문에 시래기를 보기만 해도 넌덜머리가 날 것이므로 물에 하룻저녁 푹 담가 두었다가 약한 불로 오래 삶아서 나물로 만들어 두고 열심히 먹으라고 일러 주었다. 시래기에 들어 있는 섬유질과 알칼리성 해독제 성분들이 몸속에 남아 있는 수은과 독소들을 흡착하여 몸 밖으로 빠져 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한 처방이다.

과연 교장 선생님은 시래기를 6개월 동안 먹고 파킨슨 병과 수전증이 완전하게 나았다. 시래기를 열심히 먹은 덕분에 파킨슨병으로 인한 수전증이 완전히 나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관절통, 어깨가 결리는 증상 같은 것도 없어졌으며 기억력도 좋아지고 걸음도 똑바로 힘 있게 걸을 수 있게 되었으며 볼록하게 튀어나왔던 배가 쏙 들어가서 몸무게가 17킬로그램이나 줄어들어 몸매가 아주 날씬하게 바뀌었다.

 

시래기국을 끓이며

이향아

 

시래기 가닥에는 지난여름 비늘이 얼룩져있다

누군가 벗어던진, 그래도 이만하면 누더기는 아닌,

가으내 볕에 말려 버스럭거려도

절대로 부서질 껍데기는 아닌

그렇다고 실한 알맹이도 아닌

살은 시들시들 말라버리고 실핏줄만 고집스런

시래깃국을 끓인다

무심한 계절이 한바탕 몸살을 들쑤시고 떠난 들판

온갖 바람 두 눈 뜨고 지켜봤을지라도

끝끝내 그 말은 씨알처럼 파묻으리

밤새도록 의좋은 형제들처럼

나락 짐을 나르는 꿈에 시달리다가

뼛속으로 파고드는 질정 못할 아침이면

으스스 몰려드는 한기 같은 외로움을

된장 풀고 숭덩숭덩 풋고추를 썰어서

애나 어른이나 한 대접씩 안길

얼큰한 시래깃국을 푼다

 

사과 속에 벌레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사과는 그 벌레의 밥이요 집이요 옷이요 나라였습니다

사람들이 그 벌레의 집과 밥과 옷을 빼앗고

나라에서 쫓아내고 죽였습니다

 

누가 사과가 사람들만의 것이라고 정했습니까

사과는 서러웠습니다

서러운 사과를 사람들만 좋아라 먹습니다

짧은 이야기/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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