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퀴현호색
통꽃에 짙푸른 갈퀴 모양 뽐내는 ‘봄꽃 전령’
지느러미 모양과도 같아… 개미가 종자 퍼트리는 한국특산식물
봄꽃이 활짝 터트릴 기세다. 잔뜩 웅크리고 있는 계절이다. 만발하는 건 시간문제다. 많은 출사가들과 야생화애호가들은 그 시기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기다리는 자와 기다리게 하는 꽃의 시간다툼이다.
‘봄의 전령’ 야생화들은 많다. 홀아비바람꽃, 왜미나리아재비, 바람꽃, 얼레지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봄꽃들이다. 꽃망울도 없이 스리슬쩍 땅 위에서 고개를 내밀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잠시 눈길을 돌리면 그 순간을 놓칠 정도로 하루하루가 다르다.
현호색도 대표적 봄꽃 중의 하나다. 현호색玄胡索은 검은색 뿌리를 가졌고, 중국 북방민족인 호胡족들이 사는 지역에서 땅 속 줄기가 매듭 모양으로 서로 꼬여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이 난삽하다. 모양도 다양해 그 모양에 따라 이름도 제각각 지니고 있다. 꽃통의 아랫부분에 날개 모양의 돌기가 달려 있는 날개현호색, 날개가 수염처럼 뻗어 있는 수염현호색, 날개가 갈라져 있는 갈퀴현호색 등 한국특산식물 현호색속만 20종이 자라고 있다. 이름에는 각각의 특징을 지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위에 언급한 4종 외 난쟁이현호색은 키가 작은 종이고, 남도현호색은 남쪽에서 자라고, 들현호색은 들판에서, 섬현호색은 섬에서, 완도현호색은 완도 특산종이고, 흰현호색은 꽃이 흰색을 말한다.
갈퀴현호색을 자세히 살펴보면, 꽃이 피면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의 꽃받침 선단이 갈퀴 모양으로 깊고 가늘게 찢어지는 특징을 취한다. 즉, 통꽃의 옆에 있는 지느러미 같은 모양 때문에 갈퀴현호색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현호색속은 전 세계에 약 200종이 서식한다. 특히 중국에 많다.
그런데 갈퀴현호색은 중요한 특징이 한 가지 있다. 개미가 종자를 퍼뜨린다는 점이다. ‘ant-distersed’라고 한다. 식물체의 종자에 부착된 지방체를 물어가는 개미는 곰개미, 누운털개미, 고동털개미, 주름개미 4종이다. 그중 곰개미가 가장 활발하게 지방체를 물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개미가 갈퀴현호색의 종자를 퍼트린다는 것이다.
갈퀴현호색의 학명은 Corydalis grandicalyx B.U.Oh & Y.S.Kim. 속명 코리달리스Corydalis는 꽃뿔턱이 있는 꽃 모양이 볏이 있는 종달새를 닮았다는 희랍어에서 유래했고, 종소명 ‘grandicalyx’는 ‘큰 꽃받침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큰 꽃받침에 꽃뿔턱이 있는 야생화라는 의미다. 1986년 오병윤에 의해서 학계에 발표돼 그의 이름 이니셜이 붙어 있다.
꽃은 연한 홍자색으로 3~4월에 피며, 총상꽃차례가 5~10개가 달린다. 한방에서는 덩이줄기를 정혈제, 진경제 및 진통제로 쓴다.
야생화도감에 소개된 갈퀴현호색은 다음과 같다.
‘갈퀴현호색은 우리나라 중·북부 이북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부엽질이 풍부한 반그늘에서 서식한다. 키는 10~20cm이고, 잎은 타원형 또는 도란형이다. 꽃은 진한 청색으로 정상부에 5~10개 정도의 꽃이 뭉쳐서 피며 길이는 2.0~2.4cm이다. 작은 꽃대의 길이는 개화해 있을 때보다는 종자가 결실되었을 때 조금 더 자란다. 열매는 6~7월경에 길이 0.4~1.2cm, 폭 0.2~0.4cm로 납작하며 송곳 모양으로 뾰족하다. 종자 표면에는 광택이 나고 작은 편이며 둥근형이다. 관상용으로 쓰인다.’
학명 Corydalis grandicalyx B.U.Oh & Y.S.Kim
생물학적 분류
문 피자식물문(Angiospermae)
강 쌍떡엽식물강(Dicotyledoneae)
목 양귀비목(Papaverales)
과 현호색과(Fumariaceae)
속 현호색속(Coryda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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