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症別 鍼處方/피부 비만계

급성화농성감염증의 특효 혈과 침술법

초암 정만순 2016. 8. 1. 10:50

 

 

급성화농성감염증의 특효 혈과 침술법

 

뾰루지와 생인손, 영대 혈에 침하면 사라진다
 




 창양(瘡瘍)이라고도 하는 급성 화농성감염증은 겉으로 생기는 여러 가지 질환과 피부 질환을 통틀어 가리킨다. 『소문(素問)』의 <육원정기대론(六元正紀大論)>을 보면 창양은 살갗에 생기는 종양(腫瘍), 궤양(潰瘍), 옹(癰), 저(疽), 정창(?瘡), 절종(癤腫), 유주(流注), 유담(流痰), 나력() 등 온갖 피부병을 포괄한다고 하였다. 대부분 독소가 속으로 파고들어가 사열(邪熱)이 혈(血)을 태움으로써 생긴다. 흔히 뾰루지라고 부른다.
얼굴에 잘 생기는 뾰루지는 털구멍이나 땀구멍에 고름이 든 작은 종기로서 그 자체는 중하지 않다. 그러나 곪기 전에 짜거나 째면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뾰루지가 매우 단단하고, 뿌리가 깊으며, 형태가 못과 같은 것을 정창(?瘡)이라고 한다. 열독(熱毒)이 쌓여서 생기는데, 처음에는 좁쌀만 하게 생겼다가 급속히 퍼지고 통증이 심하다. 뾰루지가 한 곳에 몰려 여러 개 생기는 큰 부스럼을 옹(癰)이라고 한다. 색깔이 벌겋고, 가운데에 농점(膿點)이 생겨 벌집과 같은 모양이 되며, 통증과 열이 심하다. 생기는 부위에 따라 얼굴이면 면종(面腫), 등이면 등창, 목 뒤면 발제창(髮際瘡)이라고 한다.
주로 다리에 발생하는 뾰루지로서 봉와직염(蜂窩織炎)이 있다. 국소적으로 홍반(紅斑)과 압통이 있고, 심한 오한(惡寒)과 열이 난 후에 홍반이 뚜렷해지면서 주위로 급격히 퍼진다. 봉와직염을 만지면 따뜻하게 느껴지고, 손가락으로 누르면 들어가면서 통증이 생긴다. 그러나 병변의 경계부가 단독(丹毒)과는 달리 솟아오르거나 뚜렷하지는 않다. 표면에 작은 물집이 생기거나, 가운데가 화농되어 단단한 결절처럼 되었다가 터져서 고름이 나기도 한다. 물집은 고령이거나, 당뇨병인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자주색 반점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출혈과 연조직염으로 피부가 괴사하기도 한다. 임파관염으로 인하여 염증이 퍼져갈 때는 임파관에 동통이 느껴지는 붉은 줄이 시간이 갈수록 뻗어가고, 통증을 동반하면서 붓는 임파절 종대(腫大)로 발전하기도 한다. 심하면 근막조직이 괴사하는 괴사성 근막염으로 번지고, 균의 독소가 전체 혈액 내로 퍼짐으로써 패혈증이나 피부 괴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생손앓이나 생인손이라고 하는 표저(?疽)는 손가락, 특히 손톱 밑에 생기는 화농성 염증이다. 흙장난을 하는 어린이들이나 부엌일을 많이 하는 여자들이 잘 걸린다. 처음에는 벌겋게 붓고 화끈화끈 달아오르다가 점차 쿡쿡 쑤시면서 몸살이 난다. 생손앓이 때 견딜 수 없이 아픈 것은 손끝이 다른 곳에 비해 신경이 예민하기 때문이다. 서양의학에서는 손가락 끝에 생기는 거스러미나 가시 등에 찔린 자리로 화농균이 침투해서 유발된다고 본다. 그러나 전통의학에서는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 등 비자연적인 식생활을 하거나 비위가 약해 잘 먹지 못할 때 손끝에 영양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것으로 본다.
한편 몸 어느 부위든 뾰루지가 생기는 것은 산소와 영양 공급이 부족하여 호르몬이 불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특히 옛날보다 화장을 많이 하는 요즘 여성들은 산소 부족과 화학 독소로 인해 얼굴에 종기가 생기기 쉽다. 육체적으로 과로하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한 것도 원인이 된다. 음주, 흡연, 변비, 소화기장애, 생리불순 등도 종기를 유발한다. 뾰두라지가 생기면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 염증을 악화시키는 음식들은 금해야 한다. 또 몸에 독소를 쌓이게 하는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등도 피해야 한다. 식물성 식품이라 해도 견과류 등 기름기가 많은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종기가 근지럽다고 해서 손톱으로 짜는 등 자꾸 건드려서는 안 된다. 고름을 짜내도 낫는 게 아니라 환부만 커지게 된다. 나중에 치료를 한다고 해도 흉터가 남아 얼굴 등 피부를 망칠 수가 있다.


◎ 치료 방법
독맥(督脈)과 수양명경(手陽明經)의 혈(穴)을 위주로 하여 청열(淸熱)·해독·소염(消炎)시키는 원칙에서 사법(瀉法)으로 침을 하거나, 삼릉침으로 피를 빼 준다. 뾰두라지의 초기에는 그 위에 간접 뜸을 떠 주면 바로 가라앉기도 한다.


◎ 처방
▶ 치료의 기본 혈 : 영대, 합곡, 위중
▶ 적응증 : 뽀두라지, 뽀두라지가 몰려 있는 옹(癰), 근염, 붕와직염, 생손앓이, 임파관염 등
▶ 증상에 따라 더 쓰는 혈 : 얼굴의 수양명경이 분포된 부위에 생겼으면 상양과 곡지 혈에 침을 더 놓고, 둘째손가락 끝에 생겼으면 곡지와 영향 혈에 침을 더 놓는다. 얼굴의 족소양경이 분포된 부위에 생겼으면 양릉천과 족규음 혈에 침을 추가한다. 또 둘째 및 넷째 발가락에 생겼으면 양릉천과 청회 혈에 침을 추가하고, 고열이 나면 곡지와 대추 혈에 침을 더 놓는다.
▶ 처방 풀이 : 일반적으로 화농성감염증은 팔다리의 양경(陽經)이 분포된 부위에 잘 생긴다. 따라서 양경의 경기(經氣)를 잘 통하게 하면 기혈순환이 좋아져 염증이 낫게 된다. 모든 양경을 주관하는 것이 바로 독맥이므로 독맥의 영대 혈로 양경의 경기를 잘 통하게 하여 치료한다. 이와 함께 양명경은 기혈이 많은 경맥이므로 수양명경의 원혈(原穴)인 합곡 혈로 기혈순환이 잘 되게 하고 기표(肌表)의 열사(熱邪)를 없애 양명경과 기표의 화독을 푼다. 또한 급성 화농성감염증은 열독이 기혈순환에 장애를 주어 생긴 것이므로 극혈(첝穴)인 위중 혈로 혈분(血分)의 열독을 없앤다. 즉, 이 처방은 모든 양경의 경기를 잘 통하게 하여 청열·해독·소염 작용을 한다.


◎ 참고 처방
1. 얼굴 뾰루지에는 합곡, 족삼리, 신문 혈에 뜸을 뜬다.
2. 정창일 때는 합곡, 곡지, 족삼리, 위중 혈에 침을 놓는다.
3. 등에 생긴 뾰루지일 때는 담경의 견정, 수삼리, 위중, 임읍, 행간, 통리, 소해, 태충 혈에 침을 놓는다.
4. 생손앓이 때는 곡지 혈이나 경외기혈인 기죽마 혈에 뜸을 뜬다. 앓는 손톱에 마늘 뜸을 떠도 좋다.
5. 뾰루지가 몰려 있는 옹(癰)일 때는 중심부에 온침(溫鍼)을 하거나 마늘 뜸을 뜬다.

[체험 사례]
< 증례 1> 최00 (남자, 2살)
이틀 전부터 코 근처가 벌겋게 되면서 불어났다. 눈꺼풀까지 부으면서 체온이 섭씨 38도까지 올라갔다. 정창으로 진단하고 백회, 신주, 장강, 인중 혈을 삼릉침으로 1분 정도 찔러서 피를 약간 내 주었다. 다음날에도 같은 방법으로 치료하였는데, 눈꺼풀 부종이 내리면서 벌겋던 종기도 줄어들었다. 3번 치료하니 완전히 나았다.
< 증례 2> 노00 (남자, 29살)
밤에 자다가 깨어났는데, 아랫입술 오른쪽이 근질근질했다. 몇 번 손으로 만지자 벌겋게 되면서 아프기까지 했다. 폐유 혈을 눌러 보니 반응점이 있어 정창으로 진단했다. 폐유 혈을 사법으로 침을 놓고 5분 동안 유침(留針)했다. 침을 뺀 뒤에는 쌀알만 한 뜸봉으로 직접 뜸을 5장 떴다. 다음날 환자를 보니 붓고 아프던 증상이 뚜렷하게 줄어들었다. 오른쪽 폐유 혈에 침을 한 번 더 놓자 깨끗이 나았다.